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어쩌다 킬러 시리즈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멘틱 미스터리 작가 도노번 핀레이는 전편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에서 살인청부업자로 오인 받지만, 보모이자 친구인 베로니카와 함께 사태를 잘 수습하고 그 경험을 소설로 써 인세 수입을 짭짤하게 올린다.

그런데, 여성들만 드나드는 웹사이트에 전 남편 스티븐 도노번을 죽여달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핀레이의 평화로운 생활이이 깨지고 만다. 아이디 '진저리'와, 이에 응답하는 전문 킬러 '싹쓸이'는 게시판을 통해 살인 계획을 구체화 시켜 나갔다. 어쨌든 두 아이의 친아빠인 스티븐이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던 핀레이는 스티븐의 주변을 맴돌며 관찰하는데, 과연 남편은 갖가지 사건에 휘말리고 있었다. 쇼핑하던 중 뒤통수를 강타 당하고, 그가 머무는 임시 사무실에 화염병이 날아드는가 하면, 가스 배관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핀레이와 베로니카는 스티븐을 죽이려 하는 '싹쓸이'가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스티븐븐의 사무실과 휴대전화를 뒤지기로 한다. 우여곡절 끝에 수상쩍은 종이이 하나를 발견하는데, 웨스트버지니아에 1.5x2.5미터 창고를 임대했다는 계약서였다. 계약서에 적힌 주소에 찾아간 핀레이와 베로는 상자형 냉동고를 발견하고 내용물을 뒤지다 기겁 하고 만다. 사람의 머리가 압축비닐에 포장되어 있었던 것이다.

창고 임대업자를 구슬러 전남편 스티븐의 내연녀 테리사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핀레이와 베로는 테리사를 찾아가 위협한 끝에 시체가 칼 웨스터버라는 자백을 받아낸다. 스티븐은 칼 웨스터버, 테드 풀러 등과 함께 마피아들의 시체 무덤이자 잔디 사업에 쓰인 땅에 공동투자한 바 있었다. 칼은 마피아인 펠릭스가 살해했지만 테리사의 입을 막고 사업 지속성도 확보하기 위해 그녀에게 시체 처리를 떠맡긴 것이었다.

시시각각 스티븐을 조여오는 싹쓸이의 위협, 전편에 좋아 지냈던 줄리언과 서먹해진 대신 형사 닉과 새롭게 형성된 러브라인, 그리고 베로의 도박빚 등 소소한 사건들이 겹치면서 갈수록 이야기는 복잡하게 꼬여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성들이 드나드는 사이트가 사실 마피아 펠릭스 지로프의 수입원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사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이 변한다.

미스터리 소설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여성들간의 우정과 연대에 기초한 코믹한 스토리가 그럭저럭 읽히는 편이다. 2편 마지막에 마피아 펠릭스가 자신을 귀찮게 하는 싹쓸이를 죽여달라고 핀레이에게 의뢰 하면서 3편을 예고하는데, 솔직히 3편 까지 읽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살인을 의뢰한 '진저리'는 핀레이의 어머니다. 그녀는 말 그대로 사위가 꼴보기 싫어 여성들 사이트에 험담을 올렸을 뿐인데 사이트 성격이 성격이다 보니 살인청부업자들 눈에 그 글이 살해 청부 의뢰글로 보였던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자명종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K는 어딘지 모를 낯선 감각 때문에 혼란을 느낀다.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토요일에는 자명종이 울리지 않도록 조치해 두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던 K는 거울에 비친 자신이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그는 한번도 벌거벗은 채 잠자리에 든 적이 없었던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K는 지난밤 발기 부전으로 아내와 성행위에서도 실패를 맛보았다. 아내에게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촉이 낯설었기 때문이었다. 면도 후 스킨을 바르려던 K는 평소 쓰던 스킨이 아닌 사실을 깨닫고 또 다시 불쾌해진다.

딸 MS도 어딘지 모르게 낯설고, 기르던 개마저 K를 향해 이빨을 드러낸다. 딱 꼬집어 무엇이 이상한지 말할 수 없지만 K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낯설기만하다. 처제의 결혼식에서 만난 장인이라는 사내도 생뚱맞고, 처제와 결혼하기로 한 신랑도 어디선가 본 듯하다. 휴대폰을 보관하고 있던 사내는 택시기사가 되었다가 보험판매원이 되는 식으로 겹치기 출연을 하고, 죽었다던 장인이 나타나기까지 한다. K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정교하게 K를 속이기 위해 배치된 장치와 배우 같다.

K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도시는 간간히 지진이 발생하고, K는 자신이 누군가 다른 사람과 바꿔치기 된 것 같다는 기이한 느낌에 사로잡혀 부쩌지를 못한다. 그러다 자신과 똑닮은 또 다른 '나'를 대면한 K는 뒤바뀐 삶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한다.

최인호는 고등학교 2학년인 1963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한 후 순수하게 소설로 밥을 먹고 산 몇 안 되는 전업작가였다. 1982년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인 <깊고 푸른 밤>의 감각적이고 도시적인 문체가 준 강렬한 인상은 이어지지 못했다. 최인호는 이후 자신의 본령인 현대소설에서 멀어져 역사소설, 대하소설, 종교소설을 30년 이상 집필했기 때문이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암으로 투병하면서 집필한 작품으로, 손톱이 빠져 골무를 손가락에 끼우고 매일같이 20매에서 30매 분량을 원고를 써내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본령인 현대소설로 회귀하여 신문이나 잡지의 청탁이 아닌닌 순수하게 '나 혼자만의 독자'를 위해 소설을 완성했다고 술회한다.

소설은 카프카의 소설을 비롯해 부조리적인 성향을 띠는 소설들이 사랑하는 이니셜 K를 주인공으로 하여 진행된다. 스토리는 어딘지 모르게 주제 사라마구의 <도플갱어>와 유사하다. 현대소설로 회귀했지만 작가는 이미 현대적이지 못하다. 문체는 고루하고, 젊은이들의 어투는 어색하다. 성서적 알레고리 역시 진부하다.

후배작가 김연수가 발문에서 선배 소설가의 작품에 보내는 동업자적 찬사는 그래서 그런지 안쓰러운 느낌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0437629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르브 연락 없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0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정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 명의 외계인이 지구, 그 중에서도 에스파냐 북동부 카탈루냐의 작은 소도시 사르다뇰라에 착륙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외계인은 '착륙 지점 일대의 생활 형태에 관한 현실적이고 능동적인 탐사'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화자인 외계인 '나'는 이 임무를 구르브에게 일임한다. 구르브는 지구인의 이목을 끄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1966년 마드리드 출생 여가수 마르타 산체스라는 인물로 변신한 뒤 지구인들 사이로 스며 들어갔는데 그 뒤로 '구르브, 연락 없다' 상태가 되어버린다.

남겨진 외계인 '나'는 구르브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마음 먹은 뒤 유명했던, 혹은 현재도 유명한 지구인의 모습으로 변신해 가며 바르셀로나를 돌아 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구르브를 찾는 일은 생각만큼 수월치 않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거처를 마련한 뒤 지구인의 생활을 흉내내기 시작하는 데 어느덧 즐기는 지경에 이른다. 옆집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는가 하면, 술집 주인 부부와 친해져 가게 인수를 고민하기도 하고, 간단한 조작으로 큰 돈을 벌어 들이거나 강도를 당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십여 일이 지났을 때, 초대장이 날아든다.

'나'는 초대장이 지시한 장소로 가서 드디어 구르브를 만나게 되는데, 구르브는 완벽한 지구 여인으로 분해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지만 구르브는 이미 시큰둥하다. 게다가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결국 '나'와 구르브는 지구에 남기로 결심한다. 구르브는 즉시 지구인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상관인 나를 무시하고 택시를 날름 집어타고 먼저 출발해 버린다. 02:00 구르브, 연락 없다.

에두아르도 멘도사가 1991년 발표한 이 풍속소설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혼란한 풍경을 그려낸 소설이다. 대중문화의 상징적 인물과 사건들을 나열하며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수법은 같은 해 브렛 이스턴 앨리스가 발표한 <아메리칸 사이코>를 떠오르게게 한다. 물론 <아메리칸 사이코>가 주로 상품 브랜드를 사용한 연상을 주로 사용한다면 멘도사는 인물과 풍경을 주로 사용하며 코믹한 터치로 그려낸다는 점이 다르다.

한편, 외계인이 지구에 불시착해 색다른 시각으로 기존 질서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설정은 라지쿠마르 히마니 감독의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를 연상케 한다.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것을 '외계인이라는 낯선 존재의 시각'을 통해 다시 바라봄으로써 무엇이 진실이고 진리인지 고민해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렇다. 개인적인 선호도는 <피케이> 쪽이다. 사실 <구르브 연락 없다>는 90년대 초반을 에스파냐의 풍경을 담담하게 보여줄 뿐 이렇다 할 드라마나 탐구는 없는 편이다. 그 문화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풍속소설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나의 경우 그다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0413345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가미오 마요는 홀로 계시는 아버지(가미오 에이치)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듣고 귀향한다. 시신을 발견한 것은 주류점을 하는 동창생이었는데, 경찰 조사 결과 별다른 혐의점은 없었다.

경찰은 곧 수사에 착수했으나 그 과정이 뜨뜻 미지근했다. 이 때 가미오 에이치의 동생이자 마요의 삼촌인 가미오 다케시(=블랙쇼맨)가 등장한다. 그는 미국에서 마술로 일가를 이루었는데 홀연 일본으로 돌아와 바를 차려 영업하는 중이었다. 그는 경찰과 달리 사건의 핵심에 근접해 들어가며 각종 심리 트릭을 활용, 나름의 범인 찾기에 돌입한다.

마요의 고향 마을은 이렇다 할 산업이나 특산물이 없어 그저 시골 정취를 보러오는 관광객이 조금 있을 뿐인 한적한 곳이었는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이마저 끊겨 침체 일로에 있었다. 그런데 이 즈음 마요의 중학교 동창 구기미야 가쓰기가 '환뇌 라비란스'라는 만화책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그러자 학창 시절 부터 대장 노릇하기 좋아했고 현재는 건설회사 사장인 가시와기 고다이가 은행원인 마키하라 사토루 등을 끼고 '환뇌 라비란스'를 테마로 '환라비 프로젝트'를 추진, 마을을 재생시키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가미오 에이치의 사망과 함께 동창생들이 추진하던 프로젝트의 허술한 면이 드러나고, 개개인이 떠안고 있던 갖가지 문제점들이 부각되면서 살인 용의자는 늘어 간다.

블랙 쇼맨의 출발을 알리는 첫 작품으로 마술사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사건을 해결 하는 컨셉이다. 그런데 갈릴레오 처럼 과학에 기반하여 치밀한 추리를 펼치는 것도 아니고, 가가 형사처럼 사람의 어두운 심리를 파헤쳐 인간 본성을 드러내지도 못한다. 블랙 쇼맨은 심리적인 트릭, 을 쓴다고 하지만 실상 떠보기, 또는 간보기 정도의 잔기술로 자백을 유도하는 다소 유치한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신비적인 면모의 강조 역시 그것이 드러날 때 카타르시스를 주어야 하나 까봐도 별 것 없는 상황이 반복되니 작가의 다른 시리즈 주인공들과 달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범인은 '환뇌 라비란스'의 작가 구기미야 가쓰기이다. 히트작은 어렸을 적 백혈병으로 죽은 절친 쓰쿠미 나오야의 작품을 표절했는데, 은사 가미오 에이치가 중학 시절 문집을 동창들과 돌려 읽을 계획이라는 것을 알고 충동적으로 살해한 것이다. 문집이 공개되면 구기미야의 '환뇌 라비란스'는 쓰쿠미 나오야의 표절작임이 드러날 것이었기 때문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0400172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에서 중국을 가장 싫어하는 나라 순위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이 1위 아니면 2위를 차지한다. 중국은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보다 교역량이 많고, 역사적으로는 일제에 의한 강점과 학살 경험을 공유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불구 대천의 원수 나라가 되었다. 급기야 최근에는 혐중 시위를 도시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 보면 일본보다도 못한 관계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내부결속을 위하여 동북공정과 같은 무리한 역사 왜곡을 일삼았고,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과 동맹을 이루고 있어 우리와 여러모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을 넘어서는 증오와 적개심의 이면에는 불편한 한중 관계를 조장함으로서 정치적·경제적 이득을 얻는 세력의 농간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글만리>는 중국이 G2에 올라서고 G1에 오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IMF 전망이 발표되던 2013년에 발표된 소설이다. 알듯 모를듯한 중국 비즈니스 세계를 정글로, 그리고 이를를 헤쳐나가는 남한 비즈니스맨의 험한 여정을 만리 장성에 비유하여 지은 제목이라 한다.

현대사를 진보적인 시각으로 조망하여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3부작을 완성한 이후 발표된 이 소설은 중국에 대한 자세한 조사를 바탕으로 다분히 계몽주의적 시각으로 전개된다. 읽다 보면 중국에 대해 오해한 면도 깨닫게 되고, 뜻밖에도 후진적인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에피소드 처럼 전개되어 기존 작품들에 비해 문학적인 완성도는 낮은 편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중국 주재 상사맨 전대광은 샹신원이라는 관리를 '꽌시'로 두고 있는데, 샹신원의 이해를 대변해 주면서 국익과 사익을 두루 챙기고 있다. 한국에서 의료사고를 일으켜 돈과 명예를 잃은 서하원을 초빙해 재기를 돕는가 하면, 베이징대에 재학중인 조카 송재형이 중국 생활에 적응하기 쉽도록 도움을 준다. 같은 한국 사업가나 상사맨을 자신의 꽌시와 연결시켜 주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일본인 상사맨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샹신원이 중도에 돈을 싸들고 도망치고 왕링링이라는 사장도 계획부도를 내는 등 순탄치 않은 비즈니스 세계와 별개로, 송재형은 중국인 여자친구 리옌링과 한중 커플이 된다.

에피소드 중 기억나는 몇 가지

마오쩌둥은 <심원춘 沁園春>에서 진시황과 한무제는 문재(文才)가 모자라고, 당태종과 송태조는 시재(詩才)가 모자라며 칭기즈칸도 활 재주 뿐이라고 깎아 내린 후 진정한 영웅 호걸은 본인뿐이라고 은근히 자랑한다. 마오쩌둥이 대장정으로 전 국토를 통일하고 농토를 농민에게 나누어주는 등 사회주의적인 경제체제 도입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그의 이후 행보는 본인 스스로도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진시황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다. 문화혁명으로 수많은 인민을 학살한 동기로 권력욕 외 다른 것을 찾기 어렵다.

베이징에서 62만 위안(1억 1천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박힌 롤렉스 시계가 뇌물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 시계는 총 10개에 불과하다는데, 이유는 10%를 제하면 현금으로 다시 바꾸어주기 때문에 시계를 실제 차는 사람은 없고 돈으로 바뀌어 백화점 진열대로 되돌아오는 것.

중국이 한국 기술을 습득한 뒤 기업인들이 쫓겨나는 모습에 중국인들을 욕하지만 이는 모든 개발도상국들이 거쳐가는 과정이다. 단순 기술을 빼앗겼다고 한탄할 것이 없다. 또한 짝퉁 문제에 있어 베이징대 대학생이 화약, 종이, 나침반을 최초 발명한 것이 중국인데 서방은 이를 돈 주고 사서 썼느냐고 반문한다. 사실 괴변이지만 괴변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새로운 질서와 법칙은 언제나 그 과정을 거쳐간 소위 '선진국'이 만들어내는 일방적인 지배질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은 '세상의 반은 여자다' 라는 말로 여성해방을 주장했고, 문화대혁명 당시 아내 장칭(강청)에게 전권을 위임했기에 이 시기 여성의 영향력과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 그런데 2013년 당시 중국의 고위 관리들은 대놓고 얼나이(첩)를 두고 아들 낳기를 바란다. 그리고 딸을 낳게 되면 호적에도 없는 처지로 내버려두는데 이런 인구가 1억이 넘는다는 추산 결과도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자신들이 최초의 원폭 피해 국가로서 민간인 피해자 수를 강조한다. 하지만 일본은 원폭 투하 직전까지도 옥쇄 작전을 감행하면서 3개월에 걸친 '결7호' 작전 을 펼쳤고, 그 결과 미군 1만 2천명, 일본군 6만 5천명, 민간인 22만여 명이 사망하였였다. 종전을 위한 원폭 투하가 없었다면 더 많은 민간인 사망이 나왔을 것이다.

일본 천황의 항복문 전문에는 단 한 차례도 항복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천황의 결단으로 동아시아의 안정을 확보하려는 진심 어린 바람이 영토 확장이나 주권 침해로 오인받은 상황을 통탄하고, 자국의 부상자와 전쟁 피해자, 집과 호구지책을 잃은 사람들의 후생복지에 유리하리라 판단하여 심심한 유감을 표할 뿐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0356221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