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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특별한 요리책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오숙은 옮김 / 미래사 / 2003년 10월
평점 :
지난 번 <인상파>에 대한 드라마를 보고 난 후 모네의 정원에 관심을 갖다가 우연히 <모네의 정원에서>라는 동화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림과 글이 어찌나 짜임새 있게 꾸며져 있는지 굉장히 마음에 들었었다. 그렇게 사 둔 <모네의 정원에서>는 읽지도 않고 훑어만 본 체 나두고 우연히 같은 작가, 같은 화가가 그린 요리책을 발견했는데... 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물론 <모네의 정원에서>를 보았기에 망설임없이 선택했고 그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제 4학년인 조카의 꿈은 2년이 넘도록 <요리사>라는 희망사항에서 벗어나지 않고 일편단심이다. 아이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장래희망이 바뀌기 마련인데 2년이 넘도록 오로지 <요리사>만 고집하는 조카가 기특하여 골라 준 책이었다. 초등생들이 보는 책 중에서 요리에 관한 책들이 몇 권 있지만 이 책만큼 괜찮은 책은 못 본 것 같다. 나온 책 대부분이 너무나 유아틱하여 아무리 초등학생이라도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책에 비하면 이 책은 두고두고 읽을 수 있고 어른인 내게도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엘리엇이 위층에 사는 <음식이라면 모르는 게 없는> 스텔라 할머니의 도움으로 요리의 세계를 접하는데 감자로 만드는 여러가지 요리부터 빵을 만드는 법, 치즈와 간단한 아이스크림까지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로 가득하다. 또한 감자의 역사와 우리 몸에 필요한 것들이나 암소가 고마운 이유라든가 우리가 먹은 음식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설명하여 하나의 요리를 하면서 그 음식에 관한 상식까지 얻을 수 있어 간단한 요리나(오믈렛이나 떡볶이나 볶음밥 등등) 소개하며 만든 책하곤 정말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더구나 스토리를 가지면서 요리법을 소개하니 책을 읽는 재미까지 볼 수 있다.
나도 '한' 요리하는 사람으로 이 요리책이 얼마나 알차고 정성이 가득한지 제대로 경험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우리 입맛에 맞는 요리로 이런 스타일의 책을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점이다. 언젠가는 우리 출판계에서도 이렇게 멋진 요리책을 만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