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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평점 :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주춧돌이 되고 있는 소설가 박완서.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현역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백민석 소설가의 말을 빌리면 당시 자신의 동기 여대생들은 대부분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끼고 다녔으며, 그녀들의 정신적 어머니였다고, 회상했다.
그녀를 회고하는 많은 문인들이 그녀를 기억하며 <멜랑꼴리 해피엔딩 >짧은 소설집을 기획, 출판했으며 올해 타계 9주기를 맞이한 한길사, 문학동네 등, 그녀의 문학정신을 되새기는 작품이 줄 잇고 있다.
고백하자면 나는, 그녀의 작품을 많이 섭렵하지 못했다. 그녀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는 어렸고, 책을 가까이 부대끼며 친구로 일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를 향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호평에 그녀에 대한 호기심은 왕성하지만, 막막한 나와 같은 동족들을 위한 입문서가 나왔다. 작가 정신 출판사에서 출판한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작품이다. 소설, 산문, 동화에 수록된 서문 빛 발문 67편 망라 작가 연보, 작품 연보, 작품 화보까지 수록되어 있다.
작품은 호원숙, 정이현, 최은영, 작가의 추천사로 시작된다. 소설가 정이현은 이 책을 성실한 감사의 기록이라 말했으며, 최은영 소설가는 박완서 작가의 40년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방법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그녀의 처녀작 <나무>에 대한 애틋함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신문 연재 중이던 <휘청거리는 오후> 작품을 두고 독자들이 "여자들을 왜 불행하게 만드냐고?"하는 간섭 앞에서도 "나는 내 작중인물에게 내가 그들을 창조하면서 지워준 운명대로 살게 할 수밖에 없었다."(P27)라는 그녀가 가진 우직함을 만날 수 있다.
출판을 앞둔 시점과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심경의 변화들을 생생하게 감지할 수 있으며, 한 작가가 걸어온 문학적 자취를 한 권에 만나 볼 수 있어 좋았고, 보물 찾기처럼 숨겨져 있는 객쩍은 위트 같은 서사에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문학이 가지는 힘.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매너리즘. 그녀가 지닌 다채로운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