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듬기 - 일상을 깨지 않고 인생을 바꾸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수오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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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신, 생각 마음 따위를 바로 차리거나 다잡다."

"태도나 매무새 따위를 바르게 한다. "

가다듬기의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 수오 서재에서 출간한 히로세 유코 지음의 <가다듬기>작품은 가다듬기의 필요성 유무, 가다듬기를 실천하는 방법, 가다듬기를 실천함으로써 얻어지는 부산물에 대하여 소개한다. 저자 히로세 유코는 에세이스트이자 동시에 편집자이다. '편집자'라는 직업병이 그녀의 서사에 영향을 끼쳤을지는  모르겠으나. 전반적으로 그녀의 서사는 정갈하면서도 담백하다.

 

자는 머리말을 통해 가다듬기가 시작된 시발점은 매일매일 홀가분하고 쾌적하게 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비롯되었다고 고백한다. <가다듬기>작품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지금 나로 살기'는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집중하며 가다듬기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말하며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호흡 가다듬기를 추천한다. 2장 '시간과 공간 가다듬기'는 시간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삶이 편해지도록 나만의 시간표를 작성해볼 것을 권장한다.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에는 나만의 스위치를 켜는 시간을 마련하고, 밤에는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하거나 '오늘 하루도 좋은 날이었어."생각하며  차분히 하루를 정리하며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돕는다.

3장 '홀가분한 하루를 위한 일상 정리 법'은 늘리거나 덜어내거나 그대로 두는 과정 속에서 가다듬어지는 것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으며 4장 '모든 것은 몸에 남는다'는 마음이 헷갈릴 때에는 몸에게 물어볼 것을 이야기한다. 또한 먹을거리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가다듬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5장 '가벼운 쪽으로, 분명한 쪽으로'는 마음가짐을 잘 정비하는 방법과 가다듬기를 통해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작품은 자신의 방식대로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히로세 유코의 성실 기록물이기도 했다. 오늘의 나의 태도, 생활습관들이 쌓여 내일의 새로운 '나'를 구축한다. 일상 속에서 누구나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가다듬기'라는 삶의 태도 기술을 익힘으로써 오늘보다 더 나은 인생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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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 2020년 전면 개정판
정목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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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목 스님을 처음 알게 된 경로는 유튜브라는 매개체였다. 삶의 방향성 잃고,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무렵. 그녀의 강연은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나의 품질 등급을 향상시켜주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이후 마음이 너덜너덜할 때면 나는 이따금씩 그녀의 강연을 찾아보았다.

 

정목 스님은 유나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비울수록 가득하네>,<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작품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수오 서재 출판사에서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2020년 전면 개정판을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었다. 연두색 풀밭과 떼를 지어 있는 짙은 녹색의 소나무가 그려져있어 책을 읽기도 전 마음이 정화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비움으로 나를 채웁니다.'는 감정을 억지로 하심(下心) 하는 것이 아닌 알아차림으로, 가짜 그림자를 만들어 내며 가짜 '나'에고에 속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2장 '중심을 잡습니다.' 는 과거의 기억과 상황에 지배되지 말고, 자신의 결정권자는 타인이 아닌 제 자신이 되기를 말한다. 3장' 다정하게 화합합시다.'는 타인과 내가 분리된 남남이 아니라 똑같은 아픔과 똑같은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베푸는 것에 인색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이어지는 4장 '유연함이 강함입니다.'는 다양한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한 관점을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신의 방식이 아닌 세상의 물결 따라 음미하기를 더 나아가 감사하는 마음을 연습을 권하고 있으며 5장 '고요만이 남습니다.'는 자신의 내면을 고요하게 쳐다보는 수행에 관하여 6장 '자신만의 답을 찾습니다.'는 우리가 인생의 한 장면만 잘라 쳐다볼 것이 아니라 우주적 관점으로 전 생애를 관통하는 지혜의 눈으로 응시할 것을.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속도를 찾기를 염원하는 스님의 다정한 글이 실려있다.

 

우리는 자신이 지닌 좋은 것들을 발굴하고. 가꾸는 일에는 인색하지만, 타인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들은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끊임없이 자신과 비교하며 정신적인 자해를 일으킨다. 인생이란 길목 중간지점 지나고 있는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나는 나를 스스로 잘 돌보고 있는지, 나의 나침판들을 방향을 잘 가리키고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 또한 마음이 모든 것을 지어낸다는 의미를 가진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단어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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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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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주춧돌이 되고 있는 소설가 박완서.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현역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백민석 소설가의 말을 빌리면 당시 자신의 동기 여대생들은 대부분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끼고 다녔으며, 그녀들의 정신적 어머니였다고, 회상했다.

그녀를 회고하는 많은 문인들이 그녀를 기억하며 <멜랑꼴리 해피엔딩 >짧은 소설집을 기획, 출판했으며 올해 타계 9주기를 맞이한 한길사, 문학동네 등, 그녀의 문학정신을 되새기는 작품이 줄 잇고 있다.

고백하자면 나는, 그녀의 작품을 많이 섭렵하지 못했다. 그녀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는 어렸고, 책을 가까이 부대끼며 친구로 일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를 향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호평에 그녀에  대한 호기심은 왕성하지만, 막막한 나와 같은 동족들을 위한 입문서가 나왔다. 작가 정신 출판사에서 출판한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작품이다. 소설, 산문, 동화에 수록된 서문 빛 발문 67편 망라 작가 연보, 작품 연보, 작품 화보까지 수록되어 있다.

작품은 호원숙, 정이현, 최은영, 작가의 추천사로 시작된다. 소설가 정이현은 이 책을 성실한 감사의 기록이라 말했으며, 최은영 소설가는 박완서 작가의 40년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방법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그녀의 처녀작 <나무>에 대한 애틋함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신문 연재 중이던 <휘청거리는 오후> 작품을 두고 독자들이 "여자들을 왜 불행하게 만드냐고?"하는 간섭 앞에서도 "나는 내 작중인물에게 내가 그들을 창조하면서 지워준 운명대로 살게 할 수밖에 없었다."(P27)라는 그녀가 가진 우직함을 만날 수 있다.

출판을 앞둔 시점과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심경의 변화들을 생생하게 감지할 수 있으며, 한 작가가 걸어온 문학적 자취를 한 권에 만나 볼 수 있어 좋았고, 보물 찾기처럼 숨겨져 있는 객쩍은 위트 같은 서사에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문학이 가지는 힘.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매너리즘. 그녀가 지닌 다채로운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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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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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 나이 서른넷 윤이형 작가의 <붕대 감기>작품을 읽기엔 참으로 적당한 나이였다. 일주일 넘도록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을 적확하게 묘사한 서사를 독자들에게 내밀었으나. 독자인 나는, 마주할 용기가 없어 자꾸만 도망가고 싶었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 소설이지만 남성 화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동창인 '진경'과 '세연' 두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두고, 그들과 연결된 주변부의 여성들의 곪은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진경의 딸 율아와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서균이 갑자기 쓰러져 의식의 불명이 되자 서균의 엄마인 은정은 휴직을 신청했고, 남편은 회사로 복귀한다. 은정은 평소 인사치례로 친분을 쌓는 것을 펌하했지만 서균의 일로 '경단녀'가 될지도 모르는 불안감과 마음을 터놓을 곳이 딱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헤어디자이너 지현은 결혼한 오빠에게서 아들이 태어나자 달라진 부모님 태도에 더욱더 아이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지현은 집회에 나갔지만 집회를 둘러싸고 일어난, 여자들끼리의 하는 싸움에 끼지는 않았다. 얼마 전 미용실 손님으로 온 서균이 괴성을 지르고, 난리를 피우는 데도 서균 엄마 은정은 힘없이 '하지 말라고 했지'만 말할 뿐이었다. 그날 지현은 자신의 트위터에 '제발 공공장소에서 자기 애 좀 잘 챙겨 ...... 하 진짜. 내가 멍청하게 아직까지 도덕 코르셋 못 벗어서 막말은 차마 못 하겠는데 속이 터진다. ㅅㅂㅅㅂ 라고 글을 써서 올린다.

프리랜서인 세연은 마흔이 되자 삼십 대의 불안감 같은 것 들어갈 자리가 자리도 없을 만큼 바빴다. 한 달 전부터 생리통이 심해져 찾아간 병원에서는 자궁근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자중 적출이 아닌 하이푸시술을 받겠다고 하자 의사는 "자궁을 보존해야 향후에 아이를 가질 수도 있고, 여자로서의 삶이 망가지지도 않아요,"라는 말을 건넨다. 세연은 정색하고 되받아 치고 싶었지만 그냥 참고 넘겨버린다.

이혼을 한 윤슬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포토그래퍼였던 그녀는 촬영 때문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일이 잦았고, 남편은 그런 윤슬을 견디지 못했다. 세 살 많은 남자 선배 김과 함께 공동으로 실장 직함을 달고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나이는 한 두살 먹어가는데, 월급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에는 터무니 부족했고. 김에게는 비밀로 한 채 웨딩촬영 유치원 행사 아르바이트를 뛰기 시작했다. 일을 따내려고 이 남자, 저 남자 가리지 않고 들이댄다는 말이 돌았고, 김은 후배들이 다 듣는 술자리에서 그렇게 궁하면 나한테도 한번 주지 그래라고 속삭였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정서와 문화 질서 안에서 여성이 당하는 부당함의 일화에 대해 그리고 같은 여성끼리 협력할 수 있는 대상보다는 경쟁자라는 인식과 적대적인 관계 일화들을 동시에 이야기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처한 페미니스트의 양면성에 대하며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더 나아가 지금보다 더 좋은 방향의 페미니스트로 가기 위하여 여성의 연대가 필요하며 여성의 연대의 시작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윤이형 작가의 글이 나는 참 좋다.

어디에도 가닿지 못한 마음들이 모여 더 큰마음을 만드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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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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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공포 SF 기담 등 장르의 특색이 생생하게 담긴 작품 야마시로 아사코의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작품이 출간되었다. 야마시로 아사코는 설화적 모티브와 현대적 공포 감성에 이르는 다양한 범주들을 넘나들며 오래 잔잔히 맴도는 묘한 여운을 남기는데. 이 작품에 실린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 역시 일맥상통하였다. 상실과 재생이라는 테마로 서정적인 호러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비슷한 장르의 결을 가진 오카자키 다쿠마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내와 둘이사는 맨션에 양복 차림에 구두를 신은 중년의 남자가 나타나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자 이들 부부는 유령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유령의 출현시기는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하고 스케치북에 유령의 초상화를 그렸다. 또한 블로그에 초상화와 함께 심령 현상 체험기를 올리는 등 관찰과 실험을 통해 턴 오버라는 가설을 도출하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교타로(닭)은 후코의 이모에 의해 손도끼로 머리가 잘린 채 비밀리에 후코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전학 온 '나'가 교타로를 발견하고 비밀을 지켜주면서 둘 사이는 급속도로 친밀해진다. 어느 날부터 후코는 학교에 결석을 하기 시작하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나'는 후코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담은 <머리 없는 닭, 밤을 헤매다>

술에 취하면 과거와 미래가 뒤섞여 시간이 혼탁해지는 초능력을 가진 F와 그의 남자친구N 이들은 F가 지닌 초능력으로 큰 돈을 손에 넣게 된다. 어느 날 맨션에 놀러 가게 되고, 어김없이 N이 제조한 칵테일을 마신 후 피투성이로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는 F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사실을 듣게 된 F. 자신의 미래를 막기 위해 벌어지는 일을 담은 <곤드레 만드레 SF>

슬럼프에 빠져 10년 가까이 책을 내지 못한 소설가 T는 결국 아내와 이혼한다. 그는 아내에게 집을 주고, 자신은 연필 도구, 옷가지, 휴대폰만 챙겨 나와 근처 저렴한 셋방을 계약한다. 생활용품을 사려 중고용품점에 들른 곳에서 전통 문양이 수놓아진 이불을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온 그는 이불을 덮을 때마다. 신비로운 경험들을 체험한다.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가 기묘한 이불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인 <이불 속의 우주>

학창시절 화자 '나'는 와타나베 게이코, 오카무라 가스미, 후지야마 유키, 세 명과 자주 어울려 다닌다. 어느 날 이들과 함께 '나'는 요리코에게 폭력을 가했고, 요리코는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에 한다. 성인이 된 이들은 자신의 아기를 죽이는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게 된다. 어느 날 출산을 앞두고 있던 '나'에게 유키로부터 편지가 도착하게 되면서 아이를 죽이게 된 전말이 드러나는 <아이의 얼굴>

개인적으로 단편들마다 스토리가 신선하고, 더 나아가 문학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이지적인 아우라는 연출시키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슬픔을 생각하다 보면 책의 장르는 금방 무색해지고 만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호러물, 미스터리 SF 장르 소설들이 보이는 형식 혹은 편견 등 큰 틀을 붕괴시키며 넓은 의미로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평소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소설인데도 굉장히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만큼 매력있는 서사들을 많이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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