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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평점 :

다나베 세이코 작품은 나에게 있어 다소 생소한 작가였고 작정단을 통해 처음 접했다. 아쿠다카와상, 일본 문예대상, 이즈미교카문학상, 요리무리문학상등을 수상하여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연애소설, 역사소설, 에세이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작품을 선보였지만 특히 연애소설을 맛깔나게 표현했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작품 역시 아홉 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고, 아홉 명의 여성 화자가 등장한다. 그녀는 사랑의 움직임 본질을 파악하고 사랑을 통해 여성의 심리를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주체로 인식하는 세계관을 확장시키도록 돕는다.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결합이 많은 상품이야."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은 노처녀였던 고즈에는 먼저 시집간다는 동생 미도리 선포에 결혼 그 자체가 현실로 다가온다. 고즈에는 미도리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결혼 상대라도 되는 듯 온갖 상상을 하며 망상 속에 빠진다. 동생의 향한 질투, 부러움, 원망, 우울, 울분, 외로움 같은 감정과 호기심, 가슴이 따스해지는 즐거움, 흥분들이 동시에 미묘하게 교차되는 심리와 속내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나간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은 다리를 쓰지 못하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조제에게 누군가가 비탈길에 서있던 훨체어를 밀었고 근처 연립주택에서 자취생활을 하던 츠네오에 의해 휠체어와 로제는 무사했다. 이후 츠네오는 할머니가 조제가 살고 있는 집을 자주 드나들며 지내는 도중 취직이 잘되지 않자 방문은 뜸해졌다. 취업에 성공한 츠네오는 다시 조제를 찾아가지만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연립주택에서 생활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시 찾아온 츠네오에게 조제는 용기 있는 고백을 하고, 이들은 함께 살기 시작한다. 츠네오와 동물원에 놀러 간 조제는 사랑의 힘으로 호랑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조제가 다시 단장한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사랑의 관>은 남편의 냉랭한 태도와 외도로 인해 이혼 후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네는 성인이 된 19세의 젊은 조카를 유지를 만난 후 한눈에 반하고 만다. 이후 유지의 아파트로 자주 찾아가 그의 곁을 맴돌며 스타킹을 벗기도 하고, 속옷을 욕탕에 널 부려뜨려 놓으며 노골적인 사디스트로 변해간다. 이후 향락적인 하루를 보내고, 이들은 사랑의 관을 묻히기로 한다. 파워풀하고 거침없는 서사, 본능에 대한 강렬한 서사와 서늘한 비애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 밖에도 애인을 만날 때마다 '처음'이라 감정을 재생산해내는 <눈이 내릴 때까지>작품, 임신시켜놓고 떠나는 남자를 태연하게 보내는 과정을 담고 있는 <사로잡혀서>작품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했던 연애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개인적으로 작품들이 열린 결말로 끝맺음 짓고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