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

 

    1


    불 끈 영혼들이여, 절망은 기차처럼 지나간다. 창문마다


    손바닥 같은 불빛을 달고. 창문 전체가 불빛인 절망의 날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문은 열려 있다. 그 문


    을 네가 만든 것이 아니듯이, 네 스스로 그 문을 닫을 수는


    없다.


    2


    땅거미가 질 무렵 하나, 둘 켜지는 불빛은 이제 네가 졌음


    을, 결정적으로 패배하였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종일 네가


    이기려 했기 때문이다. 네가 짓밟고 있는 세상을......기어


    코 이기려 하는 한, 애초에 너는 지게 마련이다.


                   <이성복>       



내가 만들지 않은 문이어도.. 스스로 닫겠다 마음먹을 수 있다..

결정적으로 패배하는 일보다 더 두려운 일 앞에서는

행복을 선택하듯 불행을 선택할 수도 있다..

모든 싸움에는 ‘순정’이 끼어들면 낭패다.

때로 어떤 선택은 순정 때문에 골때려지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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