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새로운 책 <동물원에 가기>는 아주 얇다.^^ 다른 책들에 비하면 왠지 부실(?)해 보인다는 말씀. 그러나 보통씨를 좋아한다면 그런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읽고나면 역시~!라는 생각이 들 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억울한 소리를 하자면...알랭 드 보통의 책을 모두 읽은 사람들에겐 좋은 소리 못 듣겠다는 사실이다. 나만 해도 앞부분의 두어 개는 읽으면서 뭐야? 했으니까.

그렇다. 이 책은 보통씨가 낸 여러 책들에서 가져 온 글들로 꾸며져 있다. 독자들을 약 올리려고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펭귄출판사의 70주년 기획물이다. 70년 된 출판사에 70명의 작가 중에 넘버70으로 올라 간 보통씨. 대단하지 않은가?(그가 책 속에 인용한 플로베르와 버지니아 울프와 나란히) 그러니...보통씨를 좋아한다면 그 까짓것 이해를 해 주는 센스가 필요하겠다. 아, 물론 보통씨의 책을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는 일.

보통씨의 책을 보면 늘 어려워 보이지만 어렵지 않은 매력이 있다. 그리고 철학적이면서도 마음에 와 닿는 그 무언가 있다. <여행의 기술>에도 나왔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야기와 공항에 가기 그리고 <왜 나는 너를 사랑 하는가>에 나왔던 클로이와의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 또 표제작인 동물원에 가기는 읽으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나도 모름 그 이유는.^^:)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역시 독신남. 에피쿠로스의 인용 문장부터 재미있더니 시작하는 첫 문장도 나를 미소 짓게 하더니 마지막엔 낄낄 웃게 만들었다. 웃기는 독신남이군. 하며..

알랭 드 보통의 문장은 지겹지가 않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딱 내가 이해할 만큼 글을 쓰는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책을 다 읽어버리기가 아깝다. 로맹가리를 좋아하는 콩스탕스 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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