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여자아이 -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레너드 삭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아침이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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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동안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어릴 때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는 주위의 환경이나 어떤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남자나 여자로 키워진다고 믿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남자아이니까 당연히 부모는 아이의 모든 물건의 색깔을 파란색으로 택할 것이고 장난감 하나를 고를 때도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고를 거다. 그러다보면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 자신을 인식할 때 '난 남자아이구나?'하고 자연스레 알게 되어 남자아이로 자라게 된다. 여자아이 역시 그렇게 자라서 소녀가 되고 숙녀가 되는 거라고 말이다.

 레너드 삭스의 이 책 <남자아이 여자아이>를 읽기 전엔 정말 그렇게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 남자와 여자의 구분은 태어나자마자 뇌부터 달랐고 청력에서도 차이가 났으며 눈동자의 움직임으로도 구분이 된다는 거다. 그렇게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남자와 여자로 구분이 된 아이들은 자랄수록 그 차이가 점점 뚜렷해지는데 물체의 감지와 길을 찾는 방식이라든지 감정표현까지도 뚜렷한 구분을 보인다.

 오늘 7살된 남자조카랑 산에 올라갔었다. 오를 때는 힘이 들어도 천천히 열심히 올라갔는데 내려올 때는 힘이 들었는지 아빠에게 업어달라고 했다. 우연하게도 이때 난 남자아이의 특성을 엿볼 수 있었다. 어제 읽은 이 책의 내용 중에 <모험심>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남자아이들은 혼자있을 때보다 누군가 자기를 지켜볼 때 더 열심히 집중을 하고 모험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남자는 자신의 태도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나를 나약한 겁쟁이로 생각하는 게 싫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딱 그 케이스였다. 내려올 힘이 없어서 아빠에게 업어달라고 했지만 그건 사람들이 없는 길에서 뿐이었다. 만약 사람이 나타나면 잽싸게 등에서 내려와 씩씩하게 걸어 내려가는 것이었다. 내가 업힌 사진을 찍을려고 하자 '절대로'찍으면 안 되고 다른 가족들에게도 자기가 아빠 등에 업혀 내려왔다는 것을 말하면 안 된다고 다짐 또 다짐을 받았다. 여기에서 만약 조카가 남자아이가 아니고 여자아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레너드 삭스는 '초등 2학년의 소녀는 또래의 소년들보다 25살된 여자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여자아이라 생각하고 다시 생각했을 때 그 결론은 달랐다. 내 몸이 힘들므로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든 아빠 등에서 내려오지 않았을 거다. 올라간 것만으로도 장하다라는 소릴 들었으니 그럼 됐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경험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레너드 삭스의 이론이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레너드 삭스는 이 책에서 <모험심>을 대하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점외에도 <공격성>과 <학교생활>에서 또 <중독>, <성생활>까지 이 모든 것에 나타난 남녀의 구별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그 다른 점을 읽다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그 차이점에서 특히 내가 관심이었던 부분은 <어떻게 키울 것인가>라는 장이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아이 키우기' 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말을 잘 듣든지 안 듣든지 간에 개성이 강한 요즘 아이들을 어디에 기준을 두고 키워야 하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부모가 뚜렷한 주관으로 아이를 키우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들이 많고 나 역시 내 성격으로 봐서 내가 아이를 주도하기보다는 아이가 나를 주도할 것이 뻔하기에 더욱 ''어떻게 키울 것인가' 라는 점이 궁금했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대로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해서 아이의 성격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장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신생아부터 청소년시기까지의 아이들에 대한 적절한 대처법을 예를 들며 설명해 주기에 여러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결혼을 안 해 아이도 없고 더군다나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도 아닌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단지 조카들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덕분에 난 나름대로 남자와 여자조카들의 차이점도 알게 되었고 그들 어떤 방식으로 대해야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난 아무런 힘이 없다. 아이들에겐 부모말고는 자기 자녀를 훈련시킬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잘못된 성격이나 모순된 성격을 고쳐주거나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부모와 교사들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점을 이해하면서 그 아이들의 능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계발하는가에 대해 알고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아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만약 그 차이점을 인정하지 못하면 그들의 서로 다른 욕구와 목표, 능력들이 뒤죽박죽되어 아이들은 상처만 받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 한번쯤 읽어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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