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
자 이제는 놓아버리자
우리의 메마른 신경을.
바람 저물고
풀꽃 눈을 감듯.
지난 여름 수액처럼 솟던 꿈
아직 남아도는 푸른 피와 함께
땅 속으로 땅 속으로
오래 전에 죽은 용암의 중심으로
부끄러움 더러움 모두 데리고
터지지 않는 그 울음 속
한 점 무늬로 사라져야겠네.
<최승자>
안녕 L . 이제는 멀리 둘 수 있게 되었다. 부디 따뜻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