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김민숙 옮김, 박혜림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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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레시오는 동료 수프가 점찍어 준 집에 좀도둑질을 하러 들어갔다가 열 살이나 열한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와 맞닥뜨린다. 꼬마는 머리칼 한 올 없는 대머리였는데, 자신의 이름이 칼비노라고 했다. 루크레시오는 말썽이 생기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칼비노에게 자신은 얌전히 집 밖으로 나가겠다고 선언하지만, 칼비노는 집 안의 장치들을 조작해 루크레시오가 도망치지 못하게 한다.

이어진 대화는 다소 이상했는데, 꼬마는 루크레시오의 과거에 대해 꽤 자세히 알고 있었다. 특히 루크레시오의 전과에 대해 위협하듯 언급한 뒤 이상한 제안을 했다. 자신의 아빠가 급히 어딜 가서 한동안 못 돌아올 것 같으니 아빠 노릇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루크레시오는 물론 제안을 받아 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로키라는 이름의 개(사실은 늑대)까지 동원해 협박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당분간 대역을 하기로 하고 머리를 박박 민다. 그리고 이때부터 루크레시오는 상식과 매번 조금씩 엇나간 상황에 당황하게 된다.

도서관에서 자신을 실버 선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루크레시오가 묻는다.

"그러니까 마음속으로는 당신이 실버 선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거군요......"

"자네는 왜 내가 실버 선장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실버 선장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작품 속 인물이잖아요."

"바로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나폴레옹의 삶이나 인생을 천분의 일이라도 똑같이 재현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그런 의미에서 자기가 나폴레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짜' 미친 거라네."

작가는 또 다시 자신을 후크 선장이라고 믿는 이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다른 책들처럼 <보물섬>도 말이야, 하나의 설계도면일세. 일개 집을 넘어서 상상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더 많은 것들이 있는 도면 말일세. 매혹적인 인물들이 사는 하나의 세상이지. 그 도면은 간단해. 몇 장의 종이 위에 글자가 줄지어 있을 뿐이지.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독자가 자기 상상력으로 창조해내는 세계는 그 책-도면을 넘어서 무궁무진하다네."

"하지만 책은 우리를 현실에서 멀어지게 만들잖아요"

"거리를 두게끔 돕는 거죠......책을 읽을 때... 특정 등장인물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들의 모험을 재현하지요. 이게 당신이 말한 대로 잠시나마 우리의 일상에서 스스로를 멀어지게 하는 거죠. 하지만 만약 그 책이 좋은 책이라면, 그러니까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새로운 질문을 하게 만든다면, 나중에 우리가 현실세계로 돌아왔을 때 우리를 좀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들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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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카를로 프라베티는 뉴욕 과학 아카데미 정회원인 수학자이면서 50권이 넘는 소설을 쓴 작가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출생인데 여덟 살부터 스페인에서 자란 탓에 책은 스페인어로 쓴다고 한다.

얼핏 보면 농담 같은 대화들로 구성된 이 소설은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준다. 현실의 인물이 아닌 작품 속 인물이야 말로 우리가 감정 이입하고, 응원하고, 그 사람이 되는 상상을 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대상이다.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의 세계를 유영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달라진 모습으로 다음번 사상 속 여행을 것. 그것이 독서의 소박한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루크레시오가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에 빠져 칼비노의 집에 좀도둑질을 하러 들어간 뒤 자신의 상식과 어긋나는 상황에서 엉뚱한 질문들을 받는 과정을 <아담스 패밀리>풍 스토리로 엮어 낸 이 작품은 2007년에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엘 바르코 데 바포르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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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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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천 년 후에도 사람이 존재할까?' 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나(담)'는 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면 그때가 천 년 후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오래 살아남아 인류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라고 말한다.

소설은 ○(담)과 ●(구)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는 담의 이야기이고, ●는 구의 이야기다.

담은 이모와 살기 전까지 할아버지와 살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절에 살던 이모가 내려와 담과 함께 살았다. 그동안 이모는 자기가 이모인 줄 몰랐고, 조카는 자기가 조카인 줄 모르고 살았다. 세상으로 내려온 이모는 콘크리트 건물이나 컨테이너 건물에 들어가 이러저러한 것을 만들어 돈을 벌어 담을 키웠다.

구의 부모는 자그마한 구멍가게를 했다. 구멍가게는 생계를 위한 돈을 만들어내는 데 적당치 않았는지 구의 부모는 빚을 졌다. 빚은 점점 불어났다.

구와 담은 여덟 살에도 아홉 살에도 같은 반이었다. 처음엔 담이 구를 괴롭혔다. 구는 자기를 괴롭히는 담이 조금 밉기는 했지만 싫지는 않았다. 어느 날, 담이 꾀병을 부려 학교에 가지 않은 날 구도 무엇 때문인지 학교에 가지 않았고, 골목에서 둘은 마주친다. '너 왜 여기 있어?' 라고 서로에게 물은 뒤 담은 이모를 사랑하듯 구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구와 담은 붙어 다녔다. 흰설탕을 나눠 먹고, 이모 주머니를 뒤져 훔친 돈으로 군것질을 했다. 열두 살이 되니까 아이들이 놀렸다. 손을 잡고 다니지 말라는 어른들 말에 구가 손을 놓았고, 담은 외롭고 무서워서 화가 났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 한동안 담은 구를 보지 못했다. 서로를 생각하며 집 앞을 서성이기를 반복하다 둘은 다시 만났다. 열두살 때와는 뭔가 달랐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열일곱 살이 되었고, 구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담은 야간 자율학습을 마친 뒤 구가 일하는 공장으로 가서 구를 기다렸다. 거기서 여섯 살 어린 노마와 셋이서 그림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노마가 교통사고로 죽기 전까지.

노마가 교통사고로 죽은 뒤, 구와 담은 만나지 않게 된다. 진주 누나라는 사람이 구를 챙겨주기 시작했고, 얼마 뒤 둘은 몸을 섞는다. 서로 사랑하지 않는데도 둘은 동거를 했다. 담은 구를 생각하면 괴로웠지만 밤이 되면 진주 누나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 담은 구를 만나러 갔다가 둘을 보고 슬퍼졌다.

진주 누나에게 들이대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둘은 헤어진다. 구는 입대했고, 제대한 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담을 찾아간다. 구를 본 담은 '왔어?' 한다. 그리고 손에 들린 고기를 함께 먹자고 한다. 담과 구의 곁엔 완벽하게 아무도 없었고, 담은 구에게 '같이 살자'고 말한다.

얼마 뒤 구에게 사채업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구의 부모가 남긴 빚이 고스란히 넘어온 것이었다. 구는 개처럼 일했지만 빚은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담과 구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방을 떠돌기 시작한다.

어느 날, 사채업자들이 나타났고, 구가 사라졌다.

얼마 뒤 담은 전화부스에서 서른 걸음 떨어진 으슥한 곳에서 구의 시체를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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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울 땐 몰랐는데 담배를 끊은 뒤 의식의 밑바닥까지 침잠해 들어가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담배를 피우는 들숨과 날숨 사이에 의식은 통제를 벗어나 밑바닥으로 향한다. 온전히 온 우주로부터 단절되어 의식으로만 이루어진 불투명한 막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듯한 기분. LSD와 같은 환각제를 통해 인식의 문(Doors)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 저 60년대 히피와 같은 황당한 주장인지 모르지만, 담배를 끊은 뒤 깊게 생각하는 일이 별로 없어졌다. 깊은 생각은 우울로 향한다.

<구의 증명>은 의식의 밑바닥에서 우울을 질료로 하여 쓰여진 소설 같다. 우울을 다루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어서, 자칫 잘못 하면 소설이 길을 잃을 우려가 있다. 긴 호흡으로 소설을 끌고 나가는 것도 어려운데, 등장 인물이 끊임 없이 작가를 끌어 당기기 때문에 상당한 거리를 두고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발짝만 잘 못 디뎌도 소설은 수렁에 빠져 질척거리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짧은 시기에 집중하여 글을 쓰고 빠져나오는 것만이 유효한 전략이다. 그런 면에서 ○(담)과 ●(구)로 나누어 시점을 달리한 것은 효과적인 선택이다. 아쉬운 점은 기호의 구분이 아니라면 누가 담이고 누가 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작가 최진영이 남성이라고 생각했다가, 소설을 30페이지쯤 읽었을 때 여성이구나 라고 확신했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담과 구는 인연의 빨간 실이 이어진 것처럼 자연스럽게 서로를 사랑한다. 어렸을 적에 둘은 학교를 빠지고 우연히 골목에서 만났을 때 '너 왜 여기 있어'라고 묻는다. 하지만 둘 다 대답할 필요를 못 느낀다. '왜'는 궁금한 사항이 아니다. '너 여기 있어'라는 존재에 대한 감탄으로 '왜'가 붙었을 뿐이니까.

하지만 선험적인 사랑은 증명을 요구 받는다. 공리(公理)와 같은 사랑으로 얼버무리기엔 작가가 선택한 질료 '우울'과 버성긴다. 그런데 하필 증명을 위한 시련으로 택한 게 '노마의 죽음'이다. 마치 부부가 아이의 죽음을 겪은 뒤 관계 속에서 고통만 상기하다 결국 이혼하고 마는 상황 같다. 하지만 노마는 담과 구의 아이가 아니다. 사랑의 증명을 위한 시련으로 선택될 만한 지위를 갖기엔 너무나 미미한 존재다. 그래서 노마의 죽음으로 둘이 헤어지는 상황은 다소 공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 누나와의 동거는 구와 담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열일곱 살 이전에 구와 담이 서로의 신체를 만지고 탐하는 묘사에는 묘하게도 근친상간적인 흔적이 어려있다. 미성숙한 신체간의 근친적 흔적을 지우고, '식인'이라는 극단적인 사랑의 형태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성숙한 여인으로부터의 세례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진주'라는 이름은 적절하다. 상처가 난 곳을 메우기 위한 물질이 '진주'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구가 사채업자에게 구타 당해 죽고 담은 구의 시체를 먹는다. 담이 구를 애도하기 위해 시체를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본래 구와 담이 하나의 존재에서 파생한 두 개의 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식이 담에게 천 년 뒤 홀로 남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구가 없다면, 다른 어떤 존재도 의미가 없으므로 담은 홀로 남길 바란다. 의식의 밑바닥으로 침잠해 들어가 고치를 틀고 웅크리고 앉아 천 년을 기다려 홀로 남게 되면, 그제서야 담의 욕망은 완성된다. 증명이란 본래 비본질적이고 우연적인 모든 것을 제거하는 사상(捨象) 끝에 가능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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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의 여행
송기원 지음 / 문이당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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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줄에 접어든 '나'는 10년 넘게 다니던 잡지사에 사표를 내는 것과 동시에 아내에게 이혼서류를 넘겨준 뒤 인도로 향한다.

뉴델리 공항에서 아귀처럼 달려드는 가난한 사람들을 보며, '나'는 어딘가 밑바닥의 끝까지 와버린, 그리하여 더이상 아래로 떨어질 데가 없는 자들만이 지닌 어떤 평화를 느낀다. 그리고 끝없는 갈증에 시달리는 혼곤한 삶 속에서 다시 일어설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뉴델리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간 곳은 리시케시였다. 그곳에서 '나'는 우연히 '블랙 사두' 차림을 한 대학 동창 한태인을 만난다. 그는 출가한 뒤 더 큰 깨달음을 위해 인도에 와 마음공부를 하는 중이었다. 한태인은 인도에 깨달음을 얻기 위해 온 사람들 대부분이 본질이 아닌 이미지에 홀려 엉뚱한 것을 좇거나, 자신처럼 너무 많은 '알음' 때문에 진정한 깨달음으로 나아아가지 못하고 있다 했다.

'나' 역시 인도에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를 찾으러 왔지만, 어떤 방법을 통해 찾아지는지 막연하기만 했다. 그런 '나'에게 한태인은 마음이 무엇을 원하든지, 마음이 원하는 대로 모두 내버려두라고 충고한다. 누구를 죽이는 일이든, 배반하는 일이든, 간음하는 행위든, 설혹 자신을 죽이는 일이든. 그 동안 하고 싶으면서도 못했던 것들을 어떠한 속박도 없이 끝까지 해보는 것,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무조건 허용하는 것이 어쩌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한태인과 헤어진 '나'는 강고트리로 가서 갈증에 대해 명상한다. 그는 인도로 오기 전 한 여자를 만나 일주일간 지낸적이 있다. 그 여자와의 관계를 세속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퇴폐적이고 부도덕한 한순간의 불륜에 불과할 것이었다. 여자는 자신의 갈증을 호소했고, 헤어진 지 한 달 뒤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그 여자의 죽음 직후 '나'는 사표를 내고, 이혼서류를 넘겨준 것이다.

기이하게도 여자의 사망한 뒤, 여자가 '나'의 안에 깊이 들어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자는 갈증 그 자체였고, '나'는 그 갈증에 시달렸으며, 결코 여자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예전처럼 빈 껍질로는 살아갈 수가 없다고 생각하여 인도행을 결심했다.

히말라야 중에서도 가장 깊은 오지 중의 한 곳인 강고트리에서 스스로에 대한 일종의 방생(放生)을 시도하던 '나'는 자신의 안에 있는 살기를 느낀다. 그 살기는 어쩌면 갈증의 또 다른 표현인지도 몰랐다. 상념 속에 나타나는 생명체는 모조리 죽이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자신이 태어났을 때 이미 사망한 아버지, 어린 젖먹이를 두고 재가한 어머니, 친척집에 맡겨져 고아처럼 자란 유년시절. 그런 과정을 곱씹으며 해바라기를 하는 동안 실금처럼 눈물이 흘러 내렸다.

갠지즈 강에서 화장하는 시체들을 바라본 뒤로 '나'는 살기들이 제 할 일을 다했다는 듯 슬슬 자취를 감추었음을 깨닫는다.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어떠한 조건도 없이 모조리 밖으로 풀어내는 일을 반복하면서, 단 한 번도 햇빛이라고는 받은 적이 없는 상념들을 모조리 밖에다 풀어놓다 보니 누군가 '나'를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이 찾아온다.

마침내 '나'는 여자로 인해 느낀 것들과 외로움, 안타까움, 두려움, 갈증, 심지어 살기까지 모두가 울음이 되어 터져나온 뒤 사흘을 열병처럼 앓은 뒤 그 여자를 떠나 보내는 통과의례를 마치게 된다.

어느 날, '나'는 결가부좌를 한 채 마음속에 일어났다 사라지는 상념들을 지켜보다 말고, 문득 소리내어 외친다 <누군가가 보고 있다!> 제3의 눈을 의식한 직후 몬순이 시작되고, '나'는 태어난 지 미처 한 해가 지나지 않은 채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어린아이의 울음을 따라 '레'로 향한다.

1947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출생한 송기원은 1974년 단편소설 '경외성서'와 시 '회복기의 노래'가 각각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 동시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한 기린아다. 하지만 그는 군부독재에 저항한 탓에 74년, 80년, 85년, 90년 총 네 차례 옥고를 치룬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와 같은 사실주의적 작품 경향은 <청산>에서 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아마도 딸이 백혈병에 걸려 일찍 사망한 일과 관련 있지 않나 추측된다. 그는 이후 불교수행과 명상에 경도된 작품들을 발표하다 재작년인 2024년 사망했다.

<안으로의 여행>에 나오는 '나'는 작가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투영시킨 인물이다. 아버지는 아편중독자였고, 어머니는 일찍 재가하여 송기원은 고아나 다름 없이 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시로 자살 충동에 시달렸고, 위악을 일삼으며 '위로받지 못한 삶'을 견뎌내려 했다. 딸을 먼저 앞세운 뒤 명상으로 빠져든 그의 행보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작품에서 '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독함, 위악, 살의로 버텼으나 끝내 마흔줄에 접어든 나이에 심각한 갈증을 느껴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인도로 떠난다. 추운 히말라야 고원 지대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자신의 감정들을 꺼내 '토끼 간을 말리듯' 응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안타깝게 여기고, 긍정하는 '안으로의 여행'은 끝에 '나'는 깨달음을 얻었을까. 고통의 연꽃 위에, 고요히 앉아 있는 기쁨은 어쩌면 자기 자신을 안쓰럽게 여기는 자기 위로와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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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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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얼굴 >

'내'가 아내 케이코를 살해하여 뒷마당에 매장한 직후, 경찰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신주쿠 호텔 객실에서 아내 게이코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되었으니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놀라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현장에 가 보니 사체는 얼굴이 알아볼 수 없게 짓이겨져 있었고, 목에 감긴 허리끈과 핏자국 묻은 스패너가 널부러져 있었다. 정확히 몇 시간 전에 일어난 현장의 재현이었다. 게다가 사체에서 '나'에게 보낸 편지까지 발견된다. 도대체 '나'는 누구를 죽인 것일까? 뒷마당에 묻은 사체가 '나'의 아내인가, 아니면 호텔에 남겨진 사체가 아내인가?

< 과거에서 온 목소리 >

경찰을 관두고 1년이 흐른 뒤, 야마모토 미치오가 사수였던 강선배에게 편지를 보낸다. 미치오는 편지에 전일항공 부사장 야마후지 다케히코의 외아들 가즈히코의 유괴 사건에 대해 적고 있었다. 그와 강선배는 용의자를 쫓다가 교차로에서 실수로 놓치고 만다. 다행히 가즈히코는 돌아왔고 용의자는 사망하지만 미치오는 교차로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차를 돌렸던 것이 실수가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 화석의 열쇠 >

쓰기코의 운전 부주의로 딸 지즈가 하반신 마비가 되자 남편 시라이 준타로와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다. 결국 준타로가 딸을 키우기로 했고, 쓰기코는 가끔 지즈를 보기 위해 방문했다. 그러나 그런 방문도 이제 곧 끝날 예정이다.쓰기코가 지즈를 방문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준타로가 열쇠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날은 지즈의 생일이었다. 아빠가 케이크와 선물을 사오길 기대하면서 6시에서 8시 사이에 미리 잠을 자두기로 한 지즈는 꿈 속에서 나비가 날아가는 꿈을 꾼다.

< 기묘한 의뢰 >

KK흥신소의 시나다는 N은행 중역 쓰치야가 아내 사야코의 불륜을 의심하여 의뢰한 사건을 받아들여 그녀를 미행한다. 그런데 사야코는 특별히 의심 가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언제부터인가 시나다의 미행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시나다는 그녀가 떨어뜨리는 귀걸이를 클럽 여자 유리에게 가져다 주는 등 냉소적으로 반응한다.

어느 날, 사야코가 시나다에게 접근해 '자신의 남편이 미행을 의뢰한 것을 알고 있다, 진짜 불륜하고 있는 사람은 남편이다', 라며 역미행을 제안한다.

시나다가 역미행 제안에 응해 남편을 조사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쓰치야는 금방 이를 눈치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시나다는 유리가 살해되자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

< 밤이여, 쥐들을 위해 >

'나'의 아내 이름은 노부코, 하지만 노부코라는 이름을 최초로 부여받았던 존재는 보육원에서 여덟 살 때 몰래 기르던 쥐였다. '나'는 이 쥐를 소중히 여겼는데 어느 날, '멍구'라는 녀석이 쥐를 철사에 목 메달아 죽이자 정신줄을 놓고 나이프를 집어 든다. 멍구의 팔뚝엔 L자 형태의 큰 흉터가 남았고, 나는 병원에 수용되어 반년만에 교정된다.

백혈병 치료의 권이자이자 종합병원 원장인 요코즈미 다다오와 그의 사위 이시즈가 차례로 살해된다. 경찰은 의료사고에 앙심을 품은 자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한다. 유력한 용의자의 친구 이하라 사다오가 참고인으로 불려와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 수사는 활기를 기 시작한다.

< 이중생활 >

마키코는 16살 연상인 슈헤이가 자신을 떠나 에기쿠보의 시즈코에게로 가려 하자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낀다. 마키코는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젊은 은행원 후루하시 데쓰오를 시켜 슈헤이와 시즈코 살해 계획을 짠다. 슈헤이가 매일 밤 자기 전 마시는 고가의 수입 와인에 수면제를 타서 잠들게 만든 뒤 가스 개폐장치를 잠궈 스토브에서 가스가 세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데쓰오는 마키코의 지시대로 이행한 뒤 자랑스럽게 그녀에게 돌아가고 둘은 포도주로 축배를 든다. 하지만 데쓰오는 그녀가 준 포도주를 마시고 깊은 잠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 대역 >

인기 연예인 하세쿠라 슌은 지금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도쿄로 돌아가는 중이다. 알리바이는 자신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다카쓰 신야라는 자가 해결해 줄 것이었다.

처음부터 교코와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들 다쓰야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둘 사이는 급격이 안 좋아졌다. 아내는 다쓰야를 똑 닮은 아이를 하나만 낳게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하세쿠라 슌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때 나타난 것이 다카쓰 신야였다 LA에서 지낼 때 관계를 가졌던 케리 부인이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남자를 알고 있다며 일자리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하세쿠라 슌은 그에게 아내와 10차례 성관계를 해달라고 일본으로 불러 들였는데 급기야 알리바이까지 부탁하게 된다. 이 일이 끝나면 하세쿠라 슌은 내연녀 기누에와 새로운 삶을 시작할 터였다.

< 베이 시티에서 죽다 >

7년의 형기를 받고 복역하다 1년 일찍 출소한 '나'는 교코를 찾아간다.

6년 전, '나'는 신주쿠의 작은 폭력단 소속이었다. 그때 '나'는 교코와 살림을 차린 상태였고, 세이지라는 동생 같은 녀석과 자주 어울렸다.

어느 날, 야자와 형님이 신에이카이 조직으로 이적을 하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그는 이미 배신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던 '나'는 이를 거절했고, 드잡이질을 하다 빼어든 권총이 발사된다. 당황한 '내'가 집에 돌아가 교코와 세이지에게 말했고, 세이지가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와서 야자와는 이미 사망한 상태라고 알려준다.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은 야자와의 몸에서 발견된 총상이 두 개 라는 것이었다. 하나는 복부를 비껴 관통했으나 다른 하나는 심장을 관통했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야자와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 뒤늦게 현장으로 간 세이지가 그의 심장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이지와 교코는 '나'를 배신하고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다.

출소한 '나'는 어렵지 않게 교코를 찾아 냈다. 교코는 세이지가 자신도 배신했다면서 불러내 주겠다고 한다. 화해를 위해 만나자고 했다는 교코의 말을 믿고 나온 세이지는 반가운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지만, 나의 손가락은 비정하게 방아쇠를 당긴다. 세이지를 처리한 후 담 교코의 마지막 말을 듣고 '나'는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진실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 열린 어둠 >

사립 세이에이 고등학교의 말썽꾼이자 폭주족 블랙호크스의 맴버 노리코가 열혈 교사 미즈키 마사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온다. 리더 다카기 아키오가 오쿠타마의 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는 것.

노리코의 오토바이를 타고 별장에 가보니 2층 방에 다카기가 가슴에 칼이 찔린 채 숨져 있었다. 노리코, 가챠, 스즈타, 오사요는 새벽 6시 30분에 별장에 도착한 뒤 시너를 마시고 잠들었다 깨어나니 다카기가 숨져 있었다고 했다. 노리코는 경찰에 지금 신고하면 자기가 범인으로 잡혀갈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날 다카기가 헤어지자고 해서 대판 싸운데다 심장에 박혀 있는 칼도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었다.

한편, 3일 전에는 체육 교사 아카자와 다케시가 학생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운전석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들은 스즈타가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었다.

마사는 그 사건의 범인이 다카기를 죽였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맴버들의 알리바이를 조사한다. 그 과정에서 다카기가 아카자와 선생을 좋아했고, 아카자와 선생은 스즈타를 좋아했었다는 동성 삼각관계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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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열린 어둠>은 감각적이고 탐미적인 문체로 섬세하게 인간 심리를 다루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작품 모두 정교한 트릭이 숨겨져 있는데 반전을 알아차리는 순간, 독자는 속았다는 느낌 보다 삶의 비밀 한 자락을 엿본 느낌을 받는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베이 시티에서 죽다>이다. 한편의 느와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구성의 이 작품은 렌조 미키히코가 감각적인 문체로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다룬 수작이다.

'나'는 애초에 야자와의 심장에 총을 발사해 죽게한 것이 맞다. 뒤늦게 도착한 세이지가 형님인 '나' 대신 잡혀가기 위해 야자와의 복부에 총알을 발사한 뒤 자신이 심장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고 자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불륜 관계였던 교코가 함께 도망가자고 해서 일이 틀어진다. 교코가 가지고 있던 립스틱 통에는 세이지가 당시 배신을 참회하며 자른 손가락이 있었고, 도망간 둘은 죄의식 때문에 관계를 이어가지 못했다.

<두 개의 얼굴>은 '나'의 아내와 불륜을 벌이던 동생이 형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뒤 자신의 내연녀를 살해하여 완전범죄를 기도한 사건이다. 다소 기교에 치중한 느낌이며, 어둠 속에서 '나'의 범행을 지켜보는 또 다른 범인 설정이 섬뜩하다.

<과거에서 온 목소리>의 트릭은 이중 유괴이다. 강선배는 자신의 아이를 유괴한 범인에게 몸값을 주기 위해 또 다른 유괴를 실행한 것이다. 어렸을 적에 유괴 당한 경험이 있는 야마모토 미치오는 우연히 강선배의 상황을 알게 되고 그를 보호해 주기 위해 용의자를 일부러 놓친다

<화석의 열쇠>는 지즈의 엄마와 아빠 모두 지즈를 살해하려다 뒤늦게 참회한다는 내용이다. 비정한 그들이 뒤늦게 재결합해 아이를 키우는 쪽으로 마음을 먹지만 그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한해 보인다.

<기묘한 의뢰>는 곳곳에 함정과 복선을 깔아둔 복잡한 작품인데 미행 대상이 사실은 시나다라는 것이 핵심이다. 시나다가 만나고 있는 유리라는 여자가 N은행의 중역 쓰치야의 불륜 상대였다.

<밤이여, 쥐들을 위해>는 백혈병으로 오진했다는 것이 밝혀지자 실제 백혈병을 걸리게 만든다는 기괴한 설정과 '멍구'가 누구인지 헤깔리게 만드는 서술트릭이 재미있는 작품이다.

<이중생활>은 선입견을 활용한 트릭인데 나이 어린 여자 마키코가 본처였고, 나이 많은 시즈코가 불륜상대다. 그녀의 계획은 시즈코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죽은 뒤 시즈코를 범인으로 모는 것이다

<대역>은 진짜 대역이 누구인지 깨닫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추적하며 진행된다. 자신의 하위호환 버전 쯤으로 생각했던 인물이 사실은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진정한 주인공이었음을 알게된 '나'는 진짜 대역이 누구였는지 그제서야 깨닫는는다.

<열린 어둠>은 어딘지 모르게 오자키 유타카의 <졸업>이라는 노래를 연상시킨다. 젊은 치기와 기성 세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살인을 저질러 결백을 증명하려 하는 어이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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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토커 스토리콜렉터 69
로버트 브린자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잘 나가는 가정의학과 의사 그레이엄 먼로가 자택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팔은 침대 머리판에 묶여 있었고, 투명한 비닐봉지가 머리에 씌워져 있어 명백한 타살이었다. 수사 책임자 에리카 포스터 경감은 그가 아내와 이혼 소송중이었다는 점, 전과가 있는 처남 게리 윌름슬로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 게이 포르노 잡지가 발견된 점 등을 단서로 수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현장에 남은 법의학적 증거가 거의 없어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얼마 뒤 두 번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피해자는 기자 출신 TV 쇼 진행자 잭 하트였다. 그 역시 약물을 마셔 항거 불능이 된 상태에서 비닐봉지에 질식 당해 사망했다. 수법이 거의 유사했기에 연쇄살인이었다.

마지막 희생자는 사건을 담당한 법의학자 아이작 스트롱의 게이 파트너 스티븐. 그는 가학적 성향의 범죄 소설을 쓰는 작가였다. 다만 이번엔 그가 약물에 내성이 있어 범인에게 저항했다는 점, 범인이 이성을 잃고 그의 머리통을 박살냈다는 점이었다. 문제는 최초 발견자가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스티븐과 심하게 다툰 아이작이라는 사실이었다. 에리카 경감의 앙숙 스팍스 경감은 아이작을 연쇄살인범으로 간주하고 그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 주력한다. 한편 에리카 경감은 상부 지시 불이행에 따른 징계로 사건에서 제외되고 만다.

자살봉투라 불리는 질식도구에서 발견된 DNA와 유리창에 남은 작은 크기의 귀 모양을 근거로 에리카는 범인이 여성이라는 가정하에 수사를 하지만, 프로파일러는 여성 연쇄살인범이 거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에리카를 지지하지 않는다. 상관 마쉬는 그녀의 뛰어난 직관에도 불구하고 돌발행동을 용납할 의지가 없고, 라이벌 스팍스 경감은 야비한 태도로 그녀를 압박해 온다.

동유럽(슬로바키아) 출신 이민자 경감 에리카 포스터, 범인에게 수시로 인종차별 발언을 듣는 흑인 피터슨과 여성 배우자와 아이를 키우는 레즈비언 모스, 그리고 게이 법의학자 아이작으로 이루어진 '비주류 팀'은 과연 연쇄살인범을 잡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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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백인 남성에게 매맞는 아내 시몬. 첫번째 희생자는 남편에게 학대당한 상처를 치료한 의사였으나 그녀의 최초 진술-남편이 끓는 물로 고문했다는 사실-을 뭉개버린 죄, 두번째 희생자는 자신을 방치한 어머니-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혈육인-를 신문지상에 기사화 하여 자신을 고아로 만든 죄, 세번째 희생자는 가학적인 소설로써 남편에게 학대 아이디어를 죄공한 죄였다.

뻔한 클리셰로 비주류 독자에게 어필하는 <얼음에 갇힌 여자>의 후속편으로,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도로 진행된다. 수수께끼 풀이랄 것도 없이 범인이 전반부에 등장해 긴장이 떨어지고, 미스터리 소설의 본류에서 벗어나 PC에만 집착하다 보니 어색한 설정이 반복된다.

에리카 경감이 범인 체포에 지대한 공을 세웠음에도 승진에서 밀려나게 만든 뒤 그녀가 전근 신청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결말도 이러한 강박의 결과가 아닌가 한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150695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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