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독특한 제목의 책을 만났습니다. <남자는 떠나도 일본어는 남는다>
무슨 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뒤적여 보았고, 일본어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저도 책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에세이인듯 하면서도 가장 솔직한 일본어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
저자의 흥미진진한 입담이 참 인상적이었던 책의 저자 조정순 선생님을 알라딘이 이메일로 만나보았습니다.        -알라딘 도란-


 

 

<남자는 떠나도 일본어는 남는다> 라는 책 제목이 처음부터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무슨 뜻이지, 갸우뚱 했는데 책을 읽은 지 얼마 안되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책 제목은 저자 분께서 직접 정하신 건가요?
물론 지금은 성공의 발판이 되었지만, 굳이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을 선택하신 이유는요?
앞으로 어떻게 책을 쓰고 싶은지 출판사와 상의하면서, 제 얘기를 다 듣던 편집장님이 정리해주신 책의 가제였어요. “남자는 떠나도 일본어는 남는다”라는 말이, 표현은 적나라했지만 ‘남자는 떠나도’ 이 부분에서 ‘살면서 사람들은 종종 내 곁을 떠날 수 있어도 그 동안의 나의 경험이나 공부한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책에도 써 있듯이, 떠난 남자에 대해 더 이상 아픈 기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저를 많이 성장시킨 기억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만천하에 드러내도 좋은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출간하시고, 저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셨는데요. 주변에서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책 출간 이전과 이후 변한 것이 있다면요? 마음가짐이랄지, 여러 부분에서요.
제가 책을 냈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의 주변 분들이 “재미있겠다. 꼭 볼게요” 라고 합니다. 다행히 제 강의 스타일이나 성격이 좀 코믹한 부분이 많아서였는지, 책도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시나 봅니다. 그리고 제 성격에 예쁜 척하거나 똑똑한 척하는 글을 썼을 거라고 상상되진 않는다고 합니다. 책을 본 분들은 하나같이 너무 솔직해서 걱정이 될 정도였다, 딱 조정순이 투영된 진실이 보이는 책이다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런 반응이 참 기쁘기도 하구요 그래서 출간 후 제 마음 가짐이나 제 모습은 전혀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책을 읽고 보내주신 응원의 메시지나 팬레터를 처음으로 받고 감동적인 순간들이 많아져서 제 삶의 커다란 에너지가 하나 더 생긴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불필요한 이야기일지도^^;) 저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습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공부를 하러 떠난 미국에서의 생활이 그리 유쾌하지만도 않았구요.
그런데 선생님은 일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특별히 일본이란 나라는 가장 가깝지만 동시에 가장 먼 나라이잖아요.
일본이란 나라를 정말 좋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일본인 남자친구를 통해 처음으로 일본인과 일본인의 성질과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그 후에도 계속해서 다양한 일본사람들을 친구로, 동료로, 사업파트너로 만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자신을 낮추는 말투, 남에 대한 배려, 사소한 예절 같은 것이, 타고난 본성이자 오랜 학습의 결과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왜 내 말에 당황하는지, 친구네 집에 놀러 갔을 때 왜 샴푸나 린스를 맘대로 쓰면 안 되는지, 집집마다 왜 행주가 일곱 장인지, 돈가츠는 왜 항상 고기가 잘려져서 나오는지, 우리랑 너무 다르지만 곰곰이 따져보니,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마음이나 시간이나 물질이나, 모두 너무 싫어한다는 일본인 성질을 받아들이게 되었죠. 째째하고, 이상하다고만 볼 게 아니고,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공부하게 되고, 그러다가 자연히 한국인으로서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을 깨닫게 된 거죠. 한국 사람들이 할말 다하고 사는 게, 자신들과 비교해 속 시원하다고 말해주는 일본 사람들도 있어요. 언제나 조심하고, 가리고, 남을 위하고, 작게 작게 살다가, 터프한 한국 사람들이 ‘야, 너 이 옷 안 어울려’, ‘오늘은 내가 밥값 쏜다’ 이렇게 말하면, 당황하면서도 뻥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고도 해요.






박신양, 이준기, 신민아 등 이름만 들어도 깜짝 놀랄만한 대스타들의 일본어 선생님이시잖아요.
이준기 씨에 대한 재미있는 스토리는 책을 통해서도 접했습니다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좀 더 듣고 싶습니다.
배우 신민아 씨가 6년 전 처음 일본어를 공부할 때는 지금처럼 대스타가 아니어서 같이 까페에서도 자유롭게 만났었고 공부하기도 편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알아보는 사람들보다 못 알아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았는데 저는 그러면 사람들이 자신을 못 알아보는 것에 민아가 상처를 받을 까봐 “민아야 한번 더 읽어봐” 하며 일부러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곤 했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1분도 가만히 앉아 있기도 힘들 만큼 팬들이 많아졌으니, 자랑스럽고 뿌듯하기도 합니다만 편하게 공부하고 수다 떨던 옛날이 그립기도 합니다. 신민아 씨는 당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지 불과 서너달 만에, 일본 후지TV에서 온 방송관계자들에게 일본어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한 대단한 모범생이었습니다.

이준기 씨는 저를 만나기 전에도 일본어를 계속 공부해 왔는데, 쪽지시험을 볼 때마다 거의 100점을 맞았어요. 그리고 거실 벽면의 대형LCD TV 화면에, 모든 세상은 이준기로 통한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그는 앞으로도 더 잘될 거예요.
그리고 연예인들과 수업을 진행할 때에는 보통 소속사 사무실이나 아니면 경우에 따라, 그 분의 집을 직접 방문해서 수업할 때도 있는데요. 남자 배우나 남자 가수 집에는 절대 드나들지 않는다는 것, 괜한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저의 수업의 품질을 관리하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인기 많은 스타라 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만 가르친다는 것, 수업 시간 자주 바꾸고 숙제 안 해오면 일본어는 당연히 안 느는 것이고. 그러면 차라리 제 제자로 삼지 않는 것이, 나중에 더 좋은 제자들을 만나는 방법이 됩니다. 




 

 

 

 

 

 

 

 

 

 

 

만약 일본어를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쯤 선생님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혹시 그런 상상을 해 보신 적은 있으신간요?
아마 호텔이나 여행사 등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조직의 답답함과 남자 상사들의 비리를 참지 못해 직장을 네다섯 번은 옮기면서 삶의 쓴맛을 느끼고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든 찾다가 결국에는 누구를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족집게 국어강사? 제가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동네 보습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거든요. 처음엔 단순히 커피숍 시급보다 나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나중에는 그 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서? 족집게 선생으로 이름을 날렸잖아요. 그리고 이스트원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분당에서 아줌마들을 위한 쇼핑 일본어, 온천여행 일본어도 가르쳤는데, 그때 보증금 5백만 원짜리 집에 살면서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고민도 많을 때였는데도 그 학생 아줌마들의 일본어 실력이 조금씩 느는 걸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어요. 사람들 몇몇이라도 모아놓고, 뭐라고 가르치고 있을 거예요. 분명. 






우리나라 언어 교육의 문제점은 선생님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확연히 드러나죠.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언어를 습득하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문법과 회화가 따로 노는 현실은 영어를 벗어나
일본어에도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일본어 교육자로서, 이러한 교육 방식이 많이 안타까우실 것 같아요.
우리나라 일본어 교육이 (더 크게 얘기하자면 언어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까요?
선생님의 교육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언어뿐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그 나라의 문화적인 소개도 병행될 수 있는 교육기관들이 점점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특히 일본어는 한국어로 공부하면 굉장히 쉽게 공부할 수 있는 언어입니다. 한국인에 맞는 교제와 커리큘럼들이 계속 발전해서 누구든지 6개월 정도만 배우면 일본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이스트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일본어 학원의 시스템이 되었으면 합니다.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특별히 많은 여성들이 구직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을 봅니다. 그런 사회 분위기 탓에 선생님의 책이 많이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여성 분들에게요. (실제로 구매 고객들 대부분은 여성입니다.)
현실에 힘겨워하고, 그래서 때로는 불친절한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수많은 여성들에게, 특별히 20대 여성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저 또한 20대 중반부터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 사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와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을지 꼭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셔야 합니다. 그러면 두 가지에 겹치는 일들이 뭔지 알게 되고 확신이 서면 일단 그 일을 위해 무엇이든 열정 있게 달려가보세요. 그러면 큰 성공이 아니더라도 즐겁게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니까 힘도 덜 들고 더 기쁘지 않겠습니까? ‘가장 잘하는 일을 즐겁게 하라’, 이 말은 보통 성공학 책에 보면 많이 나오고, 남들도 많이 하는 말이니까 하며, 흘려 보내기 쉬운데요. 제가 그랬습니다. 저도 좋은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하고,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그런 말에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모든 믿음이 한꺼번에 물거품으로 사라졌을 때, 그때 서점에서 스티븐 코비 박사 책을 읽고, 다시 인생의 시간표를 짰었거든요. 지금 많이 힘드시죠? 그래도 즐겁게 일하는 사람 앞에는 장사 없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일에, 잘할 수 있는 일에 올인하십시오.






저희 알라딘 단골 질문인데요.
요즘 관심을 가지고 읽고 계신 책이나, 아니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신가요?
기억에 남는 이유는요?
<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 김정운 저-
이 책에서 매일 매일 작은 것에 감탄, 감동 하는 것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합니다. 일본어에서도 “ 그러네요~ 소데쓰네~””맛있네! 오이시~~” 처럼 남의 말을 인정하고 감탄문으로 상대에게 의사를 표현하는 어투가 문화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요 그래서 한국사람들이 별로 감동을 하지 않는 작은 부분 부분들에서도 일본사람들은 좀더 감동을 받아 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것에 감동하고 감사하는 것은 힘든 시간을 잘 넘길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되어 준다고 저 또한 믿습니다.






이제까지 많은 걸 성취해 오셨는데요. 선생님의 적극적인 행로를 봤을 때 여기가 끝은 아닌게 확실한 것 같네요.
이후의 계획, 꿈이 있으시다면?
지금처럼 일본어를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더 즐겁게 더 쉽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책으로 내고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일본어! 라고 하면 바로 이스트원! 이라는 단어가 사람들 입에서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이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알라딘 독자들에게 짧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남자는 떠나도 일본어는 남는다> 리뷰를 보면 정말 감동스럽고, 행복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낍니다.
시간을 내어서 일일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저 또한 책 한 권으로 인해 인생 시나리오를 다시 썼다고 제 책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 빛을 찾을 수 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알라딘 독자 여러분 책과 함께 더 빛나는 내일을 만들 수 있도록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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