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마리오네뜨
권지예 지음 / 창비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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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성란의 소설집과는 반대로 무지하게 밑줄 긋고 싶은 부분이 많았던 책.

연애의 종착역이 되어버린 결혼과 사랑의 덧없음..

하나같이 그로인해 아픈 여자들..

진정한 사랑과 소통을 원하지만 결국은

연인의 배신조차 삶의 횡포를 말해주는 하나의 사건일 뿐이고 마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꼭 상쾌한 것만은 아님을 다시 느껴보았다.

나와 너무 닮은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낄지언정 결정적으로 매혹당하지 않듯..


낭만적이고 열정적으로 시작한 사랑도 일상이라는 덫에 걸리면

부스러지고 황폐해 지며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결혼제도의 취약점(?)을 가지고

이렇듯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니!

그건 꼭 결혼으로 묶여진 관계뿐 아니라 모든 관계들이 다 그래서 일테지만.


여덟 편의 중단편을 잠자리마다 매일 한 편씩 읽고 잤더니..

덩달아 나도 병이 날 것만 같았던..

현실보다는 심란하지 않았지만.. 돌이켜볼수록 심란한 책..


뒷부분에 딸린 해설 중 마음에 와닿는 부분..

"여성들이 앓기 시작한 방랑의 질병과 내면의 고독은

행복한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그것은 같은 고통을 겪는 자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은밀한 표지이다."


남들은 모르고 더욱이 이해할 생각조차 하지 않지만

내가 훼손되어 가고 있는 걸 나만은 느낄 때..

무섭도록 외로워져 죽음조차 달콤한 유혹이 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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