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기 보다는 비우는 일을]
억울한 느낌. 아니 그게 아니었다.
자꾸 초라해지는 느낌. 그것도 전부는 아니었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밑바닥에 쓸쓸하고 서글픈 것이
항상 자리하고 있는 느낌...
훌훌 털어버리고 먼지처럼 가벼워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간들...
이제 여기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이미 떠나간 것들에 대해.
무엇이 아직 남아 있는지에 대해.
진정 마음 다해 사랑해야할 것들에 대해.
그리고 이쯤에서 그만 끝내야할 것들에 대해...
언제부턴가 채우기 보다는 비우는 일에 몰두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비워낸 자리에서 나를 더욱 선명하게 찾아보고 싶었다.
그 일이 나를 서게 할 수있을 것 같았다...
쉽지만은 않을 일이겠지만.
시를 쓰고 싶어했던.. 아니,
적어도 시를 열심히 읽었던 오래전의 나에게서, 그 시절의 꿈에서...
더 이상은 멀어지지 않기 위해서 이 칼럼을 시작한다.
칼럼이라는 타이틀이 꽤나 어색하지만
시를 올리는 일이 내겐 아주 즐겁다.
200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