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그대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 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문정희>
그대, 혹은 지나간 그대들이 아직 내 주변에서 웅웅거릴 때엔
이렇게 중얼거릴 수도 있었겠다.. 그대.. 참으로 알겠는가..라고
하나의 그대를 잃으면서 지나간 모든 그대들도 약속이나 한 듯
내 생에서 하나하나 물러가며 퇴색되어 버린 후..
나는 고독할 자격조차 정지 당했는가..
이제야 비로소 나는 고독하지 않겠다...
시쳇말로 고독이란 단어는 이제 내겐 [생뚱맞다]..
죽어버린.. 죽어서 다시는 소생할 수 없게 된 단어가 되었다.. 비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