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그 저녁의 노을이다.
오늘에야 나는 거기서 나의 미망을 읽는다.
아직은 남아있으나 곧 정갈하게 비워질.. 그 헛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충분히 어두워질 것이다.
나는 그 또한 알고 있다.
충분히.. 충분히 어두워질 때까지
이제 더 이상은 무엇도 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익숙한 어둠이 올 것이고..
비로소 나는 내 생의 한 시절을 평화롭게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