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나라 찾기나 지명 찾기 놀이를 하던 기억이 난다. 어릴 때 동생들이랑 심심할 때면 하던 놀이였는데 요즘은 조카를 데리고 그런 놀이를 한다. 하다보면 내가 모르고 처음 들어보는 그리고 예전엔 보이지 않던 나라들이 보이기도 한다. 이런 나라들이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세계사는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었는데도 모르는 게 많다. 늘 헷갈리고 어렵다. 그래서 이 책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을 펼쳤을 때 왠지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텍스트로만 읽으면 매번 헷갈리고 그 나라와 이 나라가 뒤범벅되어 도대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아리송할 때가 많았기에 지도를 그려주면서 설명을 해주니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다. 더구나 현재의 정치, 지리적 세계사를 밝혀 놓았기에 말로만 듣던 분쟁지역과, 기아로 허덕이는 나라들, 각 나라의 이권과 그 개입상황이나 석유를 둘러싼 각 나라의 입장들 등등 보다 많은 세계 정보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이 책은 1부 「지정학 지도」와 2부「다가올 세계」로 나누어 역사와 세계사를 아울러 보여 준다. 1부에서는 각 대륙으로 나누어 각 나라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보여주고 이야기 한다. 2부에서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폭력, 부정, 부패, 불안한 경제와 지구 온난화까지 다각적으로 지도와 함께 설명해 준다. 2부에서 한국과 관련하여 놀란 일은 ‘에이즈’였다. 한국이 2003년 에이즈 환자 발생 전망치에서 남부 아프리카와 같은 +10%의 전망치를 보여주었다. 아프리카를 제외하곤 +10%의 전망치를 보여준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그럼, 유럽지도부터 살펴보자. 유럽연합이 창설된 지 수십 년이 흘렀어도 ‘노르웨이’나 ‘아이슬란드’가 유럽에 속해있으면서도 유럽연합에 들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또 유럽도 아니고 아시아도 아닌 곳에 속해 있는 ‘터키’는 유럽연합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불안한 나라라는 이미지로 인해 아직도 유럽연합의 국가들이 이웃나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모든 이면에는 종교와 인권, 정치적 상황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터키뿐이 아니다. ‘리투아니아‘와 ’벨로루시‘가 유럽연합에 가입되면서 유럽연합 안에 섬이 하나 등장 했는데 그 섬이 바로 발트 해의 홍콩이라 불리는 ‘칼리닌그라드‘이다.


소련이 망하기 전까지는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이 나라는 유럽연합에 가입하여 투자를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이나 러시아와의 미묘한 관계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왜 다들 유럽연합에 가입하고 싶어 하는 걸까?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더 나은 삶이 보장되고, 개인의 인권과 민주주의가 실현된 자유무역지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유럽이 매혹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러시아 외교정책의중심이 있다. 유럽연합이 주변의 나라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확장정책을 쓰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해 가장 많은 투자와 원조를 하고 있고,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제 아메리카로 넘어가보자. 미국의 외교정책은 뒤로하고 미국이 ‘디에고가르시아’라는 대서양에 있는 작은 섬을 미국 군사 전략의 중심으로 사용하게 된 까닭을 보면 인도양의 중심에 있어 신속하게 분쟁지역으로 향할 수 있다. 즉 방어 전략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차고스제도의 원주민들의 삶은 사라지고 그들은 그 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들이 혹시라도 공산주의자가 되어 공산주의자들의 땅이 될까 봐 두려웠다는 게 그 이유다.


미국의 이기심은 이 뿐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말이 많은 FTA처럼 ‘전미자유뮤역지대’라고 일컫는 FTAA가 있다. 이 조약은 북쪽에 있는 부자나라와 남쪽에 있는 가난한 개발도상국을 묶는 지역연합이다. 하지만 이런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들 사이에 이런 조약이 결성되면 피해를 보는 사람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다. 지금 남미에 사는 8천만 명의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상황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처한 상황이 전혀 다름에도 이 조약이 출범 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때문이라고 한다. 2002년 중국이 미국의 두 번째 교역국이 되면서 ‘중국’과 맞서기 위해서는 남미의 나라들이 ‘전미자유무역지대(FTAA)’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고 하니 씁쓸하다.


그 외 말 많은 중동의 석유를 둘러 싼 전쟁, 종교를 둘러 싼 분쟁, 핵 문제들이 지도 위에서 펼쳐진다. 또 아시아에서 중국의 위치와 티베트에 대한 압박, 일본과 이웃 국가들과의 해결되지 않은 해상 분쟁에 대해서 보여주고, 아프리카로 넘어가서는 천연자원이 풍부함에도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는 아프리카, 세계화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프리카의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며 어떤 것부터 해결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먹고사는 것부터 해결해야 하는지, 질병 퇴치가 우선인지 교육이 앞서야 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홍수나 전쟁이 우선인지 이 모든 것에 해답은 없다. 다만 그들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로운 협력관계(NEPAD)'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아갈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뿐이다.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말을 하자면 끝이 없다. 내가 여기에서 밝힌 것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면 수많은 문제들이 얽히고설켜서 각 나라의 입장만 생각하느라 바쁘다. 더구나 이번 한번만 읽은 것으로는 이 책을 이해할 수 없다. 이 책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볼 일이다. 그러다보면 세계를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제 조카들과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나라 찾기, 지명 찾기 놀이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 나라는 기근이 들렸지, 이 나라는 분쟁지역이야, 이 지역은 송유관이 지나가고 있어 따위의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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