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발을 다쳤다. 준비할 틈 없이 나타난 복병 같은 가벼운 사고..

아이와 함께 보낼 즐거운 휴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었다.

그것부터가 방정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둘이 함께 하려던 많은 계획이 취소되었고..

이유가 아이라는 것 때문에 대놓고 힘들어하지도 못하겠는 기분으로

일주일을 꼬박 숨이 가빴다..

겁이 많은 아이는 도무지 발을 땅에 딛으려 하지 않아서..

집안에선 컴퓨터의 의자를 휠체어삼아 생활을 했다.

화장실과 거실,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침실로 아이를 안고 나르면서

내 굵은 팔뚝은 덕분에 확실히 더 굵어졌을 것이다..

외출은 동생의 아이에게 물려주었던 유모차를 다시 가져와서 해결해야했다.

그나마 병원을 갈 때와 잔인한 더위를 피하러 에어컨이 있는 친정을 가는 일

외의 외출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겁쟁이 우리 모녀..

처음 며칠은 몸부림도 치지 못하고 거의 잠도 못자더니

이제 조금씩 몸부림을 치는 것을 보고 안심한다.

두려움과 아픔이 아이의 꿈길에까지 따라붙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었는데...

그렇게 지내다 문득 달력을 보니 입추가 지나있다.

아무리 더운 여름도 지나갈 것이고 가을은 올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 조금.. 조금 숨이 쉬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필코 앞으로만 흘러가겠다는..

시간의 약속에 위안을 받는다.

그 약속은 절대로 어겨질 리가 없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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