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주말엔 숲으로>를 통해 처음 선 보인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정말 대단했다! 아주 단순한 그림체였지만 주인공들의 일상, 그리고 공감 100%의 고민들이 대사에 그대로 드러나면서 여성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나이가 차츰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결혼, 인간관계, 그리고 자꾸 요원해지는 꿈에 대한 이야기들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들킨듯 자꾸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했다. 이후 선보인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아무래도 싫은 사람> <수짱의 연애>에서는 주인공 수짱의 희로애락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매일 봐야하는 것이 곤욕인 사람도 있었고 문자만 와도 설레는 사람이 있었다. 이렇게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선 딱 지금의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만나고 사랑하고 고민한다.

12/12 출간예정인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2>는 11년차 부부의 꾸미지 않은 일상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밤하늘 아래>에서는 스물네 편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통해 머리 위에 있지만 그 존재를 잊고 사는 우주처럼, 우리가 ‘살면서 잊고 있는 건 없는지’를 뒤돌아보게 만들 예정이다.

 

아래 인터뷰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2> <밤하늘 아래> 출간을 기념하여 한국의 출판사(애니북스)가 일본 출판사(슈에이샤)를 통해 마스다 미리와 서면으로 인터뷰한 내용의 전문이다.

 

도서팀 도란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애니북스 편집부

회신일자: 2013년 12월 6일

 

 

 

 

 

1. 그동안 싱글 여성의 이야기를 주로 그리셨는데요. 이번에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에서는 치에코 씨와 사쿠짱 부부의 이야기를 그리셨습니다. 부부 이야기를 그리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아가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싱글이든 부부이든 그건 마찬가지이죠. 그래서 저는 딱히 작품 주제를 크게 바꾸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치에코 씨와 사쿠짱 부부는 마치 집을 지키는 큰 아이와도 같습니다. 나이를 먹지 않는 설정입니다만, 두 사람은 분명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더라도 사이가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2.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은 부부의 이야기이지만 제목을 보면 치에코 씨만 언급되어 있습니다 (일본 원서의 제목은 『울보 치에코 씨 泣き虫チエ子さん』 ). 내용도 여자인 치에코 씨에게 좀더 집중되어 있는 인상이 드는데요, 여기에는 의도하신 바가 있을까요?

제게 있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치에코 씨입니다. 일본 집영사의 <YOU>라는 월간 만화잡지에서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을 연재하고 있는데, 그리면 그릴수록 점점 더 치에코 씨가 좋아지네요. 사쿠짱은 원래 조연이었습니다만, “사쿠짱이 좋다”고 하시는 독자분들의 팬레터를 많이 받고 있어서, 이 또한 기쁘게 생각합니다.

 

 


3. 작품 속에서 치에코 씨는 단 것을 좋아하고, 사쿠짱은 맥주를 좋아합니다. 두 사람의 성격부터 취향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두 사람의 실제 모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린 만화는 모두 모델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저와는 다른 사람이기도 하면서, 저와 닮은 점도 있습니다. 치에코 씨는 단 것을 좋아하는데, 저도 단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단 것도 좋아하고, 돈가스처럼 튀긴 음식도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 제 취향들이 만화 속에도 조금씩 반영되는 듯합니다 (애니북스: 작품 속에 치에코 씨와 사쿠짱이 돈가스 등 튀긴 음식을 먹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한국요리 중에는 김치나 잡채를 좋아합니다. 전도 맛있고요.

 

 

 

 

4. 작가님의 만화가 한국에서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작가님이나 작품의 뒷이야기 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어서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2001년 데뷔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만화를 그리게 되셨는지요? 일본에선 에세이 작가로도 유명하신데요.

데뷔 전에는 잡지에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편집자로부터 ‘만화에도 소질이 있어 보이니 그려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만화를 처음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에세이도 편집자의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유화를 전공했는데, 제가 어디에 적성이 있는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한번 해보는 게 어때요?”라는 말을 들으면 ‘되지 않을까?’하고 일단 생각해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2013년 일본에서 단편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이때도 “분명 잘하실 거예요.”라고 등을 떠밀어준 편집자가 있었습니다. 그 단편소설도 곧 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된다고 들었습니다.

 

 

 

5.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지만, 더없이 소중한 것들.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읽어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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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라 2013-12-1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신작 중 <밤하늘 아래>보다가 코 끝이 찡...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마음이 움직였다면 이제 몸이 움직일 차례!
역시 마스다미리입니다~

쪼꼬우유 2013-12-1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약주문해놨는데 얼른 보고싶네요 두근두근^^

Olivelime 2013-12-20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분이구나. 미리님은. ㅋ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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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 지하철에서 읽으며 펑펑 울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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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허준, 허준하면 전광렬 아저씨 (현재는 김주혁이죠)가 떠오릅니다. 그 외에는?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좋은 책이라는 것과 허준이 명의였다 정도만 알지 동의보감이 정확히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도 사실 잘 모릅니다. 저와 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해 동의보감 편찬 4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최고의 만화가 허영만이 허준의 동의보감과 만났습니다. 바로 <허허 동의보감 1 : 죽을래 살래?>가 출간된 것인데요. 출간을 기념하여 허영만 선생님과 감수를 맡은 한의사 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도서팀 도란

 

 

 

 

 

 

8월 21일 저녁 일곱시, 강남에 있는 작은 한의원에서 출간기념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저자인 허영만 선생님과 감수를 맡은 오수석, 황인태 한의사 등 10명 남짓 소규모의 인원이 모여 책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묻고 답하고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편한 분위기에서 맥주 한 잔씩을 놓고 진행하다보니 인터뷰 형식이 되진 않았지만 대략적인 Q&A를 지금부터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허영만, 이하 허) 출판사로부터 동의보감을 쉽게 풀어 만화로 그려내자는 제안을 오래전에 받았다. 그런데 한의학을 알아야 하겠더라. 결국 한의사들과 공부를 하면서 책을 쓰게 되었는데, 이들이 바로 3명의 감수자다. 매 주 수요일에 모여서 동의보감을 공부한 결과물이 바로 출간된 도서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 (5년에 걸쳐 20권 완간 계획에 있음, 아래 너덜너덜한 책이 바로 동의보감!)
그리고 원래 나는 어렸을때부터 한의원을 좋아했다. 좋아했다기 보다는 가까이 있었다는 말이 더 맞겠지만. 예전에는 몸이 조금 안좋으면 한방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어렸을 때 내가 많이 약했는데 그래서 계피를 많이 먹었다. 어렸을 땐 약이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 이 나이에 나름 건강한 걸 보면 그 약효가 지금 나타나지 않나 생각해본다.

 

한방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양방을 찾지 사실 한방을 찾진 않는다. 나의 경우, 약효가 빨리 나타나지 않고 눈으로 증상을 잘 확인하지 못한다는 단점 때문에 한방을 찾게되지 않는 것 같다.
(감수자, 이하 감) 사실 한방의 효과는 '한 방'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양방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 MRI, CT 등의 기구를 한방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 의료법 상 그렇다. 현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한방은 진맥만으로 모든 걸 가늠하라는 것인데 이게 참 어렵다. 밥그릇 싸움이라 그 실타래를 풀기가 참 어렵다. 그리고 보통은 여러 병원들을 다니다가 마지막으로 거의 손 쓸 수 없는 상태에서 한의원을 찾는다. 이렇게 되면 환자도 힘들고 우리도 힘들다. 우리가 차츰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다.

 

 

 

책에는 기존과 상식과는 대치되는 내용들도 꽤 있었는데 예를 들어, 많이 먹고 운동을 많이 한 사람보다 적게 먹고 덜 움직인 사람이 오래 산다 등과 같은 내용. 이런 것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감) 책에 나온 내용은 보통이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 동의보감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각 사람의 체질에 맞춘 진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 옛날의 허준도 그러했고 지금의 한방도 천편일률적인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체질에 따라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책의 목차는 실제 동의보감의 목차와 어떻게 다른가?
(허) 동의보감에 나온 그 순서 그대로 공부하며 그리고 있다. 허준 선생이 나름대로 고심을 해서 목차를 정했을 것인데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감) 동의보감은 그 당시 실학 사상의 결정체였다. 당대에 이미 16개의 판본이 있었고, 조신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인들이 가장 갖고 싶어했던 책도 바로 동의보감이었다. 동의보감은 우주, 인간에 대한 통찰을 뼈대로 세운 의학서적이었다. 지금이야 언어 등의 문제로 어렵게 느껴지지만 아마 예측하건대 그 당시 글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누구든 쉽게 동의보감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쓰인 한약재도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아니라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가난한 사람들도 쉽게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허준의 애민사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동의보감 저술 시대와 환경이 많이 변하고 따라서 사람의 체질도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동의보감의 방법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나?
(감) 좋은 지적이다. 환경도 많이 변하고 사람도 많이 변했다. 동의보감을 토대로 현시점에 완벽히 적합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리 시대의 몫인 것 같다.

 

 

 

이번 책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었으면 하는지?
(허)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한의학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이전의 <꼴>을 통해 관상학에 대해 어렴풋이 대중들이 관심을 가졌듯이.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만나뵐 수 있을지?
(허) 실버만화와 커피만화를 생각 중이다. 이제 내가 실버니까 그들을 위한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 그리고 커피만화도 구상 중이다. 나는 사실 커피를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생산자가 소비자 간의 격차가 가장 큰 아이템이 바로 커피이기 때문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 생산과정, 그리고 유통까지의 큰 틀을 한 번 그려보고 싶다. 그 전에 먼저 커피를 마셔야겠지?

 

 

 

 

 

 

Q&A 시간을 끝내며 기다리고 기다렸던 진맥도 받아보았습니다. 요새 들어 온 몸이 종합병동인 저는 발을 따뜻하게 하고 물을 적게 마시며 스트레스를 덜 받으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책을 보며 생활습관과 건강을 한 번 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벌써 2권이 기다려집니다.

(11월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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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최고 2013-08-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들어 아픈 곳이 많아 (ㅠㅠ 체력도 딸리고, 어깨랑 허리, 가슴은 뭔가 막힌 것 같은 아픔을 느끼고 있는데..) 저도 발을 따뜻하게 하고, 물을 적게 마셔야 겠어요~~(책 보니까 물을 적게 마시라는 내용이 들어있어서... 많이 마시려고 노력했는데, 헛노력했다며 한탄을 하였는데 ㅋㅋ)
저도 책 보면서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는데, 부모님이랑 건강이 안좋은..(아아ㅠ) 친구들에게도 선물로 줘야겠습니당~
허영만 작가님 너무 멋있으신듯 ㅠ
 

쿨의 해변의 여인이 흥얼거려지고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 광고가 잦아지는 걸 보니 여름이 왔나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났던 2012년의 여름을 지나 2013년의 여름도 그 기세가 6월부터 대단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여름은 어딘가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에너지가 넘치는 설렘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최근 색다른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여행이 바로 캠핑입니다! 오늘은 기존의 도서를 개정하여 <탐나는 캠핑> 이라는 시리즈로 묶어 다시금 독자들을 캠핑의 세계로 빠지게 할 허영만 화백의 책 소개와 함께 짧지만 즐거운 이메일 인터뷰를 함께 실어보고자 합니다.    

                                                                                                 -알라딘 도서팀  도란

 

 

허영만 선생님 안녕하세요. 알라딘에서 여행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도란, 이라고 합니다.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이후 여행분야에서는 오랜만에 뵙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간을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요새 가장 ‘핫’하다는 캠핑 책으로 만나 뵙게 되어서 더 반갑습니다.

 

 

탐나는 캠핑’ 시리즈는 기존에 나왔던 책들을 하나로 모아 재출간한 것인데, 어떻게 재출간을 결심하게 되셨나요?

 

<허패의 집단가출>,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집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를 이번에 리뉴얼하여 출간하였는데 제목에서 보다시피 책의 구성과 컨셉이 독자 중심이라기보다는 여행을 다녀 온 우리 멤버들 중심으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 아쉬운 생각이 있던 참에 출판사에서 ‘비박과 야영’이라는 여행의 공통점을 살려 <캠핑> 시리즈로 출간하자고 해서 몇 가지 정보와 사진 등을 보완하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책이 나왔을 때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허영만과 함께 타는 요트 캠핑>은 표지가 바뀌면서 더 다이내믹해진 느낌이 듭니다. 인터뷰 준비하느라 다시금 읽었는데 이전에는 없었던 여행정보들이 자세히 들어있어 좋았습니다.

총 23곳의 여행지가 있었는데, 가장 아름다웠던 곳, 그래서 다시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요?


우리 섬은 구석구석 참 아름답습니다. 그 중에도 사람들에게 내 놓고 싶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섬은 ‘굴업도’였습니다. 그 아름다운 섬이 어느 대기업에서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안타깝습니다. 굴업도가 후세에까지 아름답게 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독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혹 개발을 포기할 지도 모르죠.

 

 

 


해경도 듣고 피식 웃었던 그 이름 ‘집단가출호’ 는 혹시 선생님이 지으셨는지요? 아무래도 집단가출을 하려면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 텐데요. 어떤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바로 이 사람이다!’ 하는 선생님만의 선정 기준이 있으신가요?


그렇죠. ‘집단가출’을 하려면 무엇보다 마음이 맞아야 해요. 그래서 오랫동안 같이 산을 다녔던 친구들 중 시간이 되는 사람과 동행하게 됩니다. 산행을 하다보면 그 사람의 면면을 볼 수 있거든요.

 

 

 


일반인들에게 요트캠핑이란 상당히 생소한 개념입니다. 책에도 여러 번 나왔지만 요트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들은 미녀, 비키니, 와인, 화이트 셔츠 정도의 럭셔리한 느낌인데요. 사실 책을 읽어보면 ‘굳이’ 요트를 타서 겪었던 어려움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일반 배를 탔다면 이렇게 힘이 들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이렇듯 요트캠핑에 대해 잘 모르고 오해하는 일반 독자들을 위한 항변(?!) 한 번 부탁 드리겠습니다. (요트 타다 죽을 고비를 넘겼던 수 많은 일화 중에 하나를 들려주셔도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요트’는 아직 생소하고 럭셔리해 보이지요. 실제로 상당한 고가의 장비에 시간도 많아야 요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트를 즐긴다는 것은 일정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특히 무동력 요트는 바람이 없어도 문제, 바람이 강해도 문제라 매번 재미있는 세일링을 즐길 수 없습니다. 5번에 2번 정도 제대로 바람을 탈 수 있죠.
7차 항해 때인데 12월의 차가운 겨울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풍랑주의보’ 가 내린 겁니다. 대원들은 새벽잠에 빠져 있다가 긴박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거센 바람과 파도 때문에 요트가 암벽에 부딪쳐 산산조각 나기 직전이었거든요. 한 시간의 사투 끝에 겨우 요트를 안전하게 정박하긴 했지만 그 와중에 우리 대원 중 한명이 심하게 넘어져 이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었지요. 책에 그 당시의 상황이 생생히 그려져 있어요. (p.141~151) 보시면 아찔할 겁니다.
요트 타면서 힘든 게 뭔 줄 아세요. 첫째는 배멀미. 8,000미터 산을 화장실 드나들듯 하던 박영석 대장도 배멀미로 그로기 상태가 되었어요. 둘째는 소변. 흔들리는 배에서 곡예자세로 용변을 보는 거예요. 상상이 가나요?

 


 

 

책을 읽으면서 제일 재미있었던 내용이 놀래미 매운탕을 끓이고 난 후 식사당번에서 영구제명 되셨던 부분인데요. (p.39~42) 진짜 영구제명 되셨던 거 맞나요? <식객>의 저자로서 좀 창피하지는 않으셨는지, 혹 영구제명 된 걸 좋아하진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맛있는 놀래미 매운탕을 끓여 주려고 서두르다 깜박 쓸개를 제거하지 않았어요. 나는 약간 씁씁해도 먹을만 하던데 대원들이 호들갑을 떨더라고요. 내 음식 솜씨에 대한 기대치가 컸나봐요. 그래서 혼자 잘 먹고 그 후 식사당번도 안하게 해줘서 일거양득이었지요.

 

 


 

또한 여행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현지에서 바로 공수된 재료로 하는 음식은 별 양념이 없어도 별미지요. 굴업도 이장님이 해준 아구찜과 간재미찜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요. 해풍에 꾸둑하게 말린 아구와 간재미를 쩌내고 양념간장 소스에만 찍어 먹는 건데 기가 막혔지요. 달이 휘엉청 뜬 백사장에 둘러 앉아 소주까지 한잔 들어가니 천상낙원이 따로 없더라고요. 그리고 또 한가지를 꼽으라면 거문도 근처에서 낚아 올린 새끼 참치를 썰어 먹은 회비빔밥. 그것도 잊기 힘든 맛이었어요. 생각하니 또 군침이 도네요.

 

 

 


허영만표 캠핑은 “OO다!” 라고 한 마디로 정의해 주신다면요? 또한 평범한 여행보다 캠핑을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허영만에게 캠핑(야영)은 ‘별 백만개짜리 호텔’이에요.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보며 잠을 청해 보세요. 어떤 호텔이 그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그 맛에 끌려 캠핑을 가는 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연 속에 자유’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캠핑, 또는 여행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은퇴하면 캠핑카를 한 대 장만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캠핑카를 타고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스케치해서 소개하고 싶어요. 그리고 맛있는 음식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어요. 그런 시간은 곧 다가올 겁니다.


 

 

알라딘 공식질문입니다. 요새 읽고 계시는 책을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은 선생님의 <바람의 사상>에 푹 빠져 있어요. 이 책은 유신시대의 한복판, 정확히 1973년 4월부터 77년 4월까지 4년간 치열하게 기록한 고은 시인의 일기입니다. 시인이 어떻게 역사의 풍랑에 휩싸이면서 현실에 대해 발언하는 문학가가 되어 가는지 정밀한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시인은 무엇인가?’하는 고민과 자문은 계속되며, 시인으로 문인으로 자존감을 힘들게 지켜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특별히 알라딘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책을 보면 재밌다”
“캠핑을 하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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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먹지 마세요! 두레아이들 생태 읽기 3
루비 로스 글.그림, 천샘 옮김 / 두레아이들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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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고기라면 눈을 반짝이는 친구에게 이 책을 서프라이즈로 선물했다.

책을 다 읽고 보내온 일명 그림이 있는 독후감!

장조림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는 게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ㅋㅋ)

내용이 지나치게 알차고 재미나서 내 방 문에 붙여 놓고 우울할 때 종종 읽는다.

 

그러나 도서명 <우리를 먹지 마세요>를 줄여 <우먹마>라고 표기한 육식대마왕은

오늘도 눈을 반짝이며, 본인이 쓴 독후감 내용을 다 잊고 족발과 치킨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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