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쇼콜라 봉봉 2
캐린 보스낙 지음, 강경이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안녕? 딜라일라 달링.

4월이 잔인한 달이어서 그런지 살짝 우울함을 느끼던 차에 너의 이야기를 들었어. 빨간 스커트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에바와 같이 있는 너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상큼했단다. 우리의 삼순이 언니가 그랬지 인생은 봉봉 오 쇼콜라가 가득 든 초콜릿 상자라고. 그래서일까 제목에서부터 달콤한 맛과 로맨틱이 느껴지더구나!


널 보면서 브릿지 존스를 생각하고, 쇼퍼홀릭의 레베카를 생각했는데 역시 넌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어. 어쩜 좌충우돌 터트리는 일마다 그리 똑같은지 말이야. 처음에 네가 「워싱턴 포스터」의 사상 유례 없는 섹스 설문 따위에 넘어갈 때부터 불안하긴 했어. 물론 그 은밀한 숫자가 너에게 충격을 주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미셸의 말처럼 꼭 그렇게 스무 명으로 제한할 것은 뭐라니? 하긴, 만약 네가 회사에서 잘리지도 않고 네 동생 데이지가 결혼한다는 이야기만 안 들었어도 아니, 그 재수 없는 로저가 너의 스무 번째 남자만 아니었어도, 또 고해성사하러 간 자리에서 네가 두 번째로 잠을 잔 다니엘 신부를 만나지만 않았더라도 분명 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지? 뭐 어쨌든.


네가 콜린에게 너와 사귄 스무 명의 남자 중에 근거지를 알고 있는 다섯 명을 제외한 열다섯 명의 남자들에 대해 도움을 청했을 때, 나 역시 미셸처럼 소리 지를 뻔 했단다. 그건 완전 미친 짓이야! 라고. 어차피 네 일이니 내가 소리 지른다고 해서 포기 할 너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널 따라다니며 너의 엑스 보이프렌드들을 만나보기로 했단다. 오, 그러나 어쩜 가엾은 딜라일라 하나 같이 왜 그렇게 특이하고 이상한 거니? 난 솔직히 너의 남성 취향에 놀라워했단다.


15번 로드를 만나기 위해 에바를 사러 갔을 때 에바가 너를 보고 웃자 “누가 이렇게 예뻐? 누우구라구? 그래쩌어. 너라구우!” 하던 말을 들으면서 난 배를 잡고 웃었단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어. 사실 난 개를 안 키우니까 그런 괴상한 말을 무의식중에 한다는 것도 몰랐거든 암튼, 그 빌어먹을 로드부터 시작해서 제스처 좋아하던 14번 웨이드(사실, 이 부분이 오타인 것 같아. 리스트에 8번이 두 명이라 그런지 14번과 15번에 웨이드와 로드가 있는데 둘 다 15번으로 나오니깐 말이야. 물론 이건 출판사 측에서 확인해야 할 일이지만.^^ 아마도 케이트라는 여자가 들어 있어 헷갈렸나봐 그나저나 딜라일라, 여자라닛! 오우~) 그리고 5,6,9,12,7,13번까지 어쩜 제대로 된 남자가 하나도 없는지. 물론 너도 절망스러웠다는 걸 알아. 그래서 난 네가 콜린이 너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 말도 안 되는 여행은 그만두길 바랐는데 넌 그것도 모르더구나!


아무튼, 네가 약물 치료 받고 있던 11번 매트를 찾아 병원에까지 찾아 간 것은 정말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였던 것 같아. 그 일로 네가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야. 그 후에 네가 콜린이랑 잘 되어 가는 것 같아 부러웠는데 역시 세상엔 쉬운 일이 없어. 그치? 그리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이야기 정말 좋더라. 너도 힘이 되었겠지만 내게도 힘이 되는 말이었어. “과거의 일은 좋은 쪽으로 기억하려무나.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일이니까 말이야. 딜라일라, 인생이란 고통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단다. 끝없이  배워가는 여행길이지. 너는 언제나 보고 듣기만 해서 배우는 아이가 아니라 직접 부딪쳐서 배우는 아이잖니? 그 마음 잃지 마. 지금 애써 바꿀 건 없단다. 너는 아직 어려“  물론 너는 서른이 뭐가 어리냐고 항변했지만 이내 수긍하고 말았지. 일흔다섯 살이신 할아버지의 나이에서 서른을 빼면 넌 고작 반도 안 살았으니 말이다.


이런 이야기는 우여곡절 끝에 항상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깐 사실 기분은 좋아. 더구나 딜라일라 넌 너의 은밀한 숫자가 네 뜻대로 딱 들어맞았고 정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으니 말이야. 또 취직까지 했지? 와우~ 정말이지 부럽다.


오랜만에 달콤한 초콜릿 같은 연애이야기 읽고 나니 나도 가는 봄 잡아 연애라도 하고 싶구나. 그리고 엄마에게 전해다오. 요즘은 엄마 때와 달리 서른 살이 되도록 결혼을 안 해도 레즈비언이나 불량품이 절대로 아니라고 말이야. 그리고 나에게도 엄마의 쇼콜라 봉봉 좀 보내주지 않을래? 남자친구가 생기기 전까지는 필요할 지도 모르겠어.^^


그럼, 딜라일라 행복한 사랑 만들면서 잘 지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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