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또르 씨의 사랑 여행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베로니크 사바티에 그림, 이재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오래 전에(내 기억으론 조선일보 같았는데) 신문 귀퉁이에 귀여운 남녀 그림을 넣고 Love is~라는 단어로 시작하여 사랑에 대해 정의를 내려주던 글을 적어 매일 실었던 적이 있었다. Love is kind 라거나 Love is feeling 같은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여 여러 종류의 Love is~가 있었는데 꽤 상큼하고 귀여워서 코팅하여 책갈피로 썼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꾸뻬씨의 행복 여행에 이은 '프랑수아 를로르'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꾸뻬씨의 행복 여행』을 아직 읽지 않아 잘 모르지만 아마도 그 연장선이 아닐까 한다. 마음의 병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치유해주다가 행복의 참된 의미를 찾아 여행을 떠난 것처럼, 이 책 『엑또르씨의 사랑여행』 역시 사랑하다가 실연 당한 사람들, 혹은 서로의 사랑에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나름대로 치유의 방법을 설명해주던 엑또르가 우연히 사랑의 묘약을 연구하던 코어모렌 박사를 찾아 캄보디아로 가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믿었던 클라라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과정을 담았다.

 사랑의 묘약을 연구하던 코어모렌이 제약회사와의 계약을 어기고 그 약을 들고 사라지면서 사라진 코어모렌 교수를 찾아 그 약을 찾아오는 것이 엑또르의 임무이다. 엑또르는 한 알의 약이 사랑의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에 못마땅해하지만 자신이야말로 코어모렌 교수를 찾을 유일한 사람이라는걸 알기에 승낙을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쫓고 쫓기는 추리적 요소를 가진 소설이면서 사람의 심리를 묘하게 설명해주는 심리 소설이며, 사랑과 실연에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애정 소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주된 이야기는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살짝 엉성해보이는 추리적 기법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것에 도움이 될 거다.^^ 

 엑또르는 이야기 중간중간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노트에 적는다. 사랑에 대한 탐구라고 일컫는 '사랑에 대한 스물 일곱개의 정의'를 읽어보면 앞서 이야기 했듯이 Love is~의 형식을 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은 다투지 않고, 사랑은 그리움이며 사랑은 상대가 불행해지면 그걸 즉시 느끼는 것이고, 사랑은 시련 속에서 그 목숨을 드러내며 사랑은 상대를 보는 순간 미소짓는다고 엑또르는 말한다. 또 사랑이란 하나의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라 결말을 지으면서 자신의 진정한 사랑에 올인하는 것으로 끝을 낸다. 

 사랑이란 서로가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 진정한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엑또르는 클라라와 떨어져 지내면서 그녀를 사랑한다고 믿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떨어져 있는 엑또르에게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편지를 보낸다. 그에 답하듯 엑또르는 코어모렌 교수가 주는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캄보디아의 한 여인을 사귀게 되고 사랑에 빠지는데 그는 그게 모두 코어모렌 교수의 그 약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그건 플라시보였음을 알게 된다. 결국 엑또르는 여행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을 만난 것이다.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랑에 대한 문제의 정답은 없을 것 같다. 다만, 경험에서 오는 깨달음만 있을 것이다. 그러니 실연을 당한 사람에게 내 경험을 바탕으로 아무리 위로를 해봐야 소용이 없다. 그건 본인 스스로의 깨달음만이 정답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엑또르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에 대한 탐구외에 실연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사랑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그 요소들을 읽어보면 사랑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다. 또 엑또르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실연에 아파하고 또 다른 사랑을 만나 다시 사랑하고...

 '사랑이란 이성(理性)의 동의 아래 발휘되는 선천적인 광기다' 희열과 고통을 안겨주는 사랑은 자신의 마음 먹기에 따라 그 정의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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