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이미 신경줄에 기스가 나버렸다.
아이는 어미의 신경줄이 팽팽히 당겨진 것을
누구보다 본능적으로 느낀다.
어쩌면 나 자신 보다도 먼저 정확하게.
그것이 아이에게 얼마만큼 큰 두려움이 되는지.. 그래.. 안다..
나와 똑같이 제발 어서 잠들고 싶어서
감은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깊은 한숨을 몰아쉬는 아이에게
다시는 힘들게 자장가를 불러주지 않을 거라고 협박을 퍼부었다.
한시간을 자장가를 불러주고 난 후였다.
어쩌면 아이는 내게서 흘러나오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에
더욱 잠들기 힘들었을 것을..
아이는 1시반이 넘어서야 잠들었다.
힘들게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견딜 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얼굴을 쓰다듬고 팔을 쓸어내리고 그 작은 발을 쓰다듬으며
미칠 것 같은 심정으로 후회를 한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심장이 저 혼자서 너무도 빨리 뛰고 있다. 쫒아갈 수가 없다.
아.. 나는 너무도 약한 인간.
나를 제발 가만히 두어다오.
늦은 저녁에 동생과 통화를 할 땐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그 때도 씹어뱉듯이 내 손으로 죽여버리고 싶다는 말을 한 것 같다.
그쪽도 지옥 같았겠지. 지옥이겠지.
하지만 나의 평화를 부수려 하는 짓을 용납하지 않겠다.
내 아이의 잠자리를 망친 것.
내 힘들게 다져놓은 2년간의 평화를 망친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
이렇게 써갈기면 좀 나은가..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