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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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2018년 초반까지 연재한 칼럼을 모아 발행된 김성구의 첫 번째 산문집이다. 저자 김성구는 콧수염과 중절모 반바지가 트데이드마크다. 한참 어린 직원들의 술주정을 전화를 자주 받으며 동네 뒷산 산 벛나무와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20년간 추억을 실어 날라준 애마 1988년산 베르나를 애지중지한다. 뜨끈한 커피에 케이크를 먹을 때는 1인 1조각을 오롯이 즐기겠다는 욕심이 있으며 탈모로 인한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세명의 남자가 울긋불긋한 열기를 품은 채 초록색 때밀이를 밀어주는 장면의 표지도 인상적이지만 "007를 꿈꾸던 남자가 잡지 발행인이 되어 발견한 좋은 마음, 그 다짐의 기록"이라는 뒷 표지에 실린 문구와 함께 거울에 비추어진 자신을 모습을 보는 그림은 짠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인생을 부단히 애쓰면서 살았고, 삶의 희노애락을 정면으로 싸우면서 살아온 다정한 중년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자신의 짧은 경험담 같았다. 하지만 그 경험담은 너무나 거추장스럽게 표현하지 않고, 대단히 현실적이며 유쾌하면서도 코믹스러움을 겸하고, 삶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짤막한 글로 이루어진 산문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짧은 호흡으로 후다닥 읽을 수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자라온 저자는 마라톤 경기에 참여한다.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야 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마라톤은 자신을 보다 사랑하는 과정을 배우는 운동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지만 지금은 인생의 마라톤에서 어느 지점을 통과하는 중인지는 모르겠다.라는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었다. 

 

 

 

 

행복이 뭐지요?

성공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평범한 사람인가요?

고민에 빠져서 쉽게 대답을 할 수 없는 질문들을 독자들에게 묻는다. 미리 걱정하고 불안을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우선 너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휘들리지 말아햐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감정 자체를 찬찬히 관찰하기보다 생각 속에 빠져서 미리 걱정하고,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려는 조급함을 경계해야겠지요. 자기 생각에 갇혀 불안해하다 보면 무엇이 불안하게 하는지조차 모른 채 불안해하는 형상만 남게 됩니다."와 같은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인생에 하찮은 경험이 어디 있겠으며 건너뛸 수 있는 고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보다는 어떤 실패나 고통도 삶을 포기할 만큼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걸 용기 있게 이겨내면서 만나게 되는 깊은 지혜와 참다운 우정을 말하고자 합니다." <인생에 하찮은 경험이 어디 있겠어요 中 에서>

" 한 분의 고인을 두고 앞에 두고 감히 잘 살았다. 못 살았다. 평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우리 인간의 판단을 벗어나는 일일 것입니다. 다만 나 자신이 지금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해보고 싶거나, 어떻게 살다가 죽었다고 남들은 애기를 할는지 속세의 기준이 궁금하다면 그건 책이 아니라 직접 상가를 찾아가보면 알 듯 싶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中에서>

 

 

 

나이를 한 살 먹을수록 보상작용으로 연륜이라는 것을 축적하게 된다. 물론 대상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한정적이다. 나는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가감하게 드러내는 대목을 읽을 때마다 저자의 연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예전에는 길이 존재하지 않아 낙타가 지나간 자리가 길이 되었듯이 인생이라는 삶을 먼저 살아본 선배로써 해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오늘을 살고 있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내 삶의 방향에 등불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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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이미화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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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나의 거리를 좁히는 것 그러니까 당신과 나사이의 시차를 줄이는 것이 내가 영화를 보는 이유이며 영화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다.

영화를 볼 때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바란다. "

 

녹색 바탕에 낭만적인 옷을 입고 있는 이미화 저자의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책이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로써 여행지에서 마주한 영화 속 순간과 풍경을 담고 있다. 저자가 서술하고 있는 문체는 마치 음악의 한 소절처럼 읽힌다. 단어로 표현하면 "낭만적인 문체"였다. 모든 인간은 가슴속에 울림을 주는 영화 한두 편 마음속에 지니고 살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어바웃 타임과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내 풍경속에서도 사는 영화들이다. 저자는 남들보다 조금 느릿한 아이였다. 스무 살이 지날 무렵 사람들과 자신 사이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남들과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는 건 못 견디게 외로운 순간을 혼자 감당해햐 하는 일이기도 했으며 완벽하게 혼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를 들여다보는 일에는 촌스럽거나 늦었다는 말이 따라붙지 않았고, 그것들이 저자를 덜 외롭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영화는 총 9편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미드나잇 인 파리> <노팅 힐 ><어바웃 타임><클로저><원스><카모메 식당> 대중적으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들이다. 부모님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저자의 삶에는 물음표가 끼어들었다. 지금까지의 정돈된 인생을 내팽겨치고, 리스본행 열차에 뛰어오른 그레고리우스처럼 스스로 고고학자가 되어 자신도 알지 못했던 나를 찾아내기 위해 2015년 3월 그렇게 베틀린으로 떠난다. 단조로운 일상을 버리고 이해가 되지 않은 낯섦에 순응하기 시작했다.

 

 

리스본의 양경을 담기 위해 해가 질 때까지 골목투어를 하다 빨래가 걸려 있는 사람 사는 흔적으로 가득한 거리를 발견하게 된다. 일상적인 풍경은 저자가 떠나온 곳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발을 붙이고 살아 봄직한,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그려보게도 만들었다.

 

 

"정신 나간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말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말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너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우린 뭔가 통하는 것 같아."

 파리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셀린과 제시는 쉴 새 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빠져든다. 저자 역시도 열차가 비엔나로 향하는 내내 누군가 말을 걸어오지 않을까 괜한 기대심에 턱을 빳빳이 세우고 책에 시선을 고정했다는 귀여운 작가님.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S가 보내준 사진을 넘겨 봤다. 주로 혼자 여행을 하기 때문에 내 사진이 거의 없던 다는 내 모습을 보고 조금 울컥해졌다.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는 나는 이런 표정을 하고, 친구 옆에선 이렇게 웃고 촬영을 하는 뒷모습을 이렇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지날 날들을 나 조차도 모르던 순간들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영화의 장면을 여행하는 일이 영영 만날 수 없는 누군가의 흔적을 좇는 것처럼 느껴져 문득문득 쓸쓸해지곤 했었다. 내 얼굴 한 장 없는 사진 파일을 정리하면서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수많은 엑스트라중 한 명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다. "

 

 

"영화처럼 살고 싶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무의미 건조한 삶이 아니라 영화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삶을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되고 싶은 건 없는 내 인생과 원하는 걸 척척 이루어가는 스크린 속 인생을 맞바꾸고 싶었다." 

자신의 삶과 영화 속 주인공 삶을 바꾸고 싶었다는 저자는 지루하다는 말 뒤에 가려진 소소한 순간들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일상도 시가 되고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행을 통해 깨닫는다. 저자는 영화 속 그 장면 그 장소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영화 속 장면들을 곱씹어보고, 자신의 글을 써내려갔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불만족스럽게 여기면서도 자신의 울타리 변화를 두려워하며 현재의 자신의 삶을 안주하고 만다. 변화를 시도하러고 감행할 때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는 특권이 주어 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나간다. 따뜻한 봄날  길 위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자 이미화 저자의 한 층 성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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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3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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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서울 상수동 근처에서 클림트 전시회가 열렸다. 서식지역이 부산이라 나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만 가득했는데 책으로 만나 반가웠다. 좀 더 클림트 화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얻었다. 책 표지는 클림트의 작품인 물뱀 1의 작품이다. 너무너무 예뻐서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작가 전원경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런던 시티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비평 및 경영전공으로 석사를 글라스고 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기획하기 위해 모인 회의 자리에서 어떤 화가에 대한 책을 쓰고 싶으세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고, 그녀는 주저 없이 클림트! 라고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2018년은 클림트의 서거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1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클림트의 대표작인 키스 작품 여전히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클림트의 삶과 그림의 여정 빈의 클림트 빌라에서 시작하여 부르크 극장과 빈 미술사 박물관 빈 분리파 회관인 제체시온을 거쳐 이탈리아 라벤나의 산비탈레 성당으로  그리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빈 벨베데레 미술관과 빈 시립미술관과 레오폴트 미술관으로 여행하며 인간 클림트와 예술가 클림트의 발견 한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186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1918년 타계할 때까지 빈에서 살았던 화가이다. 이 화가를 이해할 때 빈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탐구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빈이라는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클림트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빈의 자취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클림트는 1862년 7월 14일 빈 교외 바움가르텐에서 가난한 보헤미아 민자 가정의 장남이자 7남매의 둘째로 태어났다. 열일곱 살이 되면서부터 두살 아래 동생 에른스트 친구 프란츠 마취와 예술가 컴퍼니를 결성함으로써 화가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클림트는 빈 분리파 실질적인 회장으로 추대된다. 1894년 클림트에게 커다란 위기가 봉착한다. 빈 대학의 상위 기관인 오스트리아 문화교육부에서 클림트와 마치에게 빈 대학 본부 건물의 천장화를 의뢰한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예술위원회는 클림트가 그려온 역사화와 엇비슷한 벽화를 기대했지만 클림트는 위와 같이 아무리 보아도 그 뜻을 알 수 없는 기묘한 스케치를  제출했다. 그러자 문화교육부 당국자들과 언론은 " 우리는 이 그림이 지나치게 자유분방하거나 에로틱하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 그림은 한마디로 추하다. 또는 과연 이런 그림도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는가? 같은 비판으로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하지만 클림트는 물러서지 않고 아주 명쾌하게 반박한다.

 

"나는 이런 식의 소란에 개인적으로 대답할 시간이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천장화를 완성한 후에 이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일이 설명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 만 이 말 하나만은 하고 싶다. 내게 중요한 점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그림을 좋아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내 그림을 좋아하는가 하는 문제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천정화 스케치에 대해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 비너 모르겐자이퉁 1901년 03월 22일>하지만 클림트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일파만파로 커졌고 분노한 클림트는 <금붕어>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다. 

 

 

"<키스〉는 단순히 그 화려함으로, 또 클림트의 황금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은 것이 아니다. 이 그림은 예술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젊음을 지나 완연한 생의 후반기로 들어선 클림트의 심정을 모두 토로한 작품이다. 아마 클림트 본인도 느꼈을 것이다. 이 그림이 바로 자신의 ‘절정’이며 자신은 이를 능가하는 그림을 더 이상 그릴 수 없다는 사실을, 화가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이제 자신의 앞에는 긴 쇠락을 향해 내려가는 일만 남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클림트는 평생 사랑과 예술을 갈구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사랑도, 예술도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 끝내 그의 손에 잡히지 않았다." 

 

클림트의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은 <키스>클림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기자들에게 " 내 그림을 보면 거기에 답이 있다"고 대답했다. 저자는 클림트가 끝내 이루지 못했던 사랑의 영원한 합일을 그린 작품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그가 생각했던 사랑의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클림트는 자신의 그림 못지 않게 사생활에 대해서도 지극히 말을 아끼던 사람이었다. 그는 여자에게 의지하는 사람이었다. 공식적으로는 한 번도 결혼하지 않았지만 클림트는 여자의 성을 통해 영감을 얻었던 예술가이기도 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을 완독 했다. 이 책은 독자가 과거와 현대를 동시에 간직한 모순의 화가인 클림트의 세계를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부드러운 문체로 이어나간다. 저자는 현재 남아있는 클림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해 평을 하고 있다. 저자는 클림트의 삶을 몇 가지 주요 키워드를 독자들에게 명쾌하게 제시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쏙쏙 빠져 들게 만든다. 클래식 클라우드는 내 인 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으로 기획되어 문학 예술 철학 과학의 다양의 분야를 아우르는 한 사람을 깊이 여행한다. 전원경 작가는 클림트를 깊이 파고들어 클림트의 생애와 작품과 사생활에 대해 독자들에게 들려주었다. 클림트의 작품에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명백한 메세지를 던지기도 한다. 예술을 통해 그리고 사랑의 힘을 통해 죽음의 공포까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클림트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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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명작 산책 - 내 인생을 살찌운 행복한 책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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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서적의 종류에는 유시민의<청춘의 독서> 박웅현의 <다시 도끼다>와 같이 책 속에서 책을 소개하는 작품들이 있다. 이번 상상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미령의 명작 산책도 책을 소개하는 작품이다. 이미령 작가는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를 전공하고 오랫동안 <팔만대장경을>우리글로 옮기는 일을 해오면서 책 읽는 습관을 새로 들였다.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소개하는 칼럼을 쓰기 시작하다가 방송에서 책을 소개하게 되었고 책 관련 일을 한지 10년이란 세월을 훌쩍 넘긴 그녀 "미친 듯이 읽어댔고, 읽다가 책에 체하고 짓눌린 적도 많았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주제의 책을 읽으면 내 마음도 까맣게 다 타틀어갔고, 유쾌한 책을 읽어 갈 때면 괜히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기도 하였습니다."라고 담담하게 고백하는 문장들은 책을 좋아하는 나 역시도 공감이 되는 구절이었다. 특히 책에 체하고 짓눌린 적도 많았다는 대목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울림이 컸던 책들 벗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들을 골라 엮어서 독자들에게 내밀었다.  

 

 

이 책은 총5장으로 구성되어  48편에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츠 코르트만 <곰스크로 가는 기차> 오스카 와일드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제외하고는 처음 보는 작품이어서 더욱 유심히 보았다. 이 책을 통해서 좋았던 점은 저자가 책의 줄거리를 조목조목 잘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것이었다. 처음 만나는 책들이 주를 이루지만 거리감이 들지 않았다. 또한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이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아서 좋았다. 고전의 책만 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 나온 책들도 실려있었다.  하나의 책 앞에 하나의 칼럼이 생성되었고,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생각과 책을 통해 느낌점 그리고 배운점, 책 내용 줄거리 요약 그리고 책을 만나게 되는 과정과 풍경등이 기록되어 있었다.

 

 

사하시 게이죠 <아버지의 부엌>은 전형적인 일본 아버지인 주인공은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었지만 여든이 넘어서 아내와 사별을 한다. 하지만 선뜻 아버지와 함께 살겠다고 나서는 자식이 없었다. 자존심이 강했던 아버지는 독신인 셋째 딸의 도움 받아 아버지의 홀러서기가 시작된다는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를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저자는 늙음이라는 삶의 부분은 결국 그 당사자인 노인이 감내해야 할 몫이라는 사실을 배우며 "아 그렇다면 우리 아버지이시여 이럴수록 힘없는 자식은 탓하며 움츠리지 말고 책 속의 아버지처럼 홀로 서기를 연습하면서 늙은 자신과 친해지는 것이 어떠실는지요."라는 작은 코멘트를 붙였다.   

 

사람 사는 게 간이 맞지 않고 싱거울 땐 바다로 나간다고 시작하던 이 책은 사람 사는 게 간이 맞지않고 싱거운 게 그러고 싶어서 그리되는 것고 아니고, 그게 싫다고 해서 또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한 감정을 저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준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작품

 

"지금도 세상은 불의의 힘이 셉니다. 그건 의롭지 못한 것은 향해 안됩니다. 라는 소리 내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인들 그 목소리를 내기 쉬웠을까요? 나와 똑같이 내 한 목숨 보전코자 전전긍긍하는 중생인데요. 하지만 세상이 안위의 잠에 깊이 빠져 있을 때 아니건 아니라고 소리치는 이들이 있어 세상은 그나마 살 만한 곳이었습니다. 그들이 피를 흘리며 간신히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살며시  얹는 비겁한 나. 독후감을 마쳐야겠습니다."

 

책에 살린 작품 중에서 구입해서 읽고 싶었던 작품은 김근태 작가의 <남영동>이었다. 1985년 9월 4일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전 의장이었던 김근태는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끌려가서 9월 20일까지 열 차레예 걸쳐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한 사건을 뚝뚝 꺽이는 한 인간의 생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나는 이 책의 줄거리 보다도 작가의 부연설명이 마음이들어 읽고 싶어졌다.

 

 작가의 나긋나긋한 문제도 좋았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 작품들도 보석처럼 숨어 있어서 좋았다. 작가가 폭넓은 독서를 하고 있다는 징표이기도 했다. 가독성도 나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담긴  이미령 작가의 신념들이 참 좋았다. 책을 친구 삼아 사는 모습들도 참으로 근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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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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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면 누구나 완전히 진이 빠진 것처럼 느껴지는 날들은 겪는다. 뭐 하러 그 많은 시간을 들여서 싸웠는지 알 수 없을 때, 현실과 일상의 근심에 압도당할 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그렇다. 놀라운 사실이 있다면 우리가 무너지지 않고, 그런 날 들을 생각보다 더 많이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끔찍한 사실이 있다면 얼마나 더 많이 견딜 수 있는지 정확하게는 모른다는 것이다."(P88)

"가끔은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을 때도 있어 너도 인간이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말이야"(P412)


총 570페이지로 이루어진 <베어타운>은 프레드릭 배크만 신작이다. 아직 책은 출간되지 않은 따뜻한 신상품이라고 할까? 다산북스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참여하게 된 "나"는 먼저 읽게 되는 호사를 누렸다. 프레드릭 배크만 소설은 대부분 긴 호흡과 긴 시간을 투자해야 완독 할 수 있는 페이지를 보유한다. <베어타운>작품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선명하게 그렸다. 이전 작품과는 상반되는 행보를 보여주며 작가의 철학과 소신이 실렸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케빈"과 "마야"사이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을 앞에 두고 불완전한 인간들이 보여주는 태도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현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책의 첫 장은 <베어타운>에 사는 등장인물을 간략하게 소개가 서술되어 있다.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 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도입부로 이 책은 시작된다. 탕-탕-탕-탕 베어타운은 해마다 점점 일자리가 살아지고 인구도 줄며 계절마다 숲이 폐가를 한두 채씩 집어삼키고 있다. 하지만 베어타운에 사는 사람들은 하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하키 팀의 성적이 올라가면 도시의 다른 부분들도 덩달아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젊은 친구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걸었다. A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 "수네" 수네의 제자이자 베어타운의 유소년 아이스 하키단의 단장 "페테르 안데르손 단장" 청소년 코치인 "다비드" 베어타운은 가난한 지역에 속하지만 재력가 몇 명때문에 구단이 아니라 권력다툼을 벌이는 왕국이 되어가고 있다.

 

"이겨라"라고 말하는 다비드 코치 밑으로는 "벤" 16번의 공격수로써 팀의 보석인 케빈을 지킨다. 엄마와 세명의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에이스이자  성공에만 관심이 있는 부모님을 가진 "케빈" 그리고 수비수지만 보드를 제일 못 타는 "보보"와 베어타운의 1라인 공격수 "빌리암"이 있다. 열다섯 살로 엄청난 스피드를 갖춘 "아맛"은 수네가 발견하면서 다비드에게 발탁되어 청소년팀으로 합류하게 된다.

 

 

전국 청소년 하키 선수권 준결승 대회의 승리를 검어 쥐며 흥에 겨워 있던 날 축하파티 자리에서 페테르 딸 마야가 케벤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되면서 이 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심리적 물리적 고충들을 절절하게 표현하며 권력에 의해 가해자를 피해자로 만드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를 담아내었다. 읽는 동안 화가 치밀어 올라서 "야"라고 소리치고 싶을 만큼 감정이입을 심하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만큼 소설의 전개가 구성이 탄탄했다.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는 문제를 제기하고 옭고 그름을 단정짓지 않았다. 그리고선 조용히 이해와 용서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그가 쓴 따뜻한 소설 앞에 온기를 온몸으로 충전할 수 있는 책 <베어타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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