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제 내려놓아라

     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


     한 물결이 또 한 물결을 내려놓듯이


     한 슬픔은 어느날

   

     또 한 슬픔을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


     흩어지는 눈썹들


     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


     어느날의 내 젊은 눈썹도 흩어지는구나.


     그대, 지금 들고 있는 것 너무 많으니


     길이 길 위에 얹혀 자꾸 펄럭이니



     내려놓고, 그대여


     텅 비어라


     길이 길과 껴안게 하여라



     저 꽃망울 드디어 꽃으로 피었다.



                <강은교>

 

 

나는 간다.. 아침을 맞으러..

그 아침이 서둘러 어둠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그 아침엔.. 들고 있는 것들중

귀하지 않은 것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