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 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모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들


    그들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 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를 위해


    내 쌀 씻어 놀 같은 저녁밥 지으며.



                   <이기철>

 

희망과 꽃밭만 가꾸는 것 인줄 알았다..

망각이나.. 폐허도 가꿔야 하는 것임을..이제는 알겠다..

희망이나 꽃밭은 저절로도 아름답지만

망각이나 폐허는 방치하면.. 돌보지 않으면

생의 팔 다리가 잘려나가는 것임을..


잊혀지면 안식이 되는 이름..

하지만 잊지 않겠다..

한순간.. 생의 가장 추운 순간에

그 이름이 마음 끝에 닿아.. 등불이 되는 순간을

포기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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