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나라 커피 문화의 역사를 보여준다. 커피가 처음 들어온 때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커피와 커피를 파는 다방이 어떻게 변천하였는지...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를 가질 것이다. 읽다가 재미난 점이 있어서 올림. 요즘 스타벅스에서 혼자 커피 마시는 여자들을 된장녀라고 하며 말이 많은데(혼자일 때, 혼자서 커피마시며 책이라도 읽으면 도서관보다도 더 좋은데 왜 그걸 뭐라고 하는지...그것말고 다른 것이 뭔가가 있겠지만 그 뭔가가 뭔지는 나도 잘 모름) 그 비슷한 여자들이 이 책에도 나와 올려본다. 

 커피의 확산은 1920년대와 30년대를 풍미하던 모더니즘의 바람을 타고 이루어졌다. 커피 한 잔에 10전으로 고가였기 때문에 돈 내고 사탕물 사서 마시는 세상이 왔다고 탄식을 하는 이도 있었지만, 당시 유행의 첨단을 걷던 이른바 '모던 보이', '모던 걸'에게 커피는 사탕물 이상의 것이었다.

 이들은 주로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고,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의 자녀들이 대부분이었다. '모던 보이'는 주로 양복에 비싼 넥타이를 매고 중절모자를 쓴 채 지팡이를 짚고 다녔고, '모던 걸'은 쪽지지 않은 단발머리에 금시계나 작은 양산으로 치장하고, 입술에는 붉은 립스틱을 바른 채 하얀색 구두를 신고 다녔다. 이들은 영어나, 일본어를 대화에 곧잘 섞어 사용하면서 당시 시대의 소비와 유행을 이끌었다. 이들은 커피를 기존의 전통세대와는 거리를 둔 근대화의 상징으로 여겨일본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즐겨 마시곤 하였다.     [p43] 

 1999년 친구랑 싱가폴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난 그때 <스타벅스>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 친구가 이대앞에 <스타벅스>가 생겼다는데 한번도 가 보지 못했다고 싱가폴에 <스타벅스>가 있으니 한번 가보자고 했다. 뭐 그러던지...하며 찾아 간 곳은 파리의 카페처럼 길가에 테이블을 내 놓고 커피를 팔던 <스타벅스>였다. 가로수가 엄청나게 크고. 그 그늘 아래에 있던 테이블들..나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무튼..김영하의 말처럼 <프라푸치노가 뭔지, 블렌디드가 뭔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주문에 성공한 손님들은 직원의 지시에 따라 옆으로 이동해야 하며, 그기서 자기가 주문한 것이 나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린다. 마침내 자기 커피가 나오면 감지덕지 받아 들고 빈 자리를 찾아 앉은다. 이 모든 장면에서 미국을 본다. 언제나 어리둥절하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한 그 이상한 나라를...>그 이상한 나라에서 온 커피를 처음 마셔보겠다고 했으나..아무리 쳐다보아도 뭔소리인지 모르겠고..이리저리 쳐다보며 머리 굴리다가 결국 그날 우리가 겨우 주문에 성공한 것은 <오늘의 커피>였다.- -;;; 그때만 해도 엷은 아메리카노가 숭늉같이 부드럽고 좋았던 때라...엄청나게게 찐한 그 커피를 스타벅스가 뭔데..뭔 커피맛이 이러냐? 어쩌고 저쩌고 하며 반도 못 마시고 나왔었다. 어쩌면 그 곳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맛이 없던(?) 커피도 용서가 되었었는지도 모른다..

 30년대의 소설을 보면 <커피에 인이 박혔다>라는 글을 많이 본다. 난 집에서는 그다지 커피를 즐기지는 않지만 나가면 커피를 즐겨 마신다. 직장에 다닐 때는 정말 인이라도 박힌 것처럼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을 못차리기도 했었다.

 요즘 갑자기 큰 통의 원두를 선물 받아 믹서로 우유와 커피를 섞어 라떼를 만들기도 하고, 프림대신 우유를 타서 마시기도 하며...커피가지고 별짓을 다한다. 그러고보면 커피는 내게도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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