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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2003년부터 2018년 초반까지 연재한 칼럼을 모아 발행된 김성구의 첫 번째 산문집이다. 저자 김성구는 콧수염과 중절모 반바지가 트데이드마크다. 한참 어린 직원들의 술주정을 전화를 자주 받으며 동네 뒷산 산 벛나무와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20년간 추억을 실어 날라준 애마 1988년산 베르나를 애지중지한다. 뜨끈한 커피에 케이크를 먹을 때는 1인 1조각을 오롯이 즐기겠다는 욕심이 있으며 탈모로 인한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세명의 남자가 울긋불긋한 열기를 품은 채 초록색 때밀이를 밀어주는 장면의 표지도 인상적이지만 "007를 꿈꾸던 남자가 잡지 발행인이 되어 발견한 좋은 마음, 그 다짐의 기록"이라는 뒷 표지에 실린 문구와 함께 거울에 비추어진 자신을 모습을 보는 그림은 짠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인생을 부단히 애쓰면서 살았고, 삶의 희노애락을 정면으로 싸우면서 살아온 다정한 중년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자신의 짧은 경험담 같았다. 하지만 그 경험담은 너무나 거추장스럽게 표현하지 않고, 대단히 현실적이며 유쾌하면서도 코믹스러움을 겸하고, 삶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짤막한 글로 이루어진 산문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짧은 호흡으로 후다닥 읽을 수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자라온 저자는 마라톤 경기에 참여한다.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야 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마라톤은 자신을 보다 사랑하는 과정을 배우는 운동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지만 지금은 인생의 마라톤에서 어느 지점을 통과하는 중인지는 모르겠다.라는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었다.

행복이 뭐지요?
성공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평범한 사람인가요?
고민에 빠져서 쉽게 대답을 할 수 없는 질문들을 독자들에게 묻는다. 미리 걱정하고 불안을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우선 너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휘들리지 말아햐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감정 자체를 찬찬히 관찰하기보다 생각 속에 빠져서 미리 걱정하고,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려는 조급함을 경계해야겠지요. 자기 생각에 갇혀 불안해하다 보면 무엇이 불안하게 하는지조차 모른 채 불안해하는 형상만 남게 됩니다."와 같은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인생에 하찮은 경험이 어디 있겠으며 건너뛸 수 있는 고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보다는 어떤 실패나 고통도 삶을 포기할 만큼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걸 용기 있게 이겨내면서 만나게 되는 깊은 지혜와 참다운 우정을 말하고자 합니다." <인생에 하찮은 경험이 어디 있겠어요 中 에서>
" 한 분의 고인을 두고 앞에 두고 감히 잘 살았다. 못 살았다. 평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우리 인간의 판단을 벗어나는 일일 것입니다. 다만 나 자신이 지금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해보고 싶거나, 어떻게 살다가 죽었다고 남들은 애기를 할는지 속세의 기준이 궁금하다면 그건 책이 아니라 직접 상가를 찾아가보면 알 듯 싶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中에서>

나이를 한 살 먹을수록 보상작용으로 연륜이라는 것을 축적하게 된다. 물론 대상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한정적이다. 나는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가감하게 드러내는 대목을 읽을 때마다 저자의 연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예전에는 길이 존재하지 않아 낙타가 지나간 자리가 길이 되었듯이 인생이라는 삶을 먼저 살아본 선배로써 해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오늘을 살고 있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내 삶의 방향에 등불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