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기술 - 단단하지만 홀가분하게 중년 이후를 준비한다
호사카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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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돼지 해를 맞이했고 나도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  이 책은 대학병원 정신병원 정신 신경과에서 근무를 마치고, 도카이 대학교 의학부 교수를 거쳐온 호사카 다카시가 들려주는 인생 후반을 활력 있고 즐겁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가 근무하고 있는 진료실에서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 도박 혹은 알코올 중독자, 노후의 외로움으로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 또는 예비군 등 노후를 지루해하거나 우울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반면에 다른 극단에는 노후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도 존재하는데 저자는 사회의 불평등이 노후의 삶의 방식에도 영향을 끼쳐 '쓸쓸한 노후'와 '즐거운 노후'의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노후를 맞이했을 때 노후를 잘 보내는 데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노후의 삶의 방식에 차이를 주는 요인으로는 생활 조건이나 환경보다는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 노후에 대한 사고방식 등 개인의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마음가짐, 취미와 공부, 인간관계, 삶의 방식, 건강관리, 인생을 긍정하는 방법 6개의 키워드를 제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간은 언제나 삶의 목적을 가지고 자기 의지대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존재이기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막연히 노후를 맞이하면 틀림없이 그 시간은 쓸쓸해지기 마련이다. 나이 드는 것을 긍정하며 인색 2 막을 여는 방법을 제시한다. 거창하거나 힘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실천이 가능한 틀안에서 다정하게 독자들에게 권장한다. 퇴직 후의 휴식기를 미리 정해두는 일은 퇴진 전과 후가 좀 더 분명히 나뉘게 되고, 휴식기는 새로운 노후 생활의 발판이 되어준다. 노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취미를 시작하면 퇴직 후 생활의 기본 틀을 마련해 둘 수 있다. 활기가 없는 일상의 반복은 정신 건강에 마이너스 작용을 하므로 저자는 정년을 맞이한 사람에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무엇이든 정해진 일정을 만들면 좋습니다."라고 사람들에게 권한다.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지나치게 자신을 죄다 보면 무리를 하기 쉬운데 갈 수 있는 때까지만 가자는 마음으로 목표를 여유 있게 잡아두면, 자기 페이스를 지킬 수 있으므로 이렇게 하는 편이 어떤 일이든 오래 지속하기도 목표를 달성하기도 쉽다.라고 이야기한다. 나이를 먹고 만난 친구는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고 사귀는 편이 원만한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며, 길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 할 타이밍을 알아야 한다. 왠지 기운이 없는 날에는 일부러라도 주변을 정리하는 버릇을 들여놓는 것이 좋으며,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르지 말고 잠깐이라도 누군가와 실제로 대화를 나누기, 하루 한 번 큰소리를 내어 웃기 등 한결 밝아지는 마음을 갖는 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인적 사항, 나의 건강 상태, 소유 재산 및 부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나의 요구 희망사항 등을 수록한 엔딩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 노년을 보다 행복하게 보내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저 막막하기만 한 노후의 앞날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편보다 그 시간에 풍성한 수확을 하기 위해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기 위해 현실적인 준비를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고 이 책을 통해 말한다. 인생의 전환기에 접어드는 중장년 층이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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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네가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그림은 지음 / 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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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작가의 첫 에세이 <한 번쯤 네가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작품이다. 사랑 에세이 책이다. "서툰 마음을 짓고 그립니다. 누군가의 지나가는 말에도 쉬이 상처받습니다."작가가 자신을 소개하는 구절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책은 전반적으로 감성 넘치는 문장과 단어들이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은 작가만의 감성이 담겨있는 듯하다. 책은 시처럼 읽히기도 하고, 일기처럼 읽어지기도 한다. 나는 지식이 많고 감성이 굳은 사람보다는. 지식이 조금 부족하지만 다양한 감성을 느끼면서 사는 사람들을 선호하는 편인데 저자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저자는 후자에 더 가까운 사람인 것 같다는 기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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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이나 간 연애를 하고 종지부를 찍은 사람도 나에게 있었지만 이 사람은 진짜 내 사람인 것 같다.라는 강한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해준 것은 나의 가장 가까이에 살고 있는 다른 인물이었다. 그때 처음 나는 사랑과 인연의 문제는 별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한 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의 물길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그 과정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별을 시간을 견디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서로가 상대의 존재만으로 충만했던 보통의 일상 속에서 서운함과 오해들이 차곡이 쌓여 이별을 맞이하게 될 때. 사랑의 마음을 같이 키웠으니 이별하는 마음도 똑같이 끝난다면 좋으려만 대부분은 일방적으로 한쪽에서 사랑의 약속을 폐기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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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반쪽 사랑으로 많은 길을 걸어왔지만 시간은 그저 흘러갔다.

길 위에 많은 감정을 흘려보냈다고 생각했지만 갔던 길을 되돌아가 버려진 감정을 주워 담는 나를 보았다. 나는 잠시 나를 쉬게 놔둬야 겠다.(P051)

 

 

서로가 견뎌내지 못하는 상태가 오면 우리는 순간적으로 이별을 직감하기도 한다. 불안한 마음 덕분에 이별의 시간이 더 빨리 도착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한쪽에서 이별을 선포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향하는 마음을 멈출 줄도 모르고, 함께 했던 날들의 기억은 슬금 마음속에 파고들어 흔들어댄다. 기다림과 스스로가 만든 소용돌이 감정에 갇히고 상처를 받거나 차가움을 배운다. 저자는 소용돌이에 감정에 갇힌 마음들을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표현하며 독자들의 감정선을 톡톡 건든다. 이별이 남기고 간 잔상들 덕분에 간혹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가 머뭇 꺼려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이별의 과정을 그냥 체념 또는 흘려보내기에 익숙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람을 스쳐 지나가는 것은 슬픈 것이다. 저자는 그래도 어느 순간 첫눈처럼 사랑이 온다면 언제나 겁 없이 뛰어들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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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갑자기 막막해질 때가 있다. 지난 시간 나는 손쓸 수 없을 만큼 아프지 않으면 멈출 줄 몰랐다. 설익은 밥을 허겁지겁 먹는 것처럼 깊은 고민보다는 결과를 내기에 급급한 시간을 보냈다. 숨이 막혔지만 가끔은 무언가 이뤄 나가는 것에 대한 뿌듯함도 있었다. 목표를 향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을 것 같던 인생의 선택지 앞에 갑자기 거대한 벽이 나타난 순간, 많은 생각들이 나를 휘감았다. 그동안 나의 선택지에서 이런저런 이유들로 밀려났던 중요한 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P129)


좌절이 찾아왔을 때 자신을 추스르고 다듬는 시간에 기꺼이 머무를 수 있는 용기에 대해. 현실의 무게를 잘라내는 훈련에 대해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들도 책에 담아내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서툰 어른이어서 조금 서투르고 느려도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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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ㅣ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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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전격소설대상 ' 금상'을 수상 2013년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로 데뷔한 후지마루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예전에 방영된 드라마 한편이 생각났다. 49일이라는 드라마인데 억울한 죽음을 당한 여자는 뇌사 상태가 되어버린다. 때마침 여자 앞에 저승사자가 나타난다. 저승사자는 억울한 죽음이었던 여자에게 49일이라는 시간과 세 사람의 눈물을 받아내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작품과 조금 비슷한 설정으로 느껴졌다. 라이트 노벨 작품이다. 가독성 좋지만 무게감 있는 작품이었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작품의 줄거리는 빚에 쪼들려 졸업도 위태로운 고등학생 사쿠라 신지 앞에 몹시 수상한 남자가 나타난다. 다음 날 이모구비가 반듯한 하나모리 씨가 사쿠라에게 사신 아르바이트를 소개하기 위해 나타난다. 사신 아르바이트의 목적은 미련이 남아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사자'를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것이었다. 시급은 300엔이며 교통비마저 없고, 보너스도 없다 당연히 복리후생도 없는 황당한 조건을 제시한다. 다만 근무기간을 채우면 어떤 소원이든 딱 하나 이루어주는 희망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과 즉시 채용과 선지급이라는 말에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첫 번째는 아사쓰키였다. 아사쓰키의 고민은 소아병을 앓고 고생하는 네 살 어린 여동생에게 뭔가 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사쓰키의 고민을 해결해주려 머리를 굴려 방법을 찾아보지만 동생을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실패로 끝난다. 그날 밤 아사쓰키와 단둘이 공원에 있게 된 사쿠라 신지. 한때 이들은 연인 사이였기에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담소를 나눈다. 그 다음날 사쿠라 신지는 아사쓰키가 이미 한 달 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과 아사쓰키가 이미 죽은 사자임을 알게 되면서 사신 아르바이트의 정체를 알게 된다. 망연자실한 사쿠라 신지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려 한다. 아르바이트 기간 동안 얻은 기억은 아르바이트 기간 동안 유지된다는 사실로 인해 사쿠라 신지는 사신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데...

  


" 뭔가 남기지도, 남의 기억에 남지도 못해. 그런 의미 없는 시간이기에 추가시간 동안 고통스러울 만큼 자기 자신과 똑바로 마주 볼 수 있지. 아주 괴롭고 가혹한 시간이야. 하지만 어떤 인생에도 행복했던 시간은 반드시 존재해. 결과적으로 행복은 잃었을지도 모르지만, 행복했던 그 순간을 떠올릴 수 있다면 분명 미련을 해소하는 것보다 그게 더 소중한 일이야. 구로사키 씨는 그 순간을 찾아냈어. 그래서 저세상으로 여행을 떠난 거지"(P110)


우리는 보통 사자라고 하면 저승사자를 떠올리게 된다. 죽은 사람을 망자라고 칭하는데 이작품에서는 미련을 품고 죽은 사람들을 "사자"라고 칭한다. 사자의 미련을 풀기 위해 도와주는 것은  오직 사신뿐이다. 사자에게는 추가시간에 신비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사쓰키는 상대의 눈을 보면 상대가 뭘 바라는지 아는 신비한 힘이 있었다. 얻는 힘은 제각각이었다. 힘은 자신의 미련이 무엇인지 알아낼 힌트이자 미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 되기도 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사자는 알지 못한다. 미련을 해소하고 저세상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사자들은 추가 시간동안 힘껏 발버둥치다  다들 마지막에는 체념념에이른다. 죽음이라는 운명앞에서는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며, 아무리 발악한들 주어진 시간에 일어난 일들은 사람들 기억 속에서도 살아남지 못한다. 사신 역시도 아르바이트 기간동안 얻은 기억들은 아르바이트 기간이 끝나면 기억하지 못한다는 설정들이 작품을 더 아련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소멸하는 길로 걸어가고 있는 존재들이다. 사자들이 품은 미련들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결국은 사자에게 주어진 시간들은 지나온 시간들을 회상하며 스스로 삶의 여정의 의미를 깨닫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며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을 가지게 해주는 신의 마지막 배려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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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다리가 하나여도 웃을 수 있다면 -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나 싶은 당신에게 오스카 와일드의 말 40
박사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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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에 일을 던져주는 직장 상사. 간발 차이로 놓쳐버린 출퇴근 버스, 꾸벅꾸벅 졸다 지하철에 놓고 내린 지갑, 처음 개봉한 스타킹이 올이 나가있을 때. 한때 만나던 구애인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해버리고, 부모님 잘 만나 수월하게 인생을 잘 살고 있는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는 순간,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일까? 하는 자괴감에 빠질 때가 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수많은 타인으로부터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고, 그로 인해 삶에 있어서 쉽게 의욕을 잃고, 무기력 상태에 빠지기 쉽고, 자책을 일삼는다. 타인의 평가는 개인의 내면을 부수기도 하며 또한 사회로부터 언제 배척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타인으로부터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의 삶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계속 웃을 수 있다면, 벗어날 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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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스카 와일드가 가진 위트와 냉소의 힘에 주목했다.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나 싶은 당신에게 저자는 삶의 고통과 불행마저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오스카 와일드의 말 40가지를 추려 에세이형식의 책으로 소개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1871년 트리니티 칼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연구해 그 뛰어남을 인정받았지만 대학 시절 와일드를 사로잡은 것은 유미주의였다. 화려한 연변과 천재적 재증으로 어딜 가나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조롱'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의 유머와 위트는 조롱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곤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한평생 이어질 로맨스의 시작이다." (P34) 오스카 와일드는 자기애의 화신이었지만 자신과 닮은 어머니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라난 사람이기도 했다. 평생 사랑하며 살고 싶다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오스카 와일드는 그 사실을 스스로의 인생을 걸고 증명한 사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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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자는 "운명과 밀당 하는 법", "돈이 전부라고?" 등등 처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오스카 와일드의 문장들을 소개하고, 오스카 와일드의 인간적 면모와 함께 자신의 생각을 경쾌하게 풀어나간다. 선천적 재미주의자이자 북 칼럼니스트인 박사는 오스카 와일드를 만나자마자 동족임을 직감했다, 저자와 오스카 와일드의 차이는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 주로 친절했다면 저자는 오히려 가까운 이들에게 불친절하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사람은 무척 입체적인 존재라서 내가 모르는 새로운 모습을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사람이 바로 자신인 이유는 나야말로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내가 만드는 것이며 내가 만들어낸 나야말로 진정한 나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위선은 단지 인격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착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쁜 사람도 아니었다. 위악을 떨지도 위선을 떨지도 않았지만 위악적이었고 위선적이었다. 자신을 온전히 내보이면서도 사랑받도 싶어 했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사랑받았고 그 때문에 몰락했다. 그는 위악을 비웃고 위선의 가치를 재발견해냈다. 저자는 말한다. 오스카 와일드처럼 살 수 없다면 혹은 살기 싫다면, 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대로 우리 모두 위선을 떨자고, 착한 척을 하자고, 제대로 된 인격자가 되려면 우선 흉내부터 내야 한다고 위선을 떨다 보면 어느 순간 인격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읽는 내내 저자의 호탕한 언어과 함께 책 제목처럼 유머러스한 저자의 감각이 돋보여 착착 감겼다. 마음의 다독임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읽는 동안 피식 웃으면서 접할 수 있었고, 저자님 때문에 오스카 와일드의 매력을 새삼스레 발견하게 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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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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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 대중음악가이었으며 <갑작스러운 죽음>과 <아버지의 젖>두권의 시집을 발표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는다. 저자는 결혼식을 앞두고 아내 카린을 급성 백혈병으로 잃고, 현재 딸 리비아를 키우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슬프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자전적 이야기로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작품에 써 내려갔다.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작품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카린은 임신 33주 임산부이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아내 카린과의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다. 독감 증상 시작, 고열, 기침 어제 시작된 약간의 호흡곤란은 임신 때문으로 치부되었지만 증상이 심하게 약화되어 산부인과 병동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심한 폐렴에 걸린 것 같다며 의사로부터 이야기를 듣지만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를 한 결과 카린은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의사로부터 받는다. 진단을 받고 카린은 태어날 아이에게 리비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다행히도 아기는 자궁안에서 잘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태아가 모체에 지나친 부담을 주고 있고, 혈액의 상태 때문에 태아가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카린은 응급수술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딸 리비아가 태어났다. 리비아는 한 달 반 일찍 태어난 아기 치고 큰 편이었지만 신생아실에서 좀 더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소아과 의사가 말했다. 카린의 상태는 점점 나빠져 급성 백혈병에다 합병증까지 겹치게 된다. 장기 하나가 문제가 일으키면 다른 장기들도 약해지기 마련 이내 심장 기능이 약해졌다. 카린의 상태가 매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동안 톰은 카린이 깨어 뒤에 전부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에 의사들이 알려주는 정보들을 꼼꼼하게 듣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톰은 리비아에게서 카린에게로, 다시 카린에게서 리비아에게도 담요를 들고 왔다 간다. 부지런히 서로의 채취를 전달하지만. 카린은 결국 사망에 이른다. 톰과 카린은 책 꽂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앉아서 각자의 원고를 썼다. 다음 달 생활비를 걱정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글을 썼다. 언젠가 경제적으로 독립한 시인 커플이 될 것이라는 꿈 때문이었다. 카린이 세상을 떠난 뒤 리비아를 보며 카린을 떠올리게 된다.



 

"환자는 05시 52분부터 심장무수축 상태이며, 칼륨이 증가하고 있고, 젖산 수치는 28 유지, 에크모 회전수는 분당 5천5백에서 변화 없음. 기계를 통과하는 혈액량은 5.1리터. 생명의 지속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제 호흡기와 에크모의 전원을 차단한다. 기계들의 소리가 모두 멎자 방이 조용해진다. 뉘그렌이 자신의 손시계를 확인하고 말을 덧붙인다. 환자의 사망시각은 06시 31분."


책의 두께가 400페이지 분량이다. 김승욱 작가님이 번역을 했다. 책의 진도는 뒤에 실린 추천사와 다르게 잘 나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자칫 지루하다거나 늘어진다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는 죽음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통, 갑작스럽게 눈앞에 펼쳐진 상황 앞에서도 감정이 동요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사실적으로 문장을 절제하며 서술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사는 우리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불어닥친 불행 앞에서 갑작스러운 슬픔과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에서 작성된 글이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상실과 아픔, 이별의 상처는 인간으로서 치유하기가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마음에 남은 잔상들과 감정선들을 날 것 그대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작품에서 무한정 드러내지 않는다. 특히 책의 하이라이트인 카린이 사망하는 대목에서 서술하는 문장은 더더욱 건조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더욱더 소설의 내용들이 슬픔이 처절하게 바닥까지 독자들 내면에 파고들었다.  


몰아치는 감동은 말름퀴스트가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지 보여준다. 뛰어난 감정 묘사와 예술적인 절제, 수작이다. (뉴옥타임스)

상실에 대한 깊고 개인적인 이야기. 요즘 인기를 끄는 자전적 소설이나 회고록 형식을 자기중심적이라기 보다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가디언)

삶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라는 사실과 작가의 문체가 융화되고, 사랑의 경의로움을 보여주고 있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문단에서 평을 받는 게 아닐까? 나는 생각했다. 자신의 삶에 다가오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자리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온기를 전하는 팀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묻을 수 있는 날에 대해서 무한정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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