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다리가 하나여도 웃을 수 있다면 -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나 싶은 당신에게 오스카 와일드의 말 40
박사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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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에 일을 던져주는 직장 상사. 간발 차이로 놓쳐버린 출퇴근 버스, 꾸벅꾸벅 졸다 지하철에 놓고 내린 지갑, 처음 개봉한 스타킹이 올이 나가있을 때. 한때 만나던 구애인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해버리고, 부모님 잘 만나 수월하게 인생을 잘 살고 있는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는 순간,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일까? 하는 자괴감에 빠질 때가 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수많은 타인으로부터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고, 그로 인해 삶에 있어서 쉽게 의욕을 잃고, 무기력 상태에 빠지기 쉽고, 자책을 일삼는다. 타인의 평가는 개인의 내면을 부수기도 하며 또한 사회로부터 언제 배척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타인으로부터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의 삶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계속 웃을 수 있다면, 벗어날 길은 있다.!

저자는 오스카 와일드가 가진 위트와 냉소의 힘에 주목했다.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나 싶은 당신에게 저자는 삶의 고통과 불행마저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오스카 와일드의 말 40가지를 추려 에세이형식의 책으로 소개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1871년 트리니티 칼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연구해 그 뛰어남을 인정받았지만 대학 시절 와일드를 사로잡은 것은 유미주의였다. 화려한 연변과 천재적 재증으로 어딜 가나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조롱'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의 유머와 위트는 조롱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곤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한평생 이어질 로맨스의 시작이다." (P34) 오스카 와일드는 자기애의 화신이었지만 자신과 닮은 어머니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라난 사람이기도 했다. 평생 사랑하며 살고 싶다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오스카 와일드는 그 사실을 스스로의 인생을 걸고 증명한 사람이기도 했다.

또한 저자는 "운명과 밀당 하는 법", "돈이 전부라고?" 등등 처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오스카 와일드의 문장들을 소개하고, 오스카 와일드의 인간적 면모와 함께 자신의 생각을 경쾌하게 풀어나간다. 선천적 재미주의자이자 북 칼럼니스트인 박사는 오스카 와일드를 만나자마자 동족임을 직감했다, 저자와 오스카 와일드의 차이는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 주로 친절했다면 저자는 오히려 가까운 이들에게 불친절하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사람은 무척 입체적인 존재라서 내가 모르는 새로운 모습을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사람이 바로 자신인 이유는 나야말로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내가 만드는 것이며 내가 만들어낸 나야말로 진정한 나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위선은 단지 인격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착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쁜 사람도 아니었다. 위악을 떨지도 위선을 떨지도 않았지만 위악적이었고 위선적이었다. 자신을 온전히 내보이면서도 사랑받도 싶어 했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사랑받았고 그 때문에 몰락했다. 그는 위악을 비웃고 위선의 가치를 재발견해냈다. 저자는 말한다. 오스카 와일드처럼 살 수 없다면 혹은 살기 싫다면, 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대로 우리 모두 위선을 떨자고, 착한 척을 하자고, 제대로 된 인격자가 되려면 우선 흉내부터 내야 한다고 위선을 떨다 보면 어느 순간 인격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읽는 내내 저자의 호탕한 언어과 함께 책 제목처럼 유머러스한 저자의 감각이 돋보여 착착 감겼다. 마음의 다독임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읽는 동안 피식 웃으면서 접할 수 있었고, 저자님 때문에 오스카 와일드의 매력을 새삼스레 발견하게 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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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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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 대중음악가이었으며 <갑작스러운 죽음>과 <아버지의 젖>두권의 시집을 발표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는다. 저자는 결혼식을 앞두고 아내 카린을 급성 백혈병으로 잃고, 현재 딸 리비아를 키우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슬프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자전적 이야기로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작품에 써 내려갔다.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작품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카린은 임신 33주 임산부이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아내 카린과의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다. 독감 증상 시작, 고열, 기침 어제 시작된 약간의 호흡곤란은 임신 때문으로 치부되었지만 증상이 심하게 약화되어 산부인과 병동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심한 폐렴에 걸린 것 같다며 의사로부터 이야기를 듣지만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를 한 결과 카린은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의사로부터 받는다. 진단을 받고 카린은 태어날 아이에게 리비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다행히도 아기는 자궁안에서 잘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태아가 모체에 지나친 부담을 주고 있고, 혈액의 상태 때문에 태아가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카린은 응급수술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딸 리비아가 태어났다. 리비아는 한 달 반 일찍 태어난 아기 치고 큰 편이었지만 신생아실에서 좀 더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소아과 의사가 말했다. 카린의 상태는 점점 나빠져 급성 백혈병에다 합병증까지 겹치게 된다. 장기 하나가 문제가 일으키면 다른 장기들도 약해지기 마련 이내 심장 기능이 약해졌다. 카린의 상태가 매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동안 톰은 카린이 깨어 뒤에 전부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에 의사들이 알려주는 정보들을 꼼꼼하게 듣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톰은 리비아에게서 카린에게로, 다시 카린에게서 리비아에게도 담요를 들고 왔다 간다. 부지런히 서로의 채취를 전달하지만. 카린은 결국 사망에 이른다. 톰과 카린은 책 꽂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앉아서 각자의 원고를 썼다. 다음 달 생활비를 걱정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글을 썼다. 언젠가 경제적으로 독립한 시인 커플이 될 것이라는 꿈 때문이었다. 카린이 세상을 떠난 뒤 리비아를 보며 카린을 떠올리게 된다.



 

"환자는 05시 52분부터 심장무수축 상태이며, 칼륨이 증가하고 있고, 젖산 수치는 28 유지, 에크모 회전수는 분당 5천5백에서 변화 없음. 기계를 통과하는 혈액량은 5.1리터. 생명의 지속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제 호흡기와 에크모의 전원을 차단한다. 기계들의 소리가 모두 멎자 방이 조용해진다. 뉘그렌이 자신의 손시계를 확인하고 말을 덧붙인다. 환자의 사망시각은 06시 31분."


책의 두께가 400페이지 분량이다. 김승욱 작가님이 번역을 했다. 책의 진도는 뒤에 실린 추천사와 다르게 잘 나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자칫 지루하다거나 늘어진다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는 죽음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통, 갑작스럽게 눈앞에 펼쳐진 상황 앞에서도 감정이 동요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사실적으로 문장을 절제하며 서술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사는 우리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불어닥친 불행 앞에서 갑작스러운 슬픔과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에서 작성된 글이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상실과 아픔, 이별의 상처는 인간으로서 치유하기가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마음에 남은 잔상들과 감정선들을 날 것 그대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작품에서 무한정 드러내지 않는다. 특히 책의 하이라이트인 카린이 사망하는 대목에서 서술하는 문장은 더더욱 건조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더욱더 소설의 내용들이 슬픔이 처절하게 바닥까지 독자들 내면에 파고들었다.  


몰아치는 감동은 말름퀴스트가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지 보여준다. 뛰어난 감정 묘사와 예술적인 절제, 수작이다. (뉴옥타임스)

상실에 대한 깊고 개인적인 이야기. 요즘 인기를 끄는 자전적 소설이나 회고록 형식을 자기중심적이라기 보다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가디언)

삶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라는 사실과 작가의 문체가 융화되고, 사랑의 경의로움을 보여주고 있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문단에서 평을 받는 게 아닐까? 나는 생각했다. 자신의 삶에 다가오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자리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온기를 전하는 팀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묻을 수 있는 날에 대해서 무한정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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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러버스 - 카페러버라면 꼭 가야 할 카페 버킷 리스트
@_cafelover_ 지음 / 나무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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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 아관 파천으로 고종황제가 러시아에 머물 당시 러시아 공사 웨베르를 최초 커피를 마시게 되고, 고종은 덕수궁에 정관헌이라는 서양식 건물을 짓고 커피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배경이 되었다.  당시 커피를 서양에서 들어온 국물이라고 칭하며 양탕국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6.25로 인해 주둔하게 된 미군의 군수 보급품을 통해 인스턴트커피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고, 이를 기점으로 다방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커피가 대중화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커피 시장은 2013년도 기준으로 4조 원 정도였고. 커피 매장은 커피 맛과 휴식공간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2014년 기준 약 2만 개로 추정되며 현재 과포화 상태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살아남으려면 전력적인 차별성이 필요한데 대중들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혹은 독특한 아트 등등 개성을 살린 커피 매장들이 쏙쏙 등장하고 있다. 덕분에 개성 있는 카페들을 찾아 투어를 하며 인증샷을 개인 sns 상으로 올리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잡게 되었고, 이 책은 지금의 트렌드에 맞추어 파워 카페스타그래머가 소개하는 일본 전역과 해외의 핫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특색 있는 음료와 음식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카페, 독특한 외관과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카페, 나만의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카페, 멋진 배경의 카페 세계의 카페 5개의 테마의 주제로 이 책을 말한다. 테이크 아웃 컵을 들고 심플한 벽과 함께 찍는 게 정석이며 심플한 테이크 아웃의 컵은 임펙트 있는 벽 앞에서 찍으면 세련미가 업이 된다. 라떼 아트는 잘 보이도록 위에서 찍는 게 포인트다. 그리고 샌드위치는 잘랐을 때의 단면을 찍으면 화려한 사진이 완성된다. 예쁘게 놓지 않아도 먹고 있는 손이 들어오게 찍으면 한 장의 사진에도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과 컵을 손에 들고 있을 때 포인트가 되는 네일, 엄지는 특히 신경 쓸 것. 저자는 sns 상에 올리고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사진 찍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특색 있는 음료와 음식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카페로는 따뜻한 우드와 블랙의 대비가 세련된 카페로 꽃집도 겸하고 있는 <에비스> 흰색과 그레이의 외관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 하고 있는 <히로> 등등을 소개하며 독특한 외관과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카페로는 네온과 팝적인 색감. 성조기와 체크무늬는 미국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메리칸>, 고전적이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OMNIBUS등을 소개한다. 책 뒤편에는 책 속에서 소개된 카페의 주소 전화번호 등 간단한 카페의 정보를 수록한 주소록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별책부록 안에는 카페러버지수 체크리스트와 서울의 카페러버스들이 소개하는 한국의 카페가 소개된다. 개인적으로는 제뉴어리 피크닉을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카페가 있다면 여수에 있는 <로스티아>이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전망 좋은 카페다. 바다가 눈앞에 보이며 야외에는 넓은 잔디밭과 그네가 있어 멋진 풍경 사진 찍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카페 투어를 좋아하고 즐겨 하는 분, 카페스타그래머가 추천하는 카페가 궁금한 분, 핫플레이스를 꿈꾸는 카페 창업 가, sns 용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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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듣던 밤 - 너의 이야기에 기대어 잠들다
허윤희 지음 / 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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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우리는 매일 밤 같은 꿈을 꾸고 있습니다.



2018년 한국 방송 대상 진행자상을 수상한 허윤희. 매일 밤 10시 라디오를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녀가 진행하고 있는 <꿈과 음악 사이>의 프로그램은 열두 해 동안 애청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다. <푸른 밤 성시경입니다.>,<정지영의 스위트뮤직박스>.<배철수의 음악캠프> 나 또한 저자처럼 라디오 듣기를 즐겨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 편지지에 꾹꾹 눌러 담아 우편을 붙여 사연을 보내고, 혹시나 사연이 DJ이 목소리를 통해 주파수를 통해 소개될까? 하는 기대감에 졸린 눈을 비비며 귀를 쫑긋 세우며 애청하던 학생이었다. 라디오라는 매개체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곁에서 올 곧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건 라디오가 가진 매력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사연과 신청곡들을 통해 청취자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저자 허윤희는 평소 방송에 미쳐 소개하지 못한 사연들과 기억에 남는 글을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출력해서 가지고 다녔는데, 카페에 앉아 그 뭉치들을 읽다 보니 '아, 이대로는 버리긴 아깝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 말한다.


사연 참여의 빈도만 놓고 보자면 남성보다는 여성 청취자들의 참여율이 훨씬 높은 편이고, 자신이 쓴 글이 소개되기 바라는 마음만은 다들 절실하다고, 그 이유는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이벤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백을 하는 편이 나을까요?"," 어떤 선물을 할까요?"," 회사를 관두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요?" 질문의 형식으로 보내온 사연들 앞에서 저자는  최대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이입해서 몇 마디 덧붙인다. 사실 사연을 보낸 사람들도 정답을 기대한 건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그들에게 필요한 건 조금 더 큰 확신이 아닐까 하는 입장을 취하며 저자는 그 길이 옳은 길이라고 응원한다. 총 6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본문 중간중간 삽입된 삽화들은 좀 더 책에 융화될 수 있다. 사랑 이별 가족 우정 추억 가족의 주제로 애청자들은 저자에게 말을 걸어온다.


학교에서 급식 당번이었던 아들이 바나나 두 개를 먹고 세상 행복한 얼굴로 말하는 것을 보며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는 아들을 닮고 싶다는 사연 앞에 저자는 행복은 작고 사소한 것들 사이에 감춰진 보석이라는 짧은 코멘트를 달았고, 오랫동안 준비해온 시험에 합격했지만 생각보다 기쁘지 않다. 어쩌면 그동안 집착한 건 합격 통지서사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잠긴 후에야 이제야 원하는 걸 생각게 되었다는 애청자의 사연 앞에서 들인 노력과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하던 일을 계속 이어가려는 관성은 길목마다 우리를 붙잡곤 한다고 그래서 때로는 포기가 도전보다 훨씬 어려운 선택이지만 힘겹게 걸음을 멈추었을 때 비로소 원하는 답을 찾게 되기도 한다는 긴 코멘트를 달기도 했다. 애청자들 사연들의 바탕과 저자의 일상과 생각 추천하고 싶은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조곤조곤한 말투와 달리 다르게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하는 성격의 보유자다. 방송국을 옮겨 오후 음악 프로그램의 DJ를 맡게 된 날  한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진행자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는 항의와 저자의 대한 날 선 비난으로 인해 자신감이 점점 줄어들었던 날. 이처럼 숨어있는 저자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도 또 하나의 읽을거리였다. 저자의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여러 가지의 사연들을 읽으면서 나라면 어떤 말을 코멘트를 달아주었을까. 사연에 어울릴만한 또 다른 노래가 없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속도감 있게 읽어나갔다. 누구나 공감할만 내용들이고, 소박하고, 따뜻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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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너라는 계절 - 한가람 에세이
한가람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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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사랑했고, 매일 실수했고, 매일 상처받았고, 매번 울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끈질기게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저자님. 그녀는 사랑이 있어서 행복했었다고 고하며 지난 사랑의 단상들이 모아 <너라는 계절> 작품을 선보인다. <이소라의 FM 음악도시>라디오 막내 작가에서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최강희의 야간 비행>을 거쳐 <한여름의 추억>의 드라마 작가로, 이제는 에세이 작가로 변신했다. 프로필 사진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분위기는 시니컬에 가깝지만 그녀가 만들어낸 문장들은 따뜻함과 다정한 사이를 오고 간다. 어떻게 사랑 같은 게 인생에 전부가 될 수 있냐고, 정말 시시하다고, 그렇게 한심한 인간인지 몰랐다고 실망하셔도 소용없다고,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탕탕탕 선포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음의 풍경 속에 누군가가 찾아오고. 또 누군가는 뛰쳐나가고, 또다시 다른 누군가가 들어오는 이치처럼 에세이의 플롯 역시도  봄으로 시작해서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을 이야기한다.  

그녀와 헤어지고 새긴 타투를 보며 그 곰인형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억의 조각. 샤프를 지금의 나이만큼 찍어 누른 뒤 하트를 그리고 그 안에 그 사람의 이름을 적고선 샤프심이 부러지지 않을 때까지 하트 속을 채우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미신을 여전히 믿으며. 여러 해 동안 반복하면서 깨달은 건 나이만큼 샤프심을 빼는 횟수가 결코 무의미한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서로에게 좋아한다 소리 내어 말한 적은 없지만 같은 마음 일껏이라 확신했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녀석. 친구들이 어떻게 됐냐는 질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나쁘고 못된 놈으로 만들어 버린 얼굴 빨개지는 부끄러운 기억, 안되는 줄 알면서도 생각처럼 안되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은 문장들과 헤어진 마음을 곱씹으며 이별의 슬픔 감정선들 그리움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한 구절들이 잔뜩 모여있었다.         ​  

 

랑을 말하고 사랑을 고하던 통로로 사랑을 철회하는 순간들을 경험할 때마다 마음의 철장들을 하나씩 봉쇄하는 나와는 달리 상처받은 그 마음을 쓰윽 쓰윽 열심히 글로 써대며 한 층 더 단단해지고, 성숙한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사랑을 대하는 저자님의 태도가 참으로 멋있었다. 막 이별의 정거장으로 환승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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