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빗소리는...]

 

빌어먹을 가을..

거기다.. 아주 제대로 소리 내는 비까지...

이런 소리를 내며 내리는 비를 어떡하면 좋을지..


왜 빗소리는 현재의 빗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걸까?

왜 빗소리는 2002년 10월 26일 새벽의 빗소리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기약 없이 기다리며 섰던 그 길가에서 내 발등을 적시던 빗소리..

창 넓은 찻집의 커다랗고 맑은 유리창에 눈물이 흐르듯 흘러내리던 빗소리..

마음 갈 곳 없이 헤매이던 날의 지친 어깨 위로 떨어지던 빗소리..

이렇게 지나온 모든 힘겨웠던 날들의 빗소리가

다 작심하여 하나가 되어 들려오는 걸까...


잔인도 하여라...빗소리...

나는 늘...무기력도 하여라...

200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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