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 일주 - 개정판 ㅣ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4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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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좀처럼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침착한 사람이다. 1872년 어느 날, 필리어스 포그는 여느 때와 같이 혁신클럽에서 카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날 대화 주제는 '과연 80일 안에 세계일주를 할 수 있는가' 였다. 과학과 이성의 신봉자 필리어스 포그는 당연히 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클럽 회원들과 갑론을박 끝에 2만 파운드를 걸고 내기를 한다.

필리어스 포그는 즉시 그날 고용한 프랑스 출신 하인 파스파르투와 함께 런던을 떠나 프랑스 파리로 향한다.

그가 출발한 뒤 필리어스 포그의 '세계일주 문제'는 런던 주식 시장을 흔들어 놓았는데, 그가 세계일주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벌어진 도박이 약정서 형태가 되고 마침내 실물과 선물로 활발히 거래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필리어스 포그가 출발하기 직전 런던 은행이 5만 5천 파운드를 괴한으로부터 도둑 맞는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범인에 대한 인상서가 하필 필리어스 포그의 외모와 딱 들어 맞았다. 런던 경시청 소속 픽스 형사는 즉시 필리어스 포그와 파스파르투를 뒤쫓기 시작한다.

필리어스 포그가 골몰하는 것은 오로지 다음 기차, 다음 배편에 시간 내 도착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값비싼 코끼리를 이동수단으로 선택하는가 하면 배를 전세 내기도 했다.

형사 픽스는 필리어스 포그가 여행 중 그다지 돈을 아끼지 않는 점, 런던으로 부터 멀어지려고 애쓰는 점 등이 그가 범인이라는 증거라 생각하여 한층 영장 발부와 체포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번번히 영장 도착 전 필리어스 포그가 다음 여행지로 출발해 버려 픽스는 애를 태우는 수밖에 없었다.

픽스는 끊임 없이 함정을 놓았지만 필리어스 포그는 잘 비껴 갔고, 도중에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불태워 죽이는 '서티' 장면을 목격하고 힌두교도 들로부터 아우다 부인을 구해내기도 했다.

어느덧 필리어스 포그는 파리, 이집트, 예멘, 인도를 거쳐 싱가포르와 홍콩, 그리고 일본을 거쳐 미국을 경유, 영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몇 번의 불운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필리어스 포그는 대담한 용기와 재력의 힘으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성공시키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를 뒤쫓던 형사 픽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 리버풀에서 하선하여 런던으로 가려는 필리어스 포그의 체포에 성공한 것이다.

뒤늦게 진범이 잡혀 풀려났지만 필리어스 포그는 약속 시간 보다 5분 늦어 내기에 지고 만다. 가진 돈 모두를 내기돈으로 물어낸 필리어스 포그는 이제 파산 상태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아우다 부인이 그런 필리어스 포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둘은 결혼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 행복한 결심 이후 더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지구를 동쪽으로 돌았기 땜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를 벌었던 것이다. 즉 그들은 내기 시간에 늦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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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은 과학과 이성의 힘을 믿고 합리적인 가정과 추론으로 미래 세계를 소설로 그려 냈는데, 꽤나 많은 부분이 현실화 되었다. 또한 코스모폴리탄적 시각으로 당시 인식 수준에서는 꽤 진보적인 생각들을 다양하게 소설에 풀어냈다. 바로 이런 점이 쥘 베른 소설을 현대인이 읽어도 고리타분하게 느끼지 않고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어렸을 적 축약본이나 동화책으로 읽었던 책들을 장성한 뒤 완역본으로 읽고 나면 어쩐지 뿌듯한 기분이 든다. 마침내 어른이 된 기분이랄까, 밀린 숙제를 한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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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어른이니 회사에 나가 돈을 벌어야 한다. 그리고 이리로 가라 하면 이리로 가고, 저리로 가라 하면 저리로 가야 한다.

7.1.자로 갑작스럽게 발령이 났다. 진급을 하고 연차가 늘었는데도 나는 부하직원 복이 없다. 부하직원의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사이가 안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예 부하직원이 없다. 조직도에 무슨무슨 담당 나 혼자 덩그러니 있고, 그 밑에 아무도 없다. 그래서 기안이나 보고서도 내가 쓰고, 실무도 내가 해야 한다. 자연 퇴근이 늦어지고 책 읽을 시간도 줄어 들었다. 그 점이 가장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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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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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잭슨 폴록의 작품 제목을 차용한 열 여덟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의 그림 안에 내재된 폭력과 악의의 에너지는 '흩뿌림'으로 잠재워져 작품으로 재탄생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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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대학을 포기하고 부사관학교를 나온 뒤 보험영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회식이 있었고 그는 만취했다. 만취한 그는 입과 항문으로 토사물과 변을 쏟아내고 기절하고 만다. 바지를 끌어 내린 채 대형 빌딩 앞에 널부러진 그의 모습을 누군가 찍어 인터넷에 올렸고, 누리꾼들은 수사망을 좁혀갔다. 마침내 그의 졸업 앨범 사진이 돌기 시작한다. 그는 가족으로부터 외면받은 뒤 끝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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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대한민국에서 이마에 두 개의 탄환이 뚫고 들어간 시체가 속속 발견된다. 그 시체에 대해 유의미한 해석을 내놓는 사이트가 생겨났는데 운영자는 스스로를 저스티스맨이라고 했다.

저스티스맨은 '오물충'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그 '오물충'을 사회적으로 인격 살인한 동창, 기자 들이 이마에 두 개의 탄환을 맞은 채 사망한 피해자들이라 했다.

저스티스맨의 해석이 점점 현실과 맞아 떨어지자 그는 강력한 권력을 획득한다. 100만에 육박하는 회원이 모여 들었고, 회원들은 그의 입에서 나올 말을 신탁이나 되는 듯 기다렸다.

그 후로도 회원을 교묘하게 매장시킨 인터넷 카페 운영자, 원조교제 후 동영상을 유포한 학교 교사 등이 차례로 사망자 명단의 꼬리에 따라 붙었다. 누군가는 혹시 저스티스맨이 연쇄살인범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시민들로부터 온갖 비아냥과 조롱을 당했고, 저스티스맨의 입에서 나오는 말 만이 유일하게 현실과 부합했다.

하지만, 어느 날 새로운 피해자 명단이 발표되고 사람들은 경악하고 만다. 이번 피해자는 바로 저스티스맨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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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상당한 달변인데, 이 달변이 오랜 훈련을 통해 정제된 그것이 아니라 되는 대로 주워 섬기는 식이다. 해득이 어려울 정도의 고급 단어는 또 없어서 복문과 장문이 술술 읽히기는 하는데, 다시 읽어 보면 별 내용이 없거나 어딘가 살짝 틀린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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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워낙 기상천외한 범죄들이 봇물 넘치듯 넘쳐나니까 위폐 따윈 등수에도 못 든다는 얘기에요. .. 여하튼 간에 사정이 그러니까 뒷돈 받고 밀수품 눈감아주는 건 애들이 기저귀 차고 돌아다니는 것만큼이나 흔한 일이라는 게 모르긴 몰라도 맞는 얘기일 거라는 거죠, 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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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읽으면 그냥 쑥 지나가지만, 가만 있어봐... 봇물 넘치다? 봇물 터지다? 라던가 '애들이 기저귀 차고 돌아다니는 것만큼이나 흔한 일'이라...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비유들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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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만연체와 복문으로 구성된 문장과 그다지 공을 들여 생각해낸 것 같지 않은 비유들은 시종 일관 계속되는데 플로베르가 보았다면 다소 언짢았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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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을 예비하는 단계도 미숙한데, 굳이 팬션의 젊은 여주인을 '그'라고 반복적으로 지칭해서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데, '오물충'이 여자라는 것을 숨기기 위한 어색한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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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르소설 마니아로서 그쪽 설정 역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은 이마에 뚫린 두 개의 탄흔이다. 권총을 이마에 쏴서 맞추는 것도 어렵지만 맞는 순간 피격자는 멀리 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 개의 탄환을 만들려면 뭉그러져 뇌수가 터져버린 머리를 다시 벽이든 어디든 잘 고정 시킨 뒤 다시 발사 해야 하는데, 작가는 이런 부분을 몰랐던 것 같다.

그것 말고도 경찰관 직무집행법 따윈 개나 줘버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소지품 검사를 하는 대목이나(이는 90년대 후반에도 불가능했었다), 경찰 총기 전수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대목 등은 충분한 취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짐작으로 쓴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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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독스 중국 우화
루쉰 외 / 정신세계사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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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정신세계사>가 펴낸 책들이 유행했다. <정신세계사>는 스스로 밝히길 '과학 만능과 물질 위주'의 시대에 '정신세계의 광활함과 고귀함을 일깨우고, 인간 내면의 잠재력을 계발함으로써, 현실 생활

고등학교 시절 <정신세계사>가 펴낸 책들이 유행했다. <정신세계사>는 스스로 밝히길 '과학 만능과 물질 위주'의 시대에 '정신세계의 광활함과 고귀함을 일깨우고, 인간 내면의 잠재력을 계발함으로써, 현실 생활에서의 여유와 조화를 가능케 하며, 미래 창조의 지혜와 힘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출판사였다.

어쨌든 온갖 수상쩍은 종교, 유사과학 및 유사역사, 깨달음으로 포장된 개똥철학, 멀쩡한 과학서적 등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 때 유행했던 책들이 <성자가 된 청소부>, <한단고기>, <단> 같은 것들이었고, 류시화는 초대 편집자이자 옮긴이로 활약했다.

이 <정신세계사>에서 펴낸, 그나마 정상 범주에 드는, <파라독스 중국 우화>는 <파라독스 이솝 우화>와 한 쌍을 이루었다. <파라독스 이솝 우화>가 기존 이솝 우화를 살짝 비틀고 교훈을 각주에 달아 놓은 식이었다면, <파라독스 중국 우화>는 루쉰, 궈모러, 펑쉐펑 등 22명의 작가가 쓴 오리지널 우화를 수록한 책이다. 우화 말미에는 교훈을 한 줄로 축약해 두었는데 이 한 줄이 촌철살인인 경우가 많거나 뜻밖의 내용이어서 스포일러 보듯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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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을 읽고 나서 본문을 다시 보게 된 우화 중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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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산 속의 옛 성 - 루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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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곳을 평지라고 여기는가? 그렇지 않다. 그곳은 모래산이다. 모래산 속에는 옛 성이 있다. 전에 세 사람이 그 옛 성에서 살았다. 옛 성은 크지 않았지만 매우 높았다. 문이라고는 갑문 하나뿐이었다.

옛날 짙은 안개가 모래를 휘감아 안고 그 성으로 파도처럼 밀려왔다.

"모래가 밀려온다. 큰일이다! 얘야, 어서 빠져나가!" 소년이 어린애에게 말했다.

"얼토당토 않은 소리, 괜찮어." 노인이 말했다.

이렇게 3년하고도 열두 달, 또 여드레가 지나갔다.

"모래가 많이 쌓여 여기선 살 수가 없어. 얘야, 어서 빠져나가!"

소년이 말했다.

"얼토당토 않은 소리, 괜찮어." 노인이 말했다.

소년은 갑문을 밀어올리려 했으나 무거워서 밀어올릴 수가 없었다.

모래가 너무 많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소년이 죽을 힘을 다하여 간신히 갑문을 올려 열긴 했으나 겨우 두 자 정도밖에는 열리지 않았다. 소년은 온몸으로 갑문을 받치며 버텼다.

"빨리 나가!" 소년이 어린애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괜찮다니까!" 노인이 어린애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빨리 나가야 한다니까요! 이건 이론이 아니라 현실이란 말이에요!"

짙은 잿빛 안개가 모래를 휘감아 안고 파도처럼 흘러들었다. 그후의 일을 나는 모른다. 알고 싶다면 당신이 직접 저 모래산을 파헤치고 옛 성에 가 보라. 아마 갑문 밑에 주검이 하나 있을 것이고, 그리고 갑문 옆에는 주검이... 글쎄, 하나가 있을지, 둘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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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와 싸우면서 세월을 보내는 진보파는 보수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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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만들어진 위험 -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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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신이여,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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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신이 있는데 어째서 '당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우연히 물려받은 신앙'만이 옳다고 주장하는가.

기독교인들은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성경> 자체를 근거로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성경>은 예수가 죽은 뒤 최소 35~40년 후에 쓰이기 시작했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수백명이 목격했고, 9.11 테러 공격이 일어난 지 불과 20여 년이 흘렀을 뿐인데도 사람들의 입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끊임 없이 변화 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호해져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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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여러 가지 복음서의 조합 버전이 존재한다. 가톨릭과 개신교가 인정하는 복음서의 종류도 다르다. 그렇다면 어떤 복음서는 진짜이고, 어떤 복음서는 가짜인가? 그 기준을 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또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의 유사한 버전들이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들이 <성경>에 녹아들어간 이야기가 아니라 오리지널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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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성경>이 선한 책이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을 통해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노아 이야기는 좀 예외인가? 하느님은 노아가 '하느님의 마음에 들었다'고 해서 그를 빼고 남자, 여자, 아이, 그리고 모든 종류의 동물을 한 쌍만 빼고 모조리 지구상에서 멸절시켜버린다.

욥은 어떤가. 하느님과 사탄이 내기를 한다. 하느님은 악마가 욥을 시험하는 것을 승인했고, 악마는 욥의 소와 양, 낙타와 하인을 빼앗고 10명의 자식을 모조리 죽여버린다. 집도 없애버렸지만 욥은 하느님을 탓하지 않고 하느님은 내기에서 이긴다. 그런데 하느님은 사탄에게 더 시험해 봐도 좋다고 한다. 사탄이 욥의 온 몸을 종기로 뒤덮었지만 욥은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결국 하느님은 욥을 칭찬하고 더 많은 재산을 주고 그의 아내는 더 많은 아이를 낳았다. 어째 이야기가 이상하지 않나? 사탄 보다 도리어 하느님이 마조히스트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 같지 않나?

아브라함과 이삭 사건은 어떤가. 아들을 번제 제물로 바치라고 하자 아버지가 아들을 주저 없이 죽여 없애려 한다. 천사가 그 직전에 막긴 하지만 말이다.

<민수기>는 더 심하다. 하느님이 가나안 땅을 주었으니 거기는 너희 땅이니 마음대로 처결하라 이르고(전쟁), <신명기>에서는 햇족, 아모리족, 가나안족, 브리즈족, 히위족, 여부스족은 전멸시키라고 이른다(인종청소) <사무엘상>에서는 아말렉을 치고 재산을 모조리 뺏고 남자,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 떼와 양 떼, 낙타와 나귀를 모조리 죽이라고 한다.(인종청소) <민수기> 또 다른 구절은 사내와 남자와 동침한 여자를 모조리 죽이라고 하면서도 남자와 동침한 처녀는 너희를 위해 살려 두라고 한다.(인종청소와 전쟁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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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해지기 위한 경전으로 <성경>을 믿기에는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한 구석이 많다. 게다가 <성서>는 복수와 질투가 일상적으로 다루어진다. <레위기>와 <신명기>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신을 철저히 당부하고 있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용서와 화해의 구절도 있다. 그럼 어떤 것은 진짜고, 어떤 것은 가짜인가? 같은 <성서> 안에서도 어떤 것은 글자 그대로 따르고, 어떤 것은 상징인가? 상징인지 아닌지 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어쩌면 도덕률이라는 것은 인류 전체가 생존하고 진화하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바뀌는 것은 아닐까? <성서>가 쓰여졌던 바로 그 시기에는 일반적인 도덕률에 부합했을 지 모르지만 지금 읽어보면 섬뜩한 전쟁충동, 인종청소, 성폭력을 충동질하는 구절들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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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진화,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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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페일리 목사가 1802년 저서 <자연신학>에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라고 권한다. 어느 날 당신이 길을 걷다가 무언가를 발로 찼는데 무엇인지 봤더니 바로 시계였다. 시계는 톱니바퀴, 스프링, 섬세한 작은 나사들로 이루어져 시간을 알려주는 복잡한 기계다. 이러한 시계가 자연 발생했을리가 있는가? 그러므로 분명 제작자가 있었을 것이다. 이 세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세계는 신이 제작한 거대한 체계이다. Q.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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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충분히 오랫동안 진화한다면 이보다 더한 복잡성도 자연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눈이 물체를 보는 방식이 과연 태엽으로 돌아가는 시계 보다 덜 복잡하다고 생각하는가? 얼핏 설명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들도 한 단계 한 단계 진화해 온 과정을 살펴보면 납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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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설마 그럴 리가!' 라는 태도로 불가지론이나 다름 없는 신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과학으로 부터 용기를 얻어 진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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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케냐 나이로비가 영국령이었던 1941년에 태어났다. 공전의 히트작 <이기적 유전자>로 잘 알려진 작가는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데, <신, 만들어진 위험>에서 자신의 무신론적 견해를 차분한 어조로 논증해 나간다. 1부는 종교 자체의 검증을 통해 신이 과연 존재하는지 묻고, 2부에서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정교하게 조직되어 왔음을 논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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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간과한 것이 있다. 그들은 '믿는다'는 점이다. 이치에 맞고 진실된 것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 즉 부조리하니까 그들은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믿는' 것일까? 그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최정점에 있는 목사들은 '믿지도 않는'다. 왜냐면 '신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헌금을 거둬 들여 치부하고, 교육비가 지원되므로 자식들을 가장 비싼 종목으로 유학 보내고(음악, 미술), 교회법을 어겨 가며 자식에게 교회와 신도 일체를 물려준다. 이런 행동은 신이 있다고 '믿는' 자의 행동이 아니라, 신이 없음을 너무도 잘 아는 '사기꾼'의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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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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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남편의 세심한 보살핌 아래 교외에서 <델러웨이 부인>을 집필하고 있다. 편안한 잠은 드물고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두통은 그 빈도와 강도에 대한 예측 불가능함 때문에 그녀를 불안으로 몰아 넣는다. 그리고 런던에 대한 향수. 그녀는 한적한 교외의 드넓은 공간에서 오히려 답답함을 느끼고 남편의 사랑에 고마워하면서도 그것이 그녀 삶의 본질적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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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브라운은 남편 그리고 아이와 살고 있다. 뱃 속에는 또 다른 아이가 자라고 있다. 오늘은 남편의 생일이다. 그녀의 남편은 임신한 그녀를 배려하는 자상한 사람이다. 그래서 로라 역시 남편을 위해 케이크를 굽고 장식을 하려 한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케이크는 뜻대로 되지 않고, 옆집에 사는 키티와 우애의 표시로 입맞춤을 한 뒤 달 뜬 기분을 어쩌지 못한다. 그녀는 도망치듯 집을 나와 두어 시간에 불과할지라도 자기만의 방(비록 변두리 모텔에 불과할지라도)으로 가서 <댈러웨이 부인>을 읽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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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클라리사 보건은 친구 리처드의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파티를 준비중이다. 리처드는 지금 에이즈와 치매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그는 클라리사의 연인이었지만 동성애인에게 더 마음이 끌려 헤어진 뒤 다정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그는 언제나 클라리사를 '댈러웨이 부인'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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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가 시작되기 전, 리처드는 자신의 5층 집에서 미끄러지듯 투신한다. 파티는 취소되고, 그와 친구들을 위해 준비했던 음식들만 남겨져 있다. 한때 자살충동에 시달렸고 집을 떠나 어디가로 가려했던, 로라 브라운이 소식을 듣고 리처드의 집으로 온다. 그녀가 리처드의 어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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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1923년, 1949년, 그리고 1990년대를 살아가는 세 명의 여인이 하룻동안 겪는 일을 섬세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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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가 런던으로 떠나기 전 자신의 작품에 대해 생각하는 내용은 70년 뒤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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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사는 어무도 쓸쓸하게 사람들을 잃게 되겠지만 결코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삶과, 런던과 너무도 깊은 사랑에 빠질 것이다. 버지니아는 다른 누군가를 떠올린다. 그래, 맞아, 육체는 강하되 정신이 나약한 누군가를, 천재 기질과 시심(詩心)을 지녔고...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통하는 누군가를. 그래, 그런 누군가를 말이다. 클라리사, 정신이 멀쩡한 클라리사는 런던을 사랑하면서 자기 삶의 평범한 즐거움을 계속 사랑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어느 미치광이 시인은, 한 몽상가는, 죽음을 택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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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남녀의 차이에 대해서는 그다지 언급되지 않는다. 클라리사도, 리처드도 동성애인과 살고 있으며 양성애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구분이 있다면 삶을 사랑하고 지금 이곳에 뿌리를 내린 사람과, 삶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댈러웨이 부인>에서 이야기한 것들을 한 세대 지나 브라운 부인이 읽으면서 해방감을 맛 보았고, 또 다시 한 세대 지나니 댈러웨이 부인(클라리사)이 현실을 살고 있다. 그리고 이번엔 그런 해방감을 맛보지 못한 남성(리처드)이 시인의 역할을 떠맡아 자살하고 만다.

'가장 일상적인' 일들이지만 그것이 미래에 대한 통찰과 맛닿아 있다면 소설의 내용은 일종의 예언이 된다. 다만 '세월, the years? the hours?, 이 필요할 뿐이다.

그리고 클라리사의 열 아홉살 난 아이. 그 아이의 아버지는 시험관 번호 외에 어떤 정보도 없고, 어머니는 동성애인과 살고 있다. 댈러웨이 부인의 시대도 저물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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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는 정명진인데 번역을 업으로 하여 먹고 사는 게 신기할 정도로 엉터리다. 한 문장 내에서 주어가 바뀌는 비문이 난무하여 한글로 쓰여 있는데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번역 품질이 한 30년 전 학원강사가 문제 풀이를 위해 직독직해 하는 수준이다. <마리 퀴리의 지독한 사랑>을 번역한 임정희와 막상막하의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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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문장 몇 개를 가져와 봤다. 순서는 정명진 번역, 원문, AI번역 순이다. 나는 정명진 번역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AI번역을 읽고 나서야 문장의 맥락이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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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지니아는 클라리사 댈러웨이가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찮은 일로 자신의 목숨을 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파티가 실패하든지 아니면 그녀가 자기 자신이나 가정에 기울인 약간의 노력을 남편이 알아주지 않는다든지. 여기서 핵심은 그 사소한 일의 중대함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매우 절박한 자포자기를 담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독자들에게 가정의 아주 사소한 좌절도 그녀의 입장에서 보면 장군의 패배한 전투처럼 매우 통렬하게 와 닿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확신시키는 것이다.(정명진 역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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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issa Dalloway, she thinks, will kill herself over something that seems, on the surface, like very little. Her party will fail, or her husband will once again refuse to notice some effort she’s made about her person or their home. The trick will be to render intact the magnitude of Clarissa’s miniature but very real desperation; to fully convince the reader that, for her, domestic defeats are every bit as devastating as are lost battles to a general.(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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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사 댈러웨이는 표면적으로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일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그녀가 연 파티가 엉망이 되거나, 남편이 그녀의 외모나 집안 가꾸기에 들인 노력을 이번에도 알아채지 못하는 그런 일 말이다. 관건은 클라리사의 아주 작지만 너무나도 생생한 그 절망의 크기를 온전하게 표현해내는 것, 그리고 독자들에게 그녀에게는 가녀린 가정 내에서의 좌절이 장군에게 패전만큼이나 파괴적이라는 사실을 완벽하게 납득시키는 것이다.(제미나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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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이스의 젊었을 적 얼굴에서는 언제나 중년의 얼굴 모습이 엿보였었다. 매부리코와 희미하고 놀란 듯한 두 눈, 뻣뻣한 눈썹, 넓고 억센 턱 밑으로 핏줄이 울룩불룩하는 목. 그는 잡초처럼 질기고, 세월의 풍화에 찌든 농부가 될 운명이었는데, 쟁기질과 추수 일이었다면 그 반의 세월이면 충분히 해치웠을 것(늙게 만드는 것-옮긴이)을 나이는 어쨌든 50년이나 걸려 해오고 있다.(정명진 역 1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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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s middle-aged face has always been incipient in his younger face: the beaky nose and pale, astonished eyes; the wiry brows; the neck powerfully veined under a broad, bony chin. He was meant to be a farmer, strong as a weed, ravaged by weather, and age has done in fifty years what plowing and harvesting would have in half the time.(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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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의 중년의 얼굴은 그의 젊은 시절 얼굴에 늘 초기 단계(조짐)로 존재해 있었다. 부리부리한 코와 하얗고 (언제나) 깜짝 놀란 듯한 눈, 뻣뻣한 눈썹, 그리고 넓고 뼈가 도드라진 턱 아래로 힘차게 드러난 목줄기까지. 그는 잡초처럼 강인하고 날씨에 그을린 농부가 될 운명이었는데, 쟁기질과 수확이 반밖에 안 걸릴 시간 동안 해냈을 일을, 세월은 50년 만에 그 얼굴에 다 해놓았다.(제미나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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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록 그대가 자신의 삶을 무시해 왔다 하더라도, 만약에 그대가 자신의 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으로 장하게 딸을 키웠다 하더라도, 그것도 여자들만의 집에서(아버지는 번호가 매겨져 있는 유리병일 뿐이야. 미안해, 줄리아, 그를 찾을 길은 전혀 없어), 그대는 어느 날 페르시아 융단 위에서 서서 모성애가 담긴 불만과 쓰리고 상처 받은 감정에 몸을 떨면서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아 갔다는 이유로 그대를 경멸하는 한 소녀를(그 소녀의 입장에서는 아직 경멸해야만 하겠지, 그렇지 않아?) 마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으리라. (정명진 역 2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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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 if you’ve been defiant all your life; if you’ve raised a daughter as honorably as you knew how, in a house of women (the father no more than a numbered vial, sorry, Julia, no way of finding him)—even with all that, it seems you find yourself standing one day on a Persian rug, full of motherly disapproval and sour, wounded feelings, facing a girl who despises you (she still must, mustn’t she?) for depriving her of a father.(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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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당신이 평생을 반항적으로 살아왔다 해도, (아버지는 그저 일련번호가 적힌 시약병에 불과한—미안하다 줄리아, 그를 찾을 방법은 없단다—) 여자들만 사는 집에서 당신이 아는 가장 명예로운 방법으로 딸을 키워냈다 해도,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어느 날 페르시아 양탄자 위에 서서 어머니로서의 불만과 씁쓸하고 상처받은 감정으로 가득 찬 채,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아 갔다는 이유로 당신을 경멸하는(아이에게는 여전히 그런 마음이 남아 있겠지, 안 그러겠는가?) 딸과 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제미나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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