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묻힌 비밀을 캐내자! - 꼭꼭 숨겨진 세상 1
데보라 피어슨 지음, 티나 홀드크로프트 그림 / 한길사 / 200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엔 많은 비밀들이 숨어 있다. 정글이나 바다 그리고 우리가 항상 밟고 다니는 땅속.『땅속에 묻힌 비밀을 캐내자』는 그 비밀들 중에서 땅속에 묻힌 비밀을 알려주고 있는데 읽다보니 어른인 나도 몰랐던 비밀이 나온다.

 이 책은 12종류의 굴에 대한 이야기다. 두더지 굴을 비롯하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노타우로스의 미로, 로마인들의 수로, 피라미드 안의 비밀 통로, 깊은 땅속에 묻혀있는 소금 덩어리들, 파리의 지하묘지 카타콤베, 그리고 신기한 우편 터널과 2차 대전때 포로들이 탈출하기 위해 뚫은 비밀 굴 등등. 미노타우로스의 미로를 제외하곤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굴들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인간에겐 두더지의 기질이 다분한 것 같다.^^  

그럼, 그 굴들에 대해 자세히 한번 알아보자.

 미노타우로스의 미로, 라비린토스라고 불리는 이 미궁은 그리스 신화를 읽어본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거다. 요즘은 그리스 신화가 만화로도 나왔으니 어린이들도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다. 이 미궁 안에는 미노타우로스라는 반인반수 괴물이 살고 있다. 이 미궁에 들어간 사람은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미노타우로스에게 잡혀 먹혔다고 하니  무시무시한 이야기지만 요즘 아이들이 재미있게 하는 길찾기 놀이의 시초였다는 걸 아이들도 알거다. 또 로마의 물길은 그야말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엄청난 거였다. 그 옛날 현대적인 도구도 없이 수로를 만든 로마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더구나 적들에게 수로가 차단될까 두려워 땅속에 굴을 만들어 지하수로를 건설했다고 하니 로마인들의 지혜는 정말 존경스럽다.

 신기한 것은 소금 나라 비엘리츠카의 소금 광산이다. 광산의 길이가 약 322킬로미터에 달하며 아주 깊은 땅속에 있는데, 굴마다 다르고 아홉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 광산엔 2,000여 개의 방이 있고 대부분 몇 세기가 지났으며 그 광산을 방문하면 위쪽에 있는 굴들과 광산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이 광산은 어쩌면 지구가 만들어질 때 바다였던 곳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신기한 파리의 지하 묘지 카타콤베는 영화나 추리소설에도 무수히 등장할 만큼 유명한 곳이다. 파리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가는 묘지때문에 사람이 살 공간이 부족해지자 채석장을 지하 묘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쩐지 내 발 밑에 시신과 해골들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으스스해진다. 그러니 영화나 추리 소설의 단골 메뉴로 나오는 이유를 알 것이다.      

 특히, 12개의 굴들 중에 내가 가장 특이하고 신기하게 본 것은 우편 터널이다. 난 처음 들어본 이야기인데다 검색을 해보아도 나오지 않아 그 정확한 원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강력한 공기의 힘으로 금속 통이 땅속 터널을 통해 움직여 원하는 곳으로 우편을 배달해 준다고 하는데 정말 신기하다. 요즘도 프라하에선 이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 그 우편 터널을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것도 아이들에겐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외 나오는 여러 굴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옛날 사람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굴을 만든 이유와 더불어 그 굴을 발견하게 된 동기나 사용한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다보면 땅속에 묻힌 비밀들이 하나둘 씩 벗겨지는 재미있는 경험을 한다. 이제 땅속은 두더지들만의 세상이 아닌 거다. 

 또 조카들과 이 굴들에 대해 토론할 생각을 하면 벌써 흥미롭다. 아이들의 대답은 항상 기발하여 어른인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은 분명 어린이용인데 어째 어른인 내가 더 좋아하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