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몬스터
김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김경의 인터뷰 책(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생각의나무)을 보고 그의 문체에 혹 했던 나...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읽어보고 싶은 충동에 쌓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읽고 있던 다른 책들을 재쳐두고 후다닥 읽어 치웠는데, 뭐라고 할까? 그 느낌을.

 소심한 A형에 게자리인 나의 성격으로서는 최고로 부러운 성격이랄까? 통통튀고 발랄하고 거침없다는 광고문언처럼 이 책 속의 김경은 딱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제일 하고 싶었던, 하지만 그 근처도 가지 못하고 나의 소심한 성격을 탓만 했던 나에겐, 유행이라고 미니스커트와 레깅스를 멋지게 입어내는 겉멋과 그 많은 칼럼에 등장하는 지적인 속멋에 기왕이면 잘생긴 남자아이에게 기부금을 내고 싶었다는 솔직한 허영까지 내가 하지 못한 아직도 꿈꾸는 그 성격에 매료 당한 느낌이랄까....

 사실, 색안경을 끼고 보자면 김경의 삶은 대책이 없다. 고도의 적응형 알코올 중독이라 말하면서 술을 끊을 생각은 전혀없고, 남자친구와 멋진 첫여행을 위해 친구가 홍콩에서 공수해 온 속옷에 감동받는가 하면, 이슬람국가의 공식적 행사에 하얀 면 티셔츠에 분홍 브래지어를 입고 나타나며, 자신은 나쁜여자라고 은근히 내세우는 글 속 약간의 잘난 척에 '쳇! 재수없어'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이 잘난(?) 여자의 꾸밈없는 이야기 탓일게다.        

 잡지사 기자인탓에 평범한 사람은 접해보지 못한 여러가지 경험을 많이 이야기 한다. 패션의 일번지라고 하는, 멋진 인테리어에 쉬크한(그녀들이 좋아하는) 카페들이 즐비한 청담동에 조금만 나이 들면 왠지 주눅들어 가지 못하는 홍대의 클럽...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패션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그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처럼 스타일 앤 더 시티의 김경은 즐겁게 우리에게 이야기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 홍대의 '걸스카우트 스쿨걸'을 알게되고 '낸시 랭의 애교'도 알게되고, '프라다 백보다 팝아트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좀 더 투자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두어 달 전에 읽은 가난한 시인의 삶과 이 쉬크하고 당당한 칼럼니스트의 삶하고 자꾸 비교가 되면서도 그들과는 또 다른 나의 삶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열심히 사는 당신...커리어 우먼이라 불리는 전문직을 가진 당신은 많이 공감하며 읽게 될 지도 모르겠다.^^ 

 

 **사족하나**
김경의 조금 긴 에필로그에 이 말이 나온다. 
 '저, 실은 남자 인물 보거든요'
 내 친구들이 남자를 소개 시켜 주겠다고 하면 난 '잘생긴 남자'라고 못을 박는다. 그러면 하나같이 아주 '웃기고 있네'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는데 덧붙여 '왜냐하면, 내가 못생겼는데 같이 다니는 남자까지 못생겨봐라 그 얼마나 꼴볼견이냐?' 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끝내고 마는데...김경이 나의 이런 어정쩡한 대답에 확실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나로서는 그것이 남자의 학벌이나 경제력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덜 속물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말하는 것보다 그 편이 훨씬 더 솔직하게 느껴져서 좋다.'
 물론, 김경은 패션 잡지에 근무하니 남자들의 스타일리시한 외모를 따지겠지만 하고 반기를 들지도 모르나...그러거나 말거나...다 제 눈에 안경아닐까?  어쨌거나 난 잘생긴 남자가 좋다. 내 눈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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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7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readersu 2007-03-18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김경같은 성격이면 좋겠다고 생각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