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로 산다는 것 -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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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으로 '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며 2001년 귀화하여 박노자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되었다. 그는 이 시대에 과거의 같은 계몽은 무의미하다고 보며 지식을 제공하며 나은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한다고 해서 소외된 채 착취에 노출된 외로운 개인에게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빠른 성장을 일구어낸 우리 사회를 전반적으로 둘러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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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로 산다는 것>작품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편안함의 대가에서는 혁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무권력적, 무계급적 사회를 만들어 내는 일이며 권력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이 신념, 내면화된 윤리 도덕 등에 심취되어 이상 심리를 보이기 때문이라 뒷받침한다. 종교적 신조나 반전사상적 입장에서 병역을 거부하는 일을 일컬어 양심적 병역 거부라고 정의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외에 강요된 살인 훈련이나 강요된 합숙 생활에 적응할 수 없는 덕후 들이 살아남은 길은 과연 이민밖에 없는 것인가? 이야기하며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낸다. 자신이 왜 탈로 와 탈남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되짚어보며 현재의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는 이야기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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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남아 있는 상처에서는 SNS가 던진 초대장과 열공에 올인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 가정의 실상, 한국 남성의 가사 노동의 시간을 언급하며 출산율 제로 사회를 막기 위해서는 육아 노동을 둘러싼 본질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근대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의 부산물의 성 의식은 한국 자본의 국제적 부상과 함께 국제화되어 성을 구매하는 한국인의 남성 이미지가 고착되게 만들었다. 저자는 아마도 국내에서 남녀 간의 실질적인 경제적 평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외모지상주의와 여성 상품화 등제 제동이 걸리기 전까지는 이런 폐단들을 제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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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한국 급 사회에서는 진정한 사회적 진보의 의미를 설명하고 다룬다. 헬 조선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학의 평준화와 의료 공공화, 재분배 시스템을 통한 재산의 격차 줄이기 등을 제시한다. 4장 과거의 유령들에서는 일제 식민지의 트라우마 등 세계사적 맥락에서 한국 사회가 겪은 일들을 돌아보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5장 전쟁이자 어머니인 세계에서는 질시의 사회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사회 다운 사회는 결코 불가능할 것이라 말하며 한반도를 전쟁의 참화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북한과 더 친해지기를 바라며 작품은 마무리된다. 탄탄한 논리 경쾌하면서도 신랄한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방안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들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었다. 짤막하지만 알짜배기만 모아놓았다. 사회, 복지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사회 전반 돌아가는 시스템을 알고 싶은분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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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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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베 세이코 작품은 나에게 있어 다소 생소한 작가였고 작정단을 통해 처음 접했다. 아쿠다카와상, 일본 문예대상, 이즈미교카문학상, 요리무리문학상등을 수상하여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연애소설, 역사소설, 에세이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작품을 선보였지만 특히 연애소설을 맛깔나게 표현했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작품 역시 아홉 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고, 아홉 명의 여성 화자가 등장한다. 그녀는 사랑의 움직임 본질을 파악하고 사랑을 통해 여성의 심리를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주체로 인식하는 세계관을 확장시키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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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고 하기에는 결합이 많은 상품이야."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은 노처녀였던 고즈에는 먼저 시집간다는 동생 미도리 선포에 결혼 그 자체가 현실로 다가온다. 고즈에는 미도리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결혼 상대라도 되는 듯 온갖 상상을 하며 망상 속에 빠진다. 동생의 향한 질투, 부러움, 원망, 우울, 울분, 외로움 같은 감정과 호기심, 가슴이 따스해지는 즐거움, 흥분들이 동시에 미묘하게 교차되는 심리와 속내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나간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은 다리를 쓰지 못하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조제에게 누군가가 비탈길에 서있던 훨체어를 밀었고 근처 연립주택에서 자취생활을 하던 츠네오에 의해 휠체어와 로제는 무사했다. 이후 츠네오는 할머니가 조제가 살고 있는 집을 자주 드나들며 지내는 도중 취직이 잘되지 않자 방문은 뜸해졌다. 취업에 성공한 츠네오는 다시 조제를 찾아가지만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연립주택에서 생활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시 찾아온 츠네오에게 조제는 용기 있는 고백을 하고, 이들은 함께 살기 시작한다. 츠네오와 동물원에 놀러 간 조제는 사랑의 힘으로 호랑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조제가 다시 단장한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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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관>은 남편의 냉랭한 태도와 외도로 인해 이혼 후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네는 성인이 된 19세의 젊은 조카를 유지를 만난 후 한눈에 반하고 만다. 이후 유지의 아파트로 자주 찾아가 그의 곁을 맴돌며 스타킹을 벗기도 하고, 속옷을 욕탕에 널 부려뜨려 놓으며 노골적인 사디스트로 변해간다. 이후 향락적인 하루를 보내고, 이들은 사랑의 관을 묻히기로 한다. 파워풀하고 거침없는 서사, 본능에 대한 강렬한 서사와 서늘한 비애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 밖에도 애인을 만날 때마다 '처음'이라 감정을 재생산해내는 <눈이 내릴 때까지>작품, 임신시켜놓고 떠나는 남자를 태연하게 보내는 과정을 담고 있는 <사로잡혀서>작품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했던 연애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개인적으로 작품들이 열린 결말로 끝맺음 짓고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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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바스 ㅣ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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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는<콘트라바스>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악기를 이용하여 유쾌하면서도 짠한 마음을 갖도록 만든다. 얇은 분량이지만 짜임새 있다. 콘트라바스 소설 속 화자는 국립오케스트라 단원인 콘트라바스 주자다. 그는 이 작품 안에서 인터뷰 형식의 모노드라마를 연출하며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고뇌를 담은 넋두리 행진을 한다. 작품이 마무리될 때까지 냉소적이며 시니컬한 톤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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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케스트라 단원인 그는 퇴직 후에도 연금을 받게 되는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이다. 하지만 그는 불안하다. 화자가 들고 있는 바스는 1910년에 제작된 것으로 몸체 길이는 1.12미터, 꼭대기 스크롤까지는 1.92미터, 현의 길이는 112센티미터이다. 악기가 가지고 있는 큰 덩치 때문에 콘트라바스를 자발적으로 시작하게 된 사람은 드물다. 화자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로 부모님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 위해 콘트라바스 주자가 되었다. 콘트라바스는 지휘자를 포함해 나머지 골격을 받치는 기본 골격을 담당하고 있다. 콘트라바스가 내는 소리는 다른 여러 악기 속에 묻혀버리기 십상이고, 단독 연주 조자 허용되지 않는다.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바스의 자리는 줄곧 뒤에 배치된다. 그는 일이 없으면 대게 혼자서 LP를 듣거나 가끔 바스 연습을 하며 외로운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오페라단에 있는 경쾌하고, 음악적이고, 아름다운 소프라노인 사라에게 빠져 짝사랑 중이다. 콘트라바스로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사라의 눈길을 받고자 하지만 실패에 이른다. 이후 총리까지 참석하는 큰 무대에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국립 오케스트라의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겠다고 결심하며 이 작품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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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바스 위치를 조명하는데, 콘트라바스의 위치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와 닮아있었다. 화자는 본인 스스로 음악가가 아닌 기술자라 칭하며 직업에 대한 공허감을 드러낸다.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보다 자본주의 등 외부의 요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직업을 갖게 된 사람들이 훨씬 많은 사회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연으로 살고 싶어 하지만 결국 조연의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화자는 사라를 상상하며 그녀를 껴안고 연주하는 상상을 펼치는데,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화자의 모습을 극대화로 보여주는 동시에 외로움을 덜어내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그는 바스의 생김새 보며 히프는 축 처지고, 허리는 가늘지 않고 길며 어깨는 좁고 곱사등처럼 생겨 끔찍한 악기라고 칭하면서도 비로 인해 습기가 가득 차 부풀어 오르는 몸통을 장시간 끌어안는 행동을 취한다. 모든 인간은 양가적 (모순적)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대목이다. 인간 이면에 뒤섞여 있는 감정의 불순물들이 용암 분출되는 작품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가의 <콘트라바스>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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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ㅣ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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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꿈이 실현되려는 찰나 고요한 삶 속이 한낱 사소한 비둘기로 인해 일상의 질서가 산산 조각 나버리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품 비둘기다. 작품의 나의 오십을 넘긴 조나단의 노엘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의 삶은 20년째 고요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내적인 균형을 깨뜨리거나 외적인 일상들이 마구 뒤섞이는 일들이 생기는 것을 협오한다. 그 이유는 혹독하고도 참혹한 유년기, 청소년, 성인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모든 불상사를 겪은 뒤 그가 깨달은 것 하나는 사람들은 믿을 수 없고 멀리해야만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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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도착한 그는 세브르가에 있는 어느 은행의 경비원으로 취직되는 동생이 플랑슈가에 있는 집 7층에 코딱지만 한 방을 구한다. 그에게 코딱지만 한 방은 불상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온전하게 자기 혼자만의 소유 공간이었다. 30년 넘게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던 조나단은 그 방을 아예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 4만 7천 프랑의 지불하고 나머지 8천 프랑만 남겨둔 어느 날 복도에 있는 공동변소를 사용하기 위해 문을 열기 전 아무도 없는지 확인차 문에 귀를 바짝 갖다 댄다. 그는 같이 세 들어 사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문밖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문을 가볍게 여는 순간 비둘기가 고개를 비스듬히 옆으로 누인 채 왼쪽 눈으로 조나단을 쳐다보고 있었다. 죽을 만큼 놀란 조나단은 후다닥 문을 닫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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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머리에 우선 떠오르는 생각은 심장 마비나 뇌졸중 혹은 최소한 혈액 순환 장애 정도의 증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추측과 한 무리의 까마귀 떼들이 그에게 소리치며 너는 이제 늙었고 끝났어. 기껏 비둘기에 놀라 자빠지다니 새들이 말하는 소리를 비롯하여 뒤죽박죽된 공포의 사념들이 무더기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는 귀중품을 챙겨 완전히 무장한 모습을 갖추어 방으로부터 탈출한다. 직장에 출근한 그는 몸쓸 사념에 몰두한 나머지 차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는 저렴한 호텔에 투숙하며 비둘기로 인해 결국 누더기가 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내일 자살해야지라고 마음먹는다. 그날 밤 악천후가 닥쳤고, 천둥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요란한 꽝 소리를 들은 그는 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은지 나 혼자서는 절대로 살 수가 없단 말이야라고 외치며 자신의 살았던 방으로 돌아가며 이 작품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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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때문에 자살까지 결심하는 스토리 전개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과대망상이 조나단의 삶의 의지를 잠식시키며 인생을 쉬이 포기하려는 듯 보였으나 운명과 맞서 싸우며 삶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인다. 공포, 절망, 불안 등 마주치기 싫은 감정을 마주했을 때 인간은 왜 과대해석 혹은 의미를 부여하려 드는 것일까? 사실 나도 그런 인간의 분류다. 텐션의 폭이 조금 큰 사람이랄까? 어찌 됐든 작가는 절망과 공포 두려운 감정을 자유롭게 연주하며 플롯을 이어나간다. 조나단을 자신을 생애를 자유롭게 보내고 있는 거지를 보며 경이로움을 느낀다. 현대인들은 조나단 인물처럼 비슷하게 산다. 스스로 감옥을 만들고 옭아맨다. 그런지 근래에 자주 드는 생각은 나는 나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것이다. 자기방어를 위해 취했던 위선적 태도를 통렬하게 실감하는 장면을 보며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것일까? 하는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작품의 결말을 보며 세상에는 인간이 생각하는 만큼 별일 아닌 일도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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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ㅣ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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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깊이에의 강요>작품에는 세 편의 단편소설과 짧은 에세이가 실려 있다. 첫 번째 단편소설< 깊이에의 강요>작품을 살펴보자. 소묘를 뛰어나게 잘 그리는 슈투트카르트 출신의 젊은 여인이 초대 전시회에서 "당신 작품은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아직 깊이가 부족합니다,"라는 논평은 평론가부터 받게 되고 기사화된다. 젊은 여인은 그림에 손을 대지 않고, 번뇌에 빠지게 된다. 운동 부족으로 몸을 비대해졌고, 알코올과 약물 복용으로 빠르게 늙어가며 순식간에 영락하기 시작한다. 상속받은 돈이 떨어지자 텔레비전 방송탑으로 올라가 139미터 아래로 뛰어내려 즉사한다. 젊은 여인의 죽음 이후 평론가는 180도 뒤집은 글을 작성한다. 대체로 예술가들의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은 평론가들이나 권위 있는 사람들의 해석에 기인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화가 과연 옳은 것인지 우리는 고민해 보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평론가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된 젊은 여류 화가의 웃지 못할 이야기다.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는 한국인의 모습도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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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단편 소설은 <승부>작품이다. 동네에 있는 늙은 체스의 고수의 장에게 젊은 남자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가 승리를 쟁취하기를 바란다. 젊은이는 체스를 과감하게, 모함적으로, 독창적으로 체스를 두지만 패배한다. 승리를 취한 고수의 장은 승리 후 괴로움에 휩싸이며 체스를 그만둔다. 체스의 규율이나 방법을 알고 작품을 접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현재의 나를 지키기 위한 전전 긍긍하는 고수의 장과 정열적으로 도전하는 젊은 남자의 두 인물을 내세우며 독자들을 향해 묻는다. 현재 독자님들의 삶은 안주하는 삶에 가까운가? 아니면 개척하는 삶에 가까운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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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단편 소설은 <장인 뮈사르의 유언> 작품이다. 훌륭한 보석상으로 성공한 그는 노후에 편안한 여생을 보내기 위해 근교에 대지를 구입 후 커다란 저택과 작은 정원을 만든다. 정원에는 수수한 장미를 심었는데, 장미가 전혀 자라나지 않았다. 그는 장미 줄기를 걷어내어 흙을 파기 시작하자 돌로 된 조개를 발견한다. 칼로 조개를 긁고 절구에 넣고 빻자 회백색의 가루가 나왔다. 그것은 조개와 동일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는 몇 주에 걸쳐 원전을 나가 땅을 파보았고 돌조개가 나왔다. 이후 행성 전체가 조개와 조개 종류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입증하며 조개와 조개 성분이 부단히 증가하는 이유로 끎임 없는 물의 순환으로 꼽았다. 그는 우주의 조개화보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굳어가고 육체와 영혼이 메말라가는 우리의 육신이 조개 성분으로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인간이 화석화되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할 때 화석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화석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경우 개인의 문제에서 더 나아가 사회를 후퇴시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화석화를 방어할 수 있는 내적 힘을 기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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