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아침
잘 잤느냐고
오늘따라 눈발이 차다고
이 겨울을 어찌 나려느냐고
내년에도 또
꽃을 피울 거냐고
늙은 나무들은 늙은 나무들끼리
버려진 사람들은 버려진 사람들끼리
기침을 하면서 눈을 털면서
<신경림>
바람은 오늘따라 차가웠으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안심한다.
겨울이 주는 신비한 선물..
추위로 웅크린 어깨, 추위로 뻐근한 가슴들은
대단한 걸 욕심내지 않는다.
그저..
이 겨울을 어찌 나려느냐고
내년에도 또 꽃을 피울 거냐고
서로를 도닥이며 걱정스런 눈으로 건네는 인사..
그걸로 충분하다.. 겨울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