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아지를 좋아합니다.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강아지를 짝사랑 합니다.
왜냐하면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만 집에 들르는 저를 두고 저희집 강아지는 가끔 오는 손님,
내지는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친구(과연 친구일까요?) 정도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네 식구가 한꺼번에 집을 비웠다가 들어가기라도 하면 1년동안 못 봤던 사람들인것처럼
꼬리를 치고, 얼굴을 핥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뛰어 다니느라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저에게는 가장 마지막으로 오고, 가장 천천히 뛰어 옵니다. ^^;
결혼 적령기라고 불리는 나이대가 점차 높아지고, 혼자 생활하는 싱글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느라 바빴던 어느 아침, 뉴스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 뉴스는 길 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죄다 헤쳐 놓아 항상 그 잔해들을 치우기에 애를먹던 한 경비원 아저씨가 주인 있는 고양이를 아파트에서 밀어 떨어뜨렸다고 전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벌벌 떨고 있는 고양이를 막대기로 때려 죽이고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렸다고도 했습니다.
제가 위에 소개한 책 4권은 제가 최근에 읽은 책들입니다.
유기견이었던 시츄 깐도리를 어쩌다 맡게 된 노처녀의 잔잔한 이야기와 가족에게서조차 버림받은 쓸쓸한 중년의 아저씨를 끝까지 지킨 개의 애틋한 이야기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저에게는 더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외롭고 눈물나는 날, 그래도 제 주인 곁에 바싹 앉아 사람보다 더 따뜻한 체온을 나눠주는 강아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두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머지 두 책은 그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따뜻한 에세이는 아니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 같은 것입니다.
알라딘에서는 <건강/취미/레저> 라는 분야에 '반려동물' 이라는 카테고리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이 분야를 맡아 카테고리를 새로 개정하고 있을 때 '반려동물' 이라는 카테고리는 없었습니다. 대신 '애완동물' 이란 카테고리가 있었죠.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고, 이 책의 저자를 직접 미팅하고는 카테고리 명을 바로 바꾸었습니다. 애완동물이란 단어는 순전히 동물이 예쁘고 건강할때만 사랑하고 예뻐해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사실 동물과 함께 한다는 것은 수많은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반려동물이란 말의 의미를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분야를 맡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 건 순전히 이 도서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함께하던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관습. 그 관습을 이 책은 과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많은 오해를 불러왔는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버렸는지 과학적으로 알려줍니다. 결혼, 임신, 출산을 앞둔 모든 분들에게 읽혀야 할 좋은 책입니다.
그런가하면 오른쪽 책은 저희집 강아지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고른 책입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생각을 하긴 하는 건지 궁금했거든요. 이 책은 조금 어렵습니다. 그래도 개, 라는 종족의 기본 습성,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개의 습관들, 개와 동거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개와 현명하게 동거하기 위해 필요한 책입니다. 이렇게 본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저희집 강아지는 감동할까요? (^^)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토리입니다. 왜냐면 제 성이 '도' 가 이기 때문이죠. 즉, 도토리! (^^)
반려동물과 더불어 현명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는 보다 성숙한 사회일테죠.
저는 책을 통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금요일! 토리를 만날 수 있는 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