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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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가미오 마요는 홀로 계시는 아버지(가미오 에이치)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듣고 귀향한다. 시신을 발견한 것은 주류점을 하는 동창생이었는데, 경찰 조사 결과 별다른 혐의점은 없었다.

경찰은 곧 수사에 착수했으나 그 과정이 뜨뜻 미지근했다. 이 때 가미오 에이치의 동생이자 마요의 삼촌인 가미오 다케시(=블랙쇼맨)가 등장한다. 그는 미국에서 마술로 일가를 이루었는데 홀연 일본으로 돌아와 바를 차려 영업하는 중이었다. 그는 경찰과 달리 사건의 핵심에 근접해 들어가며 각종 심리 트릭을 활용, 나름의 범인 찾기에 돌입한다.

마요의 고향 마을은 이렇다 할 산업이나 특산물이 없어 그저 시골 정취를 보러오는 관광객이 조금 있을 뿐인 한적한 곳이었는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이마저 끊겨 침체 일로에 있었다. 그런데 이 즈음 마요의 중학교 동창 구기미야 가쓰기가 '환뇌 라비란스'라는 만화책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그러자 학창 시절 부터 대장 노릇하기 좋아했고 현재는 건설회사 사장인 가시와기 고다이가 은행원인 마키하라 사토루 등을 끼고 '환뇌 라비란스'를 테마로 '환라비 프로젝트'를 추진, 마을을 재생시키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가미오 에이치의 사망과 함께 동창생들이 추진하던 프로젝트의 허술한 면이 드러나고, 개개인이 떠안고 있던 갖가지 문제점들이 부각되면서 살인 용의자는 늘어 간다.

블랙 쇼맨의 출발을 알리는 첫 작품으로 마술사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사건을 해결 하는 컨셉이다. 그런데 갈릴레오 처럼 과학에 기반하여 치밀한 추리를 펼치는 것도 아니고, 가가 형사처럼 사람의 어두운 심리를 파헤쳐 인간 본성을 드러내지도 못한다. 블랙 쇼맨은 심리적인 트릭, 을 쓴다고 하지만 실상 떠보기, 또는 간보기 정도의 잔기술로 자백을 유도하는 다소 유치한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신비적인 면모의 강조 역시 그것이 드러날 때 카타르시스를 주어야 하나 까봐도 별 것 없는 상황이 반복되니 작가의 다른 시리즈 주인공들과 달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범인은 '환뇌 라비란스'의 작가 구기미야 가쓰기이다. 히트작은 어렸을 적 백혈병으로 죽은 절친 쓰쿠미 나오야의 작품을 표절했는데, 은사 가미오 에이치가 중학 시절 문집을 동창들과 돌려 읽을 계획이라는 것을 알고 충동적으로 살해한 것이다. 문집이 공개되면 구기미야의 '환뇌 라비란스'는 쓰쿠미 나오야의 표절작임이 드러날 것이었기 때문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4040017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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