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만들어진 위험 -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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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신이여, 안녕히

리처드 도킨스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신이 있는데 어째서 '당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우연히 물려받은 신앙'만이 옳다고 주장하는가.

기독교인들은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성경> 자체를 근거로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성경>은 예수가 죽은 뒤 최소 35~40년 후에 쓰이기 시작했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수백명이 목격했고, 9.11 테러 공격이 일어난 지 불과 20여 년이 흘렀을 뿐인데도 사람들의 입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끊임 없이 변화 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호해져 버리고 만다.

<성경>은 여러 가지 복음서의 조합 버전이 존재한다. 가톨릭과 개신교가 인정하는 복음서의 종류도 다르다. 그렇다면 어떤 복음서는 진짜이고, 어떤 복음서는 가짜인가? 그 기준을 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또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의 유사한 버전들이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들이 <성경>에 녹아들어간 이야기가 아니라 오리지널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은 <성경>이 선한 책이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을 통해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노아 이야기는 좀 예외인가? 하느님은 노아가 '하느님의 마음에 들었다'고 해서 그를 빼고 남자, 여자, 아이, 그리고 모든 종류의 동물을 한 쌍만 빼고 모조리 지구상에서 멸절시켜버린다.

욥은 어떤가. 하느님과 사탄이 내기를 한다. 하느님은 악마가 욥을 시험하는 것을 승인했고, 악마는 욥의 소와 양, 낙타와 하인을 빼앗고 10명의 자식을 모조리 죽여버린다. 집도 없애버렸지만 욥은 하느님을 탓하지 않고 하느님은 내기에서 이긴다. 그런데 하느님은 사탄에게 더 시험해 봐도 좋다고 한다. 사탄이 욥의 온 몸을 종기로 뒤덮었지만 욥은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결국 하느님은 욥을 칭찬하고 더 많은 재산을 주고 그의 아내는 더 많은 아이를 낳았다. 어째 이야기가 이상하지 않나? 사탄 보다 도리어 하느님이 마조히스트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 같지 않나?

아브라함과 이삭 사건은 어떤가. 아들을 번제 제물로 바치라고 하자 아버지가 아들을 주저 없이 죽여 없애려 한다. 천사가 그 직전에 막긴 하지만 말이다.

<민수기>는 더 심하다. 하느님이 가나안 땅을 주었으니 거기는 너희 땅이니 마음대로 처결하라 이르고(전쟁), <신명기>에서는 햇족, 아모리족, 가나안족, 브리즈족, 히위족, 여부스족은 전멸시키라고 이른다(인종청소) <사무엘상>에서는 아말렉을 치고 재산을 모조리 뺏고 남자,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 떼와 양 떼, 낙타와 나귀를 모조리 죽이라고 한다.(인종청소) <민수기> 또 다른 구절은 사내와 남자와 동침한 여자를 모조리 죽이라고 하면서도 남자와 동침한 처녀는 너희를 위해 살려 두라고 한다.(인종청소와 전쟁성폭력)

결국 선해지기 위한 경전으로 <성경>을 믿기에는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한 구석이 많다. 게다가 <성서>는 복수와 질투가 일상적으로 다루어진다. <레위기>와 <신명기>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신을 철저히 당부하고 있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용서와 화해의 구절도 있다. 그럼 어떤 것은 진짜고, 어떤 것은 가짜인가? 같은 <성서> 안에서도 어떤 것은 글자 그대로 따르고, 어떤 것은 상징인가? 상징인지 아닌지 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어쩌면 도덕률이라는 것은 인류 전체가 생존하고 진화하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바뀌는 것은 아닐까? <성서>가 쓰여졌던 바로 그 시기에는 일반적인 도덕률에 부합했을 지 모르지만 지금 읽어보면 섬뜩한 전쟁충동, 인종청소, 성폭력을 충동질하는 구절들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2부 진화,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윌리엄 페일리 목사가 1802년 저서 <자연신학>에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라고 권한다. 어느 날 당신이 길을 걷다가 무언가를 발로 찼는데 무엇인지 봤더니 바로 시계였다. 시계는 톱니바퀴, 스프링, 섬세한 작은 나사들로 이루어져 시간을 알려주는 복잡한 기계다. 이러한 시계가 자연 발생했을리가 있는가? 그러므로 분명 제작자가 있었을 것이다. 이 세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세계는 신이 제작한 거대한 체계이다. Q.E.D.

리처드 도킨스는 충분히 오랫동안 진화한다면 이보다 더한 복잡성도 자연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눈이 물체를 보는 방식이 과연 태엽으로 돌아가는 시계 보다 덜 복잡하다고 생각하는가? 얼핏 설명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들도 한 단계 한 단계 진화해 온 과정을 살펴보면 납득이 간다.

리처드 도킨스는 '설마 그럴 리가!' 라는 태도로 불가지론이나 다름 없는 신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과학으로 부터 용기를 얻어 진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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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케냐 나이로비가 영국령이었던 1941년에 태어났다. 공전의 히트작 <이기적 유전자>로 잘 알려진 작가는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데, <신, 만들어진 위험>에서 자신의 무신론적 견해를 차분한 어조로 논증해 나간다. 1부는 종교 자체의 검증을 통해 신이 과연 존재하는지 묻고, 2부에서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정교하게 조직되어 왔음을 논증한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간과한 것이 있다. 그들은 '믿는다'는 점이다. 이치에 맞고 진실된 것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 즉 부조리하니까 그들은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믿는' 것일까? 그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최정점에 있는 목사들은 '믿지도 않는'다. 왜냐면 '신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헌금을 거둬 들여 치부하고, 교육비가 지원되므로 자식들을 가장 비싼 종목으로 유학 보내고(음악, 미술), 교회법을 어겨 가며 자식에게 교회와 신도 일체를 물려준다. 이런 행동은 신이 있다고 '믿는' 자의 행동이 아니라, 신이 없음을 너무도 잘 아는 '사기꾼'의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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