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의 순례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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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왕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가 싸움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다. 백성들은 거듭되는 살인과 약탈로 인해 여전히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성 위니프레드의 유골 이장을 기념하는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많은 순례자들이 수도원으로 모여들었다. 캐드펠은 관례적인 일과를 수행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모든 광경을 유심히 살폈다. 성당에 모인 사람들은 대체로 경건한 순례자들 같았지만 한두 명쯤 의심스러운 구석이 엿보이는 자들도 눈에 띄었다. 위니 프리드 성녀의 관을 운구하기 전날 키아란의 반지가 도둑맞게 되자, 수도원장은 반지를 찾기 위해 경내를 샅샅이 수색하기로 결정한다. 모두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보따리와 짐을 샅샅이 풀었고 비상금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의 물건이 도둑맞은 사실을 알게 된다.

라둘푸스 수도원장은 잃어버린 반지가 장물로 나올 것을 대비하였고, 도둑한테서 산 장물을 끼고 있는 대니얼을 발견한다. 그러던 중 성직자 한 명이 대 여섯 명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수도원까지 전해진다. 미사가 끝날 무렵 흐륀이라는 소년이 성녀께 기도를 올렸고, 이후 뒤틀렸던 발과 위축되었던 다리로 인해 목발을 짚고 다녔지만 많은 이들 앞에서 두발로 걷는 기적을 선보인다. 흥분과 환희로 들뜬 가운데 캐드펠 수사는 뤼크를 찾고 있는 올리비에, 휴와 함께 기사의 죽음의 진실을 하나씩 수사하기 시작한다.

20대 시절 절에 다닌 이후부터는 소원 성취를 이룬 신도와 이루지 못한 신도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지, 힘든 일을 직면하거나 이루고 싶은 일들이 있으면 왜 신부터 찾게 되는 것인지를 궁금했었다. 흐륀은 캐드펠이 건네준 약도 먹지 않고, 병이 낫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았고, 성녀님의 권능을 의심하지도 않았다. 흐륀처럼 영혼의 안식 외에는 어떤 결과도 가져다주지 않을 것임을 깨닫는 경지에 일러야만 신의 선물을 받을 자격이 되는가 보다. 흐륀의 인물을 통해 고통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 작품을 읽다 보면 단순한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의 일렁이는 구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세상의 사는 우리 모두가 인생의 절반을 기다림으로 보낸단다.라는 캐드펠 수사의 말이 마음에 콕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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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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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를 두고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간의 다툼은 여전히 진행되는 가운데 스티븐 왕의 부하인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포로로 잡혀간다. 때마침 스티븐 왕 측에서도 개울가 전투에서 살아남아 수녀님들 손에 구출된 엘리스 압 키난이라는 사람을 잡게 된다. 캐드펠 수사는 포로가 된 엘리스가 고위 신분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엘리스와 길버트 프레스코트 포로 교환을 위해 긴 여정을 떠난다. 그 사이 엘리스는 포로로 억류된 행정 장관의 딸 멜리센트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두 사람의 사이는 점점 무르익는다. 하지만 엘리스는 어린 시절 크리스티나라는 여인과 약혼식을 치른 적이 있다.

상대 진영에 도착한 웨일스인들은 캐드펠 수사에게 포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과 보증인을 요구한다. 슈루즈베리 수도원에 도착한 캐드팰 수사는 만반의 준비를 하며 길버트 프레스코트를 맞이한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사망하게 되면서, 교환은 무료가 된다. 캐드펠은 램프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얼굴 모든 부위와 구멍을 자세히 살펴보다 누군가에 살해되었음을 알게 된다. 휴 베링어와 캐드펠 수사는 단서가 될 말한 증거들을 모아 범인을 찾아 나선다. 과연 길버트 프레스코트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캐드펠 수사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정황적인 증거에 동요되지 않고 침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듯 보였으나 또 한 번의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움을 자아내었다. 사랑의 힘 크기는 개개인마다 균일하지 못하다. 엘리드는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너무 큰 죄를 지었고, 반면에 멜리센트는 살해된 정황만 가지고, 자신이 사랑하는 엘리스는 용의자로 지목한다. <죽은 자의 몸값>에서는 마음의 짐은 스스로 짊어져야 하지만 신의 은혜가 깃드는 한 혼자서만 모든 짐을 떠안고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한다. 또한 지난날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더 중요하다고 독자들에게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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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뇌 문학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문학적 성찰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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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 석영중 교수님의 <눈 뇌 문학 > 작품이 출간되었다. 그녀는 심한 안구 건조증과 비문증을 앓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눈과 뇌를 탐구하게 되는 상황에 이른다. 어린 시절부터 비문증을 앓았던 나는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급급한 나의 모습과 대조된다. 그녀는 단순한 지각 기관인 눈을 상상력의 기관으로 삶고 철학과 신학을 걸쳐 자신이 좋아하는 문학 작품에 천착해 나간다.

저자는 인문학과 연결 짓기 위해서 포식과 경쟁에서 출발한 인간의 눈이 그와는 반대되는 연민과 공존과 성찰의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갔는가? 이 가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위대한 눈>은 시각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설명과 시각 사상가들이 논하던 < 세 가지> 시각을 다룬다. <눈의 윤리>은 인간 눈과 CCTV와 같은 기계의 눈의 차별점과, 또한 정교하고 지능화 되어가는 디지털 전체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하여 다루며 <실재와 환상>은 고전 문학이 예고한 가상 현실의 윤리를 집중해서 살펴본다. 뇌전증을 앓고 있던 도스토옙스키는 뇌전증의 환자의 시선과 그 시선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정하며 냉정하면서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며 서사를 구사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연민을 가지기 마련인데, 진짜 이게 가능한 일인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가끔 시각이 상실된다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실명>은 눈먼 사람들, 혹은 시각 장애인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소개하며 저자의 살을 붙인다. <창조하고 감상하는 눈>은 타인이 창조한 예술을 감상하고 평가하는 특별한 눈을 지닌 인간이 착시 덕분에 지각되는 현상과 착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근법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던 파트는 <신의 바라봄, 신을 바라봄>이었다. 인간이 신을 보기 위해서는 신이 보는 방식을 본받아야 하고, 신의 보는 눈과 나의 보는 눈이 일치해야 한다는 테오시스 신화를 소개하며, 사랑만이 이 같음의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도스토옙스키의 단편소설 <우스운 인간의 꿈을 >통해 발견하고, 마무리된다.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출몰하기에 가독성이 좋은 책은 아니지만 문학 연구자가 생물학, 물리학, 유전공학, 지각 심리학 등 여러 학문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눈 뇌 문학의 세계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신선하였다. 도스토옙스키 문학을 좋아하지만 <눈 뇌 문학 >작품을 통해 더 좋아지는 계기가 되었고, 살아생전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 없지만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살면서 인생의 문제 해결 혹은 혜안을 얻고자 할 때 앎의 깊이를 잘 터득하기 위해서는 예술 작품을 단순히 미적 쾌감에 그치지 않고, 윤리적 영역으로 나아가는 저자처럼 승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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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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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촌 간의 내전으로 나라 전체가 피폐하고, 무정부 상태에 빠져든다. 순례자들은 몸을 사리느라 고향을 떠나지 않아 수도원의 수입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순수한 목적으로 수도원에 들어오려는 성직 지망자들의 수는 줄어든다. 다만 이곳을 피난처로 삼는 가난한 도망자들의 수는 자꾸만 늘어가는 가운데 수도원에 새로운 견습 수사 '메리엣'이 들어온다. 라둘푸스 수도원장은 새로 온 청년은 바람직한 인물인지, 병적인 열정의 소유자인지 몹시 궁금해한다. 사과를 수확하던 중 하늘로 향하고 있던 낫에 젊은이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다른 사람들과 달리 메리엣은 극단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한 메리엣은 밤만 되면 무서운 악몽에 시달리며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나는데 그로 인해 동료들은 그를 '귀신 들린 아이'라고 두려워한다. 왕의 특사로 활동하던 한 성직자 '피터 클레멘스' 의 행방이 묘연해지며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메리엣을 주시하던 캐드펠은 사제의 실종사건과 메리엣의 행동과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을 가지고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중세 사회의 암울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장남이 모든 걸 물려받게 되고, 부모가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편애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장남을 우선시하던 관습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모든 남자에게 관심을 받고 있으며 츄파를 던지는 '로즈위타', 심약하고 신경질적 태도를 지닌 '나이절' 당당하면서도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려는 '이소다'. 자상하면서도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믿는 '마크'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출세하려는 욕망과 권력욕을 얻기 위해 나쁜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과,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저지르지도 않는 죄를 뒤집어쓰는 행동을 보면서 인간의 본질은 악함일까 선함일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두 군주가 전쟁을 벌이면 무엇이 반역이고, 무엇이 충성인지를 알 수 있을까? 피터 클레멘스는 살인 사건은 전쟁에 의해 어쩔 수 없었지만 기저 밑에는 인간의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과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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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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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민주노총 위원장 한 분이 조계사에서 은신하고 있으며 자진 퇴거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과거 명동성당 역시 시위 지도자들의 단골 피시처가 되었다. 종교시설을 피신처로 선택하는 인간의 심리는 무엇일까?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성소의 참새> 작품은 1140년 피투성이가 된 채 성소로 피신한 릴리원으로 부터 시작된다. 마을 사람들은 릴리원이 살인과 도둑질을 저질렀다고 성난 폭도처럼 수도원에 난입한다. 수도원장과 캐드펠은 사법 담당자들과 타협을 보기 전까지 릴리원을 예배당 안에 두며 지켜보기로 한다. 캐드펠은 릴리원과 대화를 나누었고, 무죄를 주장하는 릴리원을 돕기 위하여 월터 아우리파버 집안에서 일어난 일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향한다. 그곳에는 새 신부인 마저리, 아우리파버의 딸 수재나, 줄리아나 부인, 하녀 레닐트, 자물쇠 제조 공인 볼드원 페치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캐드펠은 단서를 얻기 위해 상대를 부추기지 않고, 가만히 듣는데 집중하며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한다. 어느 날 강가에서 자물쇠 제조 공인 볼드원 페치가 죽은 채로 발견되며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캐드펠의 수사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성소의 참새> 작품 안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 본성들이 날 것 그대로 표현되고 있어서 읽는 내내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사람들에 의해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릴리원은 캐드펠에게 자기가 불리한 대목에서는 거짓말을 한다. 마저리는 남편을 손아귀에 넣기 위하여 남편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동시에 위증을 하며 수사에 혼선을 가져다준다. 또한 인간이 지닌 편견이나 선입관이 얼마나 무서운 것 인지를 일러준다. 철학과 미스터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성소의 참새>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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