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쓸쓸한 당신
박완서 지음 / 창비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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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마른꽃(문학사상 1995년 1월호)

 

'나'는 대구의 조카 결혼식에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버스 옆자리의 노신사와 말을 섞게 된다. 내년이면 환갑이 되는 '나' 이지만 말쑥한 차림새와 점잖은 그의 태도에 잠시 마음이 설랜다. 서울 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중 사는 곳이 고덕쪽으로 서로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명함을 주고 간다.

얼마 후 강아지를 떠맡게 되었는데 먹인 음식이 잘 못 되었는지 앓기 시작하자 급한 마음에 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둘은 차도 마시고 산책도 하는 사이가 된다. 그는 지방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퇴직하여 지금은 아는 사람과 연구소를 운영한다고 했다.

소문이 딸아이의 귀에 들어가자 딸아이는 조박사의 신상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그의 좋은 조건에 차츰 호의를 갖기 시작한다. 조박사의 며느리 역시 시아버지를 모시기 보다는 '나'와의 재혼을 달가와 하는 눈치다. 

하지만 '나'는 조박사와의 연애에 '정욕' 이 비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정서로 충족되는 연애는 겉멋에 불과하고, 그와 나는 겉멋을 부려본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렇기에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빤히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조박사에게 그런 이야기를 전한다.

 

o 환각의 나비(문학동네 1995년 봄호)

 

영주의 어머니는 영주를 낳은 지 십년 넘어 아이를 못 갖다가 영숙을 낳았고 막내 영탁을 낳았다. 영탁과 영주의 나이 차이는 열세살이었다. 영탁은 유복자였고 아버지의 유산은 집 한채가 다였다. 어머니는 하숙을 쳤고 영주는 그런 어머니를 도와 생계를 꾸려가는데 손을 보탰다. 

영주는 뒤늦게 박사 과정을 밟아 지방대학에 강사 자리를 꿰어찬다. 어머니는 영주가 모시고 살았는데 이모들은 아들 집에서 어머니가 살지 않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소리를 해댔다. 어머니가 영탁의 집에서 살 수 없었던 것은 어머니의 건망증이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세 달 남짓 사는 동안 어머니의 치매 증세가 심해졌고, 이에 영탁의 안사람은 처음에는 현관문을, 그 다음에는 방문을 밖에서 걸어 잠그게 되었다. 영주가 어머니를 다시 모시고 오자 치매 증세는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인근에서는 어머니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예전과 같이 의왕터널을 가셨나 싶어 찾아가봤지만 허탕이었다. 다만 한 때 살았던 과천에서 어머니가 나타났다는 것만은 틀림 없는 사실 같았다. 

한편 서울의 위성도시인 Y시에 양옥집이 모여있는 동네가 있는데 새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나서 퇴락한 동네처럼 취급되며 원주민 동네라 불렸다. 그 동네에서도 외딴 집이 있었는데 그 집에는 처녀무당이 살고 있었다. 처녀 무당의 집 식구들은 죄다 처녀무당만 오로지 하며 놀고 먹었다. 처녀무당의 어머니가 수단을 부려 처녀무당의 점집은 절집으로 바뀌고 처녀무당은 비구니로 자연스님이 된다. 벌이는 더 좋아졌다. 하지만 자연스님은 돈에 관심이 없었고 가족과의 관계가 번다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 할머니 한 분이 절집에 들어와 스스럼없이 굴며 자연스님에게 밥을 해 먹이고 빨래를 개켜준다. 자연스님은 할머니와 함께 오래도록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영주가 전단지를 뿌리고 포스터를 만들어 붙이다가 Y시를 지나치고 절집에 마음이 끌린다. 절집에는 어머니가 승복을 입고 젊은 비구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영주는 자신이 보고 있는 모습이 현실이 아니고 환상이라고 생각하며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o 참을 수 없는 비밀(창작과 비평 1996년 겨울호)

 

서울 유수의 여대에 합격한 하영은 오빠 친구인 세준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방학을 맞아 놀러온 세준을 하영이 부추긴다. 세준은 물귀신이 나온다는 웅덩이에 뛰어들어 수영을 해보이려다가 죽고 만다. 

세준의 어머니와 누이들은 처음에 악다구니를 쓰더니 얼마 후 하영이 세준의 아이를 임신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영을 닦달한다. 하영은 시체가 된 세준과 입맞춤한 것이 남자와의 첫 신체적 접촉이었다는 것이 참을 수 없는 비밀이라고 생각한다.

세준이 죽은 지 꼭 일년되는 날 하영이 바라보는 면전에서 자동차가 충돌해 불길에 휩싸인다. 하영은 점차 의지와 상관없이 남을 헤코지하는 어떤 힘이 자신의 내부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 후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등 평범한 행복 속에 살아가지만 내밀한 한 곳에는 그때의 기억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영은 때때로 남편이 '봄소풍' 이라 부르는 가출을 감행해야 했다.

또 다시 그 '소풍'을 나온 날 하영은 음독자살한 시체와 조우한다. 이번 '소풍'은 여느때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싶었던 하영은 집으로 전화를 건다. 부재중을 알리는 녹음된 목소리에 하영은 낯선이가 자신의 집에 틈입한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란다.

 

o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라쁠륨 1997년 봄호)

 

아버지는 난봉을 피우다가 노년이 되자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성군의 중전마마' 처럼 품위있게 그런 아버지를 참아냈다. 매사에 깔끔하게 자신을 간수하던 어머니가 노년에 암에 걸려 항문을 조이지 못하게 되었다. 똥구덩이 속에서 뒹구는 어머니의 말년은 아이러니였다. 아버지에게 '내'가 내뱉듯이 어머니가 암이고 얼마 살지 못한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온 날, 어머니를 소 닭 보듯이 대하며 무시하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울먹이며 사랑한다고 말한다. 어머니와 '나'는 그 말에 웃음을 참지 못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거처를 '나'의 집 주변으로 옮기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아버지는 난봉에 관록이 붙어 추레해지기는 커녕 멋있고 풍류스러워 보였다. 어머니가 나이 들수록 보기 좋아지고 아버지는 추레해질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틀린 셈이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나'의 오빠는 길고 재미 없는 영화가 마침내 끝났다는 얼굴을 했다. '나'는 아버지의 노년을 보며 인생이 난해한 영화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길고 재미 없는 영화는 두 번 다시 보고싶어 하지 않지만, 난해한 영화는 혹시라도 이번엔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한두 번 더 보게 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o 너무도 쓸쓸한 당신(문학동네 1997년 겨울호)

 

딸인 채정의 졸업식 때는 딸자식 가진 부모라면 응당 겪어야 할 일이려니 생각하고 사위댁의 유세를 참아내었다. '나'는 아들 채훈의 졸업식 때에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하지만 막상 채훈의 졸업식에서도 사돈댁에게 눌려 변변한 기를 펴지 못한다. 남편은 평생을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가 이제는 서울 외곽에 집을 한 칸 사서 눌러앉았다. '나'는 아이들 교육 때문이라는 명목하에 오래전 서울에서 따로 살아왔고 이는 자연스러운 별거로 이어졌었다. 남편은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비만 쓰며 연금을 고스란히 부쳐왔다. '나'는 사돈댁에게 아들 자식 가진 어미 노릇을 하지 못한 것이 남편과 자신의 삐걱거림 때문이라는 자각을 한다.

사돈댁이 아이들 제주도 여행 티켓이라며 '나'에게 쓸어맡긴 봉투를 채훈에게 전해주지 않은 채 남편을 졸업식장에서 끌고 나와 서울 외곽에 마련했다는 거처로 가보자고 한다. 중도에 마음을 바꾸어 충동적으로 러브호텔에 든다. 사돈댁이 마련한 아이들의 행복을 일시나마 지연시키거나 차질을 빚게 하려는 의뭉스런 계획은 예약이 이미 되어 있어 티켓이 굳이 필요하지 않아 떠났다는 사돈댁의 말에 좌절된다. 오랫만에 본 남편의 넓적다리살은 흉물스러웠다. 바람을 쐬고 돌아온 나는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남편의 말라빠진 정강이에 있는 모기 물린 자국을 보게 된다. 스스로 원해서 가부장의 고단한 의무에 마냥 얽매어 있으려는 남편에 대한 연민이 목구멍으로 뜨겁게 치받친다.

 

o 그 여자네 집(13월의 사랑,예감 1997)

 

작가회의에서 북한동포돕기 시낭송회가 열리고 유명인사들도 각자 애송하는 시를 한 편씩 읽을 기회가 주어진다. '나'는 김용택의 <그 여자네 집>이라는 시를 꼭 낭송하고 싶었다. 거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그 시는 '나'의 고향마을에 살던 곱단이와 만득이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만득이는 당시로선 하이칼라로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위로 누나만 있는 귀한 집 아들이었다. 곱단이 역시 위로 오라비들만 둔 귀한 외동딸이었다. 마을에서는 둘이 장차 결혼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들이 잘 되길 바랬다. 그러나 1945년 만득이가 징병되어 둘은 헤어지게 된다. 만득이는 자신이 사지로 갈 것을 알았기에 곱단이가 과부될 팔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혼례를 치르지 않고 떠난다. 그러나 일제는 처녀들을 정신대로 끌어가기 시작했고 할 수 없이 곱단이는 신의주의 재취자리로 들어간다. 만득이는 살아 돌아왔고 마을 처자인 순애와 혼사를 치른다.

고향 군민회에서 만득이와 순애를 다시 만난다. 순애는 '나'에게 자신이 실체 없는 연적 때문에 괴롭다고 토로한다. 만득은 곱단을 향해 시를 빙자한 연애편지를 써대고 있었고 북한 여행 가서는 신의주 땅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었다고 했다. 순애가 죽고 만득이와 다시 만난 '나'는 만득이의 술회를 듣는다. 만득이는 곱단이의 얼굴이 이제는 생각도 안난다고 했다. 그는 곱단이 때문에 울었던 것이 아니라 고향땅에 대한 감회로 눈물 지었다고 했다. 그는 정신대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일본에 대해 울분을 느끼며 강도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십층에서 뛰어내렸다고 해서 자살이 되느냐고 묻는다. 그는 당한 자의 한에다가 면한 자의 분노까지 보태고 싶은 자기 마음을 토로한다.

 

o 꽃잎 속의 가시(작가세계 1998년 봄호)

 

미국에서 터를 잡고 살던 언니가 30년 만에 큰아들네 집에 들른다.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온 언니는 커다란 여행가방과 루이뷔통 가방을 들고 왔는데 여행가방에는 한국에서도 이제는 귀할 것 없는 봉지 커피 등속만 잔뜩 들어 있었다. 루이뷔통 가방에 무언가 좀더 그럴싸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가방을 열자 무참히 깨어지고 만다. 그 안에는 수의 일속이 들어있었다. 조카며느리는 결혼식에 참여하는 시어머니가 수의를 들고 왔다는 사실에 이제 죽을 때가 다 되어 몸을 의탁하러 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자못 불쾌해한다. 한술 더 떠 예단으로 보내온 옷감을 죄다 잘라 꽃이파리들을 만들었으니 조카며느리는 질겁을 했다. 언니는 조카며느리의 우려와는 달리 미국으로 돌아갔고, 돌아간지 두 달 만에 죽고 만다.

언니는 미국에 60년대에 이민을 가서 온갖 험한 일을 하다가 한 양장점에 취직했다. 그곳은 별다른 말이 필요 없었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고운 옷감으로 옷을 만들 뿐이었다. 손님이 직접 찾아오는 법은 없었다. 어느 날 TV에서 취재를 나온 날, 언니는 일본인 카메라기사에게 자신이 일하는 양장점이 유명한 곳이냐고 묻고 일본인 기자는 그곳에서 만드는 수의가 잘 팔린다고 말한다. 언니는 당장 그곳을 그만둔다.

 

o 공놀이하는 여자(당대비평 1998년 여름호)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헌이 네번째 낙방한 날 아란은 담배를 피우다가 헌에게 들킨다. 헌은 아란의 팔뚝에 담배 자국을 세 개 만든다.

집 앞 조각공원에 나간 아란은 자신이 거머쥐게 된 삼억 오천에 대해서 생각한다. 어머니는 진 회장이란 사람의 첩이었고, 아란은 그의 딸이었다. 어머니는 아란을 진 회장의 호적에 입적시키고 했으나 진회장 댁 식구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진회장이 모든 재산을 분배해주고 빈털터리가 되자 아란은 입적이 된다. 진회장이 죽으면서 변호사에게 유언을 공증받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 한 채를 아란에게 물려준다. 진회장댁 식구들은 모두 진회장이 생전에 살던 아파트 주변에 살고 있었기에 아란이 아파트에 들어와 사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들은 아란에게 아파트를 삼억 오천을 주고 되산다.

진회장의 아들 정기는 삼억 오천을 불려주겠다며 아란에게 은행 지점장을 보낸다. 높은 금리에 덜컥 수표를 맡긴 날 아란은 자신이 정기에게 사기당한 것은 아닌지 조바심을 낸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일 뿐이었고 아란의 돈은 은행에 안전하게 예치되어 있었다. 아란은 조각공원에서 공놀이를 하듯 헌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돈이 곧 권력이라는 사실, 세상과 자신 사이에 돈이라는 윤활유가 넉넉해지니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진씨 집안과 자신이 이런 식으로 화해하게 되었고 진씨 집안을 용서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자신의 마음 상태에 문득 비애를 느낀다.

 

o J-1 비자(창작과 비평 1998년 가을호)

 

미국에 사는 처갓집에서 처남의 결혼식에 초대를 했다. 흔쾌히 간다는 대답을 하자 아내는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아도 괜찮은지 묻는다.

'나'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소설가이다. 어느 날 수석으로 졸업한 김혜숙이라는 학생이 미국에서 전화를 걸어온다. 김혜숙은 미국의 C대학에서 동아시아 문학에 대해 연구를 하던 중 '나'의 작품을 토론 주제로 삼아 세미나를 열 예정이니 참석해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나'의 소설을 번역한 헬렌 강이라는 사람이 한국 역사와 문화에 무지하면서도 단지 두 나라 언어를 안다는 이유로 번역에 뛰어든 것이 못마땅해서 미국에 가겠다는 응답을 한다. 그러나 교장에게 허락을 얻기 위해 말을 내고 또다른 대학에서도 초청을 받자 조금쯤 우쭐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비자는 좀처럼 발급되지 않았다. 결국 빽까지 동원했건만 비자를 발급받는 절차는 까다롭기만 했고 정해진 일자에 댈 수가 없었다. '나'는 이런 사정을 C대학에 알렸고 C대학에서는 자못 비감한 어조로 연서까지 받은 편지를 보내 미대사관에 항의를 한다. 그리고 정식으로 '나'에게 사과를 할 것과 제반 비용의 손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한다. 저간의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아내에게 자못 비감한 어조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으면 미국 땅을 밟지 않겠노라고 호기를 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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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쓸쓸한 당신>은 꽤나 오랫동안 차 안의 출장 가방 안에 모셔져 있었다. 간혹 출장을 갔다가 시간이 남거나, 차를 대놓고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박완서의 소설이 제격이다. 박완서 소설은 언젠가 독서일기에도 썼듯이 라디오 사연과 같은 신변잡기가 많아 얼음에 박밀듯 읽을 수가 있다.

박완서를 싫어하게 된 것은 자전적인 소설인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읽고 나서였다. 부잣집 따님의 인텔리겐차연 하는 태도가 느껴져 싫었다. 그 후로 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단편들을 어쩔 수 없이 읽으며 조금은 화해했지만 지금도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고인이 된 작가의 작품을 이제는 좀 더 자주 읽을지도 모르겠다. 죽음은 언제나 나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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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재지이 범우문고 120
포송령 지음, 진기환 옮김 / 범우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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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송령(蒲松齡) 은 중국 청나라 초기의 소설가, 극작가로 산둥성 쓰촨 사람이다. 당시에는 요재선생으로 불리웠고 자는 유선(留仙), 검신(儉臣), 호는 유천(柳泉)이다. 1658년 16세에 현시(縣試), 부시(府試), 원시(院試)에 수석으로 급제하나 그 뒤 향시(鄕試)에 급제하지 못하여 훈장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독서와 저작에 전념한다. <요재지이(聊齋志異)>는 포송령이 20년에 걸쳐 완성한 단편소설집으로 총 445편의 설화가 수록되어 있다.

범우사판은 옮긴이 진기환이 가려 뽑은 27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매일 밤 자기 직전 한 두편씩 읽었다. 이야기들은 기존에 전해져 오는 민담을 가공하거나 작가가 새로이 창작한 단편들인데, 그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향시에 합격하지 못하여 일평생을 막료와 훈장질로 생계를 이어간 불우한 작가의 한이 느껴진다.

문(文)으로서 출세의 근본을 삼아 명(名)을 알리는 것이 동양적인 가치의 원형이라고 했을 때,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한 포송령의 한은 분명 창작의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창작의 결과물이 기담(奇談)의 형태를 띤 것도 그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적지 않은 저작을 남겼지만, 포송령은 끝내 불우했을 것이다. 욕망의 좌절을 원동력으로 삼은 창작행위는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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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스트리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2
V.S. 나이폴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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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스트리트는 서인도제도의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수도 포트 오브 스페인에 있는 빈민가 거리이다. 작가인 나이폴은 1932년 트리니다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후 1948년 해외 유학 장학금을 취득했고, 1950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작가로 활동하며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다분히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미겔 스트리트>는 총 17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는데 전반부의 16개 장은 미겔 스트리트에 사는 인물들에 할애되어 있고, 마지막 17장은 자신이 트리니다드를 떠난 경위를 적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 정상 궤도에서 조금 벗어난 인물들로 그 중 생활인(生活人)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들은 저마다 주도면밀하게 짜여진 함정에라도 빠진 듯 실패를 거듭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보다는 탈출을 꿈꾼다. 그러나 그들의 탈출 역시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남자들은 오쟁이진 남편이기 일쑤이고 여자들은 상시적으로 남편에게 구타당하면서도 그것에 대해 변변한 항의조차 하지 않는다. 신문을 통해 얻은 지식을 자랑하다가 사기를 당한 후에 복권에 당첨이 되었는데도 당첨 사실이 신문에 났다는 이유로 믿지 못하는가 하면, '기계의 천재'는 멀쩡한 자동차를 수리한답시도 망가뜨리기 일쑤이다. 마을의 천재는 번번히 시험에서 떨어지고 시인과 예술가들은 트리니다드에서 자신을 이해할 사람이 없다며 조악한 자신들의 기예를 한탄하기 일쑤이다.

등장 인물들의 반복되는 실패는 결국 주인공 자신이 '트리니다드에서는 술이나 마셔야지 그 밖에 할 일이 있겠어요?'라는 자조적인 말로 대변된다.

트리니다드는 흑인과 인도인이 백인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왔지만 한국이나 중국의 식민지배 양상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띠었다고 한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인종들이 외부로부터 유입되었기 때문에 민족적인 구심점이 없었고 이런 이유로 피지배민족끼리 대결 양상을 띠었고, 자조적인 분위기가 만연해 '트리니다드'라는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이 희박했다고 한다. 그 결과 도덕적인 부패와 권태, 무기력이 국가 전체를 짓눌러 범죄행위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문제의 해결보다는 탈출을 염두에 둔 생활방식이 주조를 이루었다고 한다.

<미겔 스트리트>를 읽으면서 이문구의 <우리동네>가 생각났다. 그리고 <우리동네>가 얼마나 훌륭한 작품인가를 새삼 깨닫는다. 작품 속에 담긴 해학과 비판의식, 그리고 연작소설을 이끌어가는 뚝심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한동안 한국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그 구체성, 내가 딛고 선 이 땅의 이야기가 주는 현장감이 싫었다. 밥벌이의 고단함을 소설 읽기에서 다시금 맛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한국소설로 돌아가야 하리라. <미겔 스트리트>에서 탈출에 성공한 사람이 없듯이, 나의 탈출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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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거울 속에 동서 미스터리 북스 78
헬런 매클로이 지음, 강성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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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어두운 거울 속에 - 헬런 매클로이

 

블레리튼 학교의 여교사 포스티나가 라이트훗 교장으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는다. 그녀는 변변한 해고 사유조차 듣지 못하고 쫓겨난다. 포스티나는 상심한 마음을 동료 선생인 기젤라 폰 호헤넴즈에게 털어놓고, 기젤라는 이 문제를 정신과 의사인 베이질 윌링과 상담한다.

포스티나가 학교를 떠나게 된 이유는 그녀의 '생령'이 돌아다닌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녀의 모습이 두 곳에서 동시에 발견되는가 하면 있을 수 없는 시각에 특정 장소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얼마 후 앨리스 에이티슨이라는 동료 교사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사망하고 만다. 학생 중 한 명이 앨리스를 포스티나가 계단에서 밀쳤다고 증언하지만 포스티나는 그 시각 뉴욕에서 기젤라와 장거리 통화를 하고 있었다.

베이질 윌링은 포스티나의 변호사를 만나 포스티나의 상속 관계를 조사하던 중 그녀가 유명한 사교계 여인의 사생아로 서른이 되는 해에 보석을 물려받기로 했다는 점, 만약 서른이 되기 전에 죽는다면 보석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양도된다는 점을 알아낸다.

지친 심신을 쉬도록 하기 위해 별장으로 간 포스티나가 심장마비로 죽는다. 그녀가 죽던 그 시각에 기젤라는 포스티나를 방문하기 위해 차를 몰아가다가 포스티나로 보이는 사람을 칠 뻔한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기젤라가 사고를 낼 뻔한 그 시각에 포스티나는 이미 죽어 있었으므로 기젤라의 착각으로 치부되고 만다.

포스티나의 별장을 조사한 베이질 윌링은 누군가가 유리창 뒷면에 검은 천을 덧대어 거울처럼 만들어 심장이 약한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망하도록 꾸몄다는 것을 밝혀낸다.

 

o 두 병의 소스 - 로드 던세이니

 

고기에 짠맛을 내는 소스를 판매하는 스미저스는 우연히 옥스퍼드를 졸업한 린리라는 사람과 한 방을 세내게 된다. 린리는 머리가 비상한 사람으로 스미저스는 그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으리라 기대했다.

어느 날 살인이 의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스티거라는 사람과 동거하던 낸시 엘스라는 여성이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스티거에게 150파운드의 예금이 생긴 것이다. 스코틀랜드 야드(런던경시청)은 스티거의 집을 빈틈없이 감시하지만 수상한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고, 시체를 은닉하거나 처분한 정황도 없었다. 다만 수상한 점은 그가 야채만 사가고 고기는 전혀 사가지 않는다는 점과 뒤뜰에 있는 열 그루의 나무를 매일같이 베어내 장작을 만든다는 점이었다.

린리는 스티거가 고기에 사용하는 소스를 사갔다는 점에 주목하여 그가 낸시의 시체를 먹어 없앴다는 점을 추리한다. 나무를 베어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린리는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라는 오싹한 대답을 들려준다.

 

'도플갱어'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은 <어두운 거울 속에서>는 미국탐정작가클럽(MWA) 최초 여성 회장인 헬런 매클로이의 작품으로 그녀의 남편은 마이클 셴 시리즈로 유명한 블레드 헐리데이다. <어두운 거울 속에서>는 신비로운 분위기로 독자의 시선을 빼앗은 점에서는 성공했지만 범행의 개연성이 너무나 빈약하다. 심장이 약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일년여를 변장하여 따라다닌다는 점도 그렇지만 단 한번의 시도로 심장마비로 죽게 만든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일본의 식인 살인마 사가와 잇세이를 떠올리게 만드는 로드 던세이니의 <두 병의 소스>는 어느 시점부터 독자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라는 마지막 대사 한 마디에 소름이 끼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던세이니는 동양적인 신비와 공포를 작품의 주제로 많이 다루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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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1년 이상 간병사 일을 한 서른 한 살의 캐시.H는 이제 간병사로서의 경력을 마칠 시기가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기숙 학교 '헤일셤'에서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루스와 토미를 만나면서 과거를 회상한다.

 

어린 시절, 토미는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마음이 너그러운 아이였고 루스는 이기적이면서도 마음이 여린 아이였다. 헤일셤에서는 글쓰기와 공작 등 창작 활동이 중요하게 여겨졌고 그들의 작품 중 가장 훌륭한 것들은 '마담' 이라 불리는 여성이 '화랑'에 전시하기 위해 가져갔다. 토미는 작품 창작에 소질이 없었고 그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다. 토미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루시 선생님의 조언 덕택이었다. 루시 선생님은 토미에게 반드시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토미는 더 이상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리지 않았고 놀림에 무관심해진 덕분에 따돌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헤일셤에서 '성교'에 관한 선생들의 가르침은 아이들에게 혼란을 준다. 그들은 그것을 권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금지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을 했다. 학생들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자신들의 처지와 아이를 갖기 위한 행동인 '성교'의 개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그 즈음 캐시는 주디 브릿지워터의 <송스 애프터 다크> 앨범에 수록된 <네버 렛 미 고>라는 노래에 빠져 있었다. 그 노래 중에는 '베이비, 베이비, 네버 렛 미 고......' 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캐시는 원래 가사의 내용과 상관 없이 자신이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었다. 아이를 낳을 수 없는 한 여인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 아이를 낳았고, 그 아기를 품에 안고 어르면서 그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느 날 베개를 아이라 생각하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캐시를 '마담'이 우연히 발견한다. 캐시는 '마담' 이 노래부르는 자신을 보며 울고 있음을 알게 된다.

토미와의 미묘한 관계는 루스가 토미와 짝이 되면서 흐지부지 되고 만다. 루스는 때때로 치미는 성적 충동 때문에 자신의 '근원자'가 창녀나 포르노 모델이 아닐까 생각하여 포르노잡지에서 자신과 닮은 여성을 찾는다.

 

헤일셤을 떠나 코티지로 이동한 캐시, 토미, 루스는 코티지에서 다른 클론들과 생활하게 된다. 그들은 헤일셤 출신을 조금은 특별하게 생각하는 듯 했다. 어느 날 코티지의 선임자가 루스의 '근원자'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루스의 꿈은 현대적인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었는데, 전임자가 발견한 '근원자'는 바로 그런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기에 모두들 흥분하여 '근원자'를 직접 보려고 노퍼크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얼핏 닮아 보였던 '근원자'는 결국 루스와 닮은 점이 없다는 사실이 판명되고, 실망한 루스는 자신들이 멀쩡한 사람들의 유전자를 복제한 것이 아닐 거라는 점, 기껏해야 부랑아나 창녀들의 유전자를 복제했을 거라는 말을 입 밖에 내고 만다.

노퍼크에서 토미는 캐시가 잃어버린 주디 브릿지워터의 테이프를 중고 상점에서 구해 선물해 준다. 어느 날 테이프를 발견한 루스는 토미가 캐시에게 사주었을 것이라 짐작하고 둘 사이를 질투한다. 루스는 토미와 캐시가 서로 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을 언제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선임자들이 진정 사랑한다는 것이 증명된 커플에 대해서는 '기증'을 유예해주고 둘만의 시간을 허락해준다는 말을 꺼낸다. 그들은 '진정으로 사랑' 한다는 것을 과연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이야기한 끝에 '마담'이 예술작품을 가져갔던 이유에 주목한다. '마담'은 예술작품이 한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보인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관계의 진정성을 증명할 때 '마담'은 예전에 수거해갔던 작품들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토미가 전혀 작품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토미는 뒤늦게 작품을 그린다. 어느 날 루스가 토미의 작품에 대해 캐시에게 탐탁치 않다는 말을 하고 분위기상 캐시가 이에 대해 맞장구 쳤던 것이 발단이 되어 캐시는 토미와 사이가 멀어지고 만다. 캐시는 간병사가 되어 코티지를 먼저 떠난다.

 

간병사 일을 시작한 캐시는 루스와 토미가 기증자가 되었다는 풍문을 듣는다. 루스의 간병사가 된 캐시는 늪에 좌초된 배를 보고싶다는 루스의 소원에 여행을 떠난다. 루스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토미가 입원한 요양원에 들러 세사람이 해후한다. 루스는 토미와 캐시가 줄곧 어울리는 사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뒤늦게나마 '진정한 사랑'을 입증해 둘만의 시간을 갖으라며 '마담'의 주소를 건내준다.

그림을 챙겨 캐시와 토미는 '마담'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예전 헤일셤의 교장이었던 에밀리 선생을 만난다. 에밀리 선생은 '진정한 사랑'을 입증한다고 해서 기증이 연기되는 일 따위는 없다는 것을 고백한다. 그리고 '마담' 이 학생들의 작품을 가져갔던 것은 클론들 역시 영혼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여 그들에게 인간다운 대접을 조금이나마 해주기 위해서였다는 것,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한 과학자가 좀 더 나은 유전적 특질을 가진 클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벌였던 실험이 들통나면서 클론들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희망은 사라지고 네 번째 기증을 마친 토미는 결국 죽는다. 소식을 들은 캐시는 노퍼크로 가서 토미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린 후 가야할 곳을 향해 차를 출발시킨다.

 

1954년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가즈오 이시구로는 1960년 영국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철학과 문예창작을 공부한 후 영어로 소설을 써오고 있다. 2005년에 발표된 <나를 보내지 마>는 인간에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한 후 결국 사망에 이를 수 밖에 없는 복제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복제인간이 아이를 안고 노래를 부를 때 일반인인 '마담'이 느꼈던 감정은 질병이 없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복제인간의 저항이었다. 그가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복제인간에게도 영혼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었음을 생각할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짧은 설 연휴와 고장난 컴퓨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한 줄을 쓰면 10초간 컴퓨터가 멈춘다. 2005년부터 9년을 달래가며 써왔는데 이제는 '보내야' 할 때가 왔다. 영혼이 없는 것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얼마나 홀가분한가!

http://blog.naver.com/rainsky94/8018129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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