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향한 의식의 모험 헤겔의 정신현상학 Easy 고전 17
강순전 지음, 김양수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헤겔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변증법 정도? 그리고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철학을 이야기 할 때 가장 이해하기 힘들고 어렵다는 것? 뭐 그 정도로 해 두자. 사실 철학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학때 교양으로 들은 철학서개론 따위는 잊자. 과연 그런 과목을 내가 듣긴 했었는가 싶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한 것은 이 책이 중 고등학생용이라는 것이다. 설마 내가 중고등학생들이 읽는 책을 이해 못하랴, 하지만 결과는?

시작은 좋았다. 헤겔의 시대와 헤겔을 아는 것으로 시작하니 전기전을 읽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슬쩍 나오는 변증법이나 정신현상학의 맛보기도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 역시 중고등학생용이라 다르구나 했다나. 그러나 아뿔싸! 2부로 들어가서 구체적인 <정신현상학>에 대해 읽기 시작하면서 헉! 내가 책을 잘못 선택한거야. 이게 무슨 중고등학생용이야 말도 안돼. 어쩌고 저쩌고....(사실 난 이 책을 읽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조카에게 주려고 했다.그러나 - -;;)

어쨌든 책을 펼쳤으니 다는 모르더라도 헤겔의 <정신현상학> 기본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집중하고 읽기 시작했다. 일단 저자는 그림과 예를 들면서 자칫, 처음부터 포기할 만큼 어려운 헤겔의 철학이야기에 재미를 붙이게 만들어 준다. <정신현상학>은 인간의 의식이 여러 경험을 통해 진리에 도달하는 과정을 고향 이타카 섬을 향해 떠나는 오디세우스의 모험과 같다고 쉽게 설명을 하면서 그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이기고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기쁨을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이와 같은 '의식'을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그 단계를 하나씩 밞다보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타인을 의식하며 '자의식'이 생겨나고 청년이 되어 '이성'을 알게 되고 드디어 노인이 되었을 때 '정신'의 세계에 돌입하듯이 저자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마라고 용기를 준다. 그 용기라는 '의식'에 힘입어 드디어 <정신현상학>의 세계로 들어가면 용어해설과 팁을 간간히 보여주면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한다. 그 격려는 타인을 의식하게 되면서 부끄러움과 때론 우쭐함을 가지게 되는 '자기 의식'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결국 나는 저자가 설명하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읽으면서 몸소 그것을 체험한 결과가 되었다.

 <정신 현상학>은 세계의 모든 것을 정신의 현상, 정신이 자신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인식의 진리는 곧 세계의 내용' 이라는 이 책의 평범한 내용을 <정신현상학>이라는 새로운 것을 제시하며 이전의 철학적 이론들의 한계를 비판하고 새로운 철학적 방법론의 지평을 헤겔이 열어 놓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해가 갈듯말듯 아직도 헷갈리지만 저자의 말처럼 나중에 <정신현상학>을 직접 읽게 되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그럼으로 어른인 내가 읽는 것보다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궁금해하는 중고등학생이 읽는다면 이 책 시리즈의 제목처럼 쉽게 인문 고전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게 될 것 같다.

내 비록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중고등학생의 수준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했지만 청소년들의 인문 고전에 대한 지적호기심은 진리를 향한 의식의 모험에 뛰어 든 그들에 의해 정복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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