말해도 괜찮아 - 성폭력 피해를 입은 어린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어린이 성교육 시리즈 2
제시 지음, 권수현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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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씩 성폭력에 대한 안내문을 배포한다. 이제 겨우 초등학생이 된 조카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주의를 주기 위해서 늘 이러저러하니 하며 이야기 하지만 관심이 없다. 더구나 혹시나 하면서 가르쳐 준 엄마의 휴대폰 번호는 학교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학습지 선생들의 연필과 지우개와 맞바꾸고 만다.

아직은 사회라는 게 뭔지도 모르고, 학교에선 어른들의 물음엔 대답을 잘하는 어린이가 되라고 하니  아이 앞에서 다정하게 무슨 학습지 선생입네, 혹은 너 아무개랑 같은 반이지 하며 하교하는 아이를  붙들면 아이들은 하나 같이 당연하게 '네' 하며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준다. 엄마의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 주고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으면 아이로선 아주 기분 좋은 일일게 뻔하니 말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과연 어떻게 이 부조리한 사회의 나쁜 일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이 책은 성폭력을 당한 제시라는 아이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대부인 삼촌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하고 그의 협박이 무서워 아무에게도 그 비밀을 말하지 못해 악몽과 두려움에 떨던 제시가 용기를 내어 부모님에게 그 일을 이야기 하여 그 무서운 일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후의 치료 과정들이 제시가 겪은 그대로 본인의 글과 그림으로 보여 준다.

더불어 앞 뒤로 전문가들의 조언을 실어 성폭력 예방과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여 어른과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적어 두었다. 어른인 내가 서툴게 빙빙 돌려 아이를 이해 시키기보다는 아이가 읽고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아이의 눈으로 만든 책이기에 그 어떤 설명보다 낫다고 하겠다.

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이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서 더 불안 한 걸까? 조카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저들은 다 컸다고 혼자서 놀이터 가길 원하지만 난 내 눈앞에서 조카가 안 보이면 불안해지기부터 한다. 아, 제발하고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범죄가 이 세상에서 뿌리 뽑혔으면 좋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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