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아름답고 잔혹한 본능
린다 손탁 지음, 남문희 옮김 / 청림출판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표지의 그림과 읽기를 유혹하는 듯한 제목에 나는 홀딱 넘어가 버렸다. 유혹이라, 잔혹한 본능이라, 뭔가 흥미진진한 것 같은 느낌(물론 본능을 자극하는 것을 뜻함^^), 사진과 그림이 꽤 많이 들어 있어서 글을 읽으며 이해하기가 좀 쉬웠는데(뭘?) 이 책에는 유혹의 모든 것이 나와 있다. 도구에서 환상, 기술까지... 이 책 한 권이면 이제 난 결혼에 골인할 수 있겠다? (그럼, 여태 난 유혹을 하지 못하여 결혼하지 않았나?)

 이야기는 섹시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피부가 매끈한 것이 관능적으로 보인다는것을 인간은 알았기에 석기시대부터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추위에 떨면서도 성적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털을 없앴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진화 과정에서 털이 자연스레 없어져 오늘날처럼 매끈한 피부를 가진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털없는 원숭이 되겠다.  더 황당한 사실은 <1993년 미국의 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들은 시간당 급료를 평균보다 약 5퍼센트 더 받고, 외모가 뒤쳐지는 사람들은 평균보다 7퍼센트나 적게 받는다고 한다. 또한 못생긴 사람들은 잘생긴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만족스런 성생활을 영위할 것이라고 여긴다>고 하니 못 생긴 것도 억울한데 저런 말도 안 되는 연구로 염장을 지르니 정말이지 못 생긴 것은 죄가 되는 세상이다. 하긴 누구 말처럼 잘 나서 남 주겠냐마는, 그렇다면 나 역시 뜯어 고쳐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젠장! 젠장! 젠장!! - -;

 유혹의 도구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첫째가 머리카락이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듯이 금발이 대세다. 그 이유는 로마인들에겐 금발이 없었단다. 그래서 줄리어서 시이저가 갈리아 땅을 정복했을 때 그곳 사람들의 곱슬머리를 잘라 가발을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금발의 가발은 로마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하니 시이저가 그 가발을 쓰고 귀환했을 때 얼마나 대단한 위용을 자랑했을지는 안 봐도 알 것이다. 남자들 뿐이 아니다. 여자들에게도 가발은 대단한 것이어서 마리앙트와네트의 가발은 수행원이 들고 다녀야 할 정도였댄다. 결국 그 머리사치는 앙트와네트가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후에나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도 조선시대에 여자들의 머리에 얹은 것들을 보면 동 서양이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유행이라 하면 목에 관절염이 오든지 목뼈가 부러지든지 상관이 없나 보다. 나 같으면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다. 그 얼마나 귀챦고, 무거울 것인가?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여지는 유혹의 기술. '카마수트라'의 '완벽한 쾌락을 누리기 위하여'와 '신부가 처녀일 땐 부드럽고 어쩌고'와 '침대에서 남편 괴롭히기' 등등 제목만으로도 호기심 만땅 받게 만드는 이야기를 나는 읽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고, 누가 보아도 호기심 생길 그 부분을 누군가 찢어갔기 때문이다(찢어가다니!!!!).  내가 보기엔 분명히 남자의 짓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정황으로 보아 틀림없다). 한 장 넘어 한 페이지 혹은 최고 세 페이지까지 찢어가버렸기 때문에 내용 파악이 전혀 안 되었다. 그래서 나는 유혹의 기술은커녕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했다. - - ; 아니, 그나저나  자기 책도 아니면서 왜 책을 찢어가냐고? 그렇게 궁금하고 중요하면 한 권 사지 말야. 아님, 평생 필요할 것 같으면 달달 외우든지 왜 찢냐고 책을!!   내가 저 부분을 읽지 못해서가 절대로 아니다. 내가 얄미운 것은 책을 찢었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젤 덜 된 인간이 책을 북북 찢어가는 사람이다. 그것도 공공의 재산인 도서관 책을 말이다. 책을 왜 찢냐고!! 아, 넘 흥분하여 리뷰 쓰다가 삼천포로 빠졌다. 아무튼, 섹시한 흡혈귀의 이야기로 이 책은 끝이 나는데 솔직히 모든 이야기에 수긍할 수는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본능적으로 행동한다고 해도 각자의 취향이 있는 것이 아닐까?  금발이라고 다 좋아하는 게 아니고, 예뻐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유혹은 아름답지만 너무 본능에 충실하다보면 그 아름다움이 퇴색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 유혹이라는 것은 진정 이 사람이다 싶은, 정말 사랑 할 것 같은 사람에게 해야지 예쁘다고 눈빛 보내고, 멋지다고 향기 풍기다간 진정한 사랑을 못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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