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나를 행복하게 한 것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모닝커피.
(커피가 아직 따듯할 때 커피만 마시면 된다)
마음대로 골라듣는 음악들.
(음악이 흐르면 쪼로록 달려와 자기음악을 틀어달라고 조르는 통에
한곡도 마음껏 들을 수 없던 시간)
퍼질르고 앉아서 마음껏 소리 내어 걸레를 빠는 것.
(함께 목욕탕에 들어오겠다고 문을 두들기는 방해공작 없이)
마음 놓고 옷장을 열어서 옷들을 꺼냈다 넣었다 하는 것.
(속도 무지하게 빠르게 옷장에서 옷들을 꺼내 사방으로 집어 던지던)
아이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아이 물건들을 정리해 치우는 것.
(딴짓 하다가도 장난감을 치우려면 갑자기 그게 가지고 놀고 싶어지던)
개켜놓은 빨래를 두려움 없이 놓아둘 수 있는 것.
(개켜놓은 빨래 무너뜨려 발로 밟기가 취미인 우리딸)
하하하 처절버전^^;;
이렇게 쓰고보니 그동안 무지하게 불쌍하게 눈치보며 살았구나~~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낫겠지.. 그럼 그렇고 말고...
하염없이 창밖으로 시선을 두고
봄눈 내리는 날 아침..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조금 더 힘을 내자고 다짐하는..
너무 좋은 시간.. 너무 맛있는 커피.. 너무 다정한 음악들..
지금 나보다 행복한 사람.. 별로 없을 거라고..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나니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지는 마음..
역시 행복이나 불행에는 가속이 붙는구나..
200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