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열린책들 세계문학 143
제인 오스틴 지음, 원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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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 남성들이 고백을 하려 할 때 젊은 여성들이 속으로는 받아들일 생각이면서 겉으로는 남자의 청혼을 거절하는 것이 관례라는 것, 또 때로 그런 거절이 두번, 심지어 세 번씩 반복되기도 한다는 걸 말입니다. 따라서 나는 당신이 방금 한 말에 결코 실망하지 않고, 머지않아 당신을 결혼식장으로 모시게 될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

이런 답정너를 보았나! 여자를 책으로 배운 것이냐, 주위에 제대로된 여자가 없었던 것이냐!
결국 사랑보다는 결혼 그 자체가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던 콜린스는 엘리자베스의 친구 루카스 양에게 청혼했고 루카스 양 역시도 오로지 세속적인 지위만을 보고 단숨에 승낙했다.
놓쳐버린 콜린스와 돌아올 기약없는 빙리. 베넷 여사는 끓어오르는 화와 초조함을 감추지 않았다.

샬럿은 콜린스와 결혼하고 켄트로 떠나고, 빙리와의 만남을 기대한채 런던으로 간 제인은 빙리 양의 진심을 알게 되어 마음 아파한다.
빙리 양의 진심이란 것도 제인이 인정하지 않았을 뿐 엘리자베스가 끊임없이 언니에게 말해왔던 터다.
위컴은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을 보이더니만 1만 파운드의 재산이 생긴 젊은 아가씨에게로 그 호감이 옮겨갔다. 외모에 가려졌던 속물 근성이 드디어 드러나고 있다고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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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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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향적인 첫째를 키우면서 애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담임 선생님께 늘 듣던 말이다. 부모로서 죄지은거 같아  맘이 불편했다. 해가 바뀌고 새로운 담임 선생님께 상의드렸더니  "어머님, 그건 성격인데요. 성켝은 옳고 그르고, 좋고 나쁜게 아니잖아요."
중학생이 된 지금 아이는 여전히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학교 생활이 재밌다고 하고 친구도 많진 않지만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있다. 어른들도 그러는데 아이는 왜 그게 문제가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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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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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민음사 (펴냄)

내게는 이름조차도 낯선 작가, 코맥 매카시.

그의 대표작이라 불리우는 국경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국경을 넘어"이다.

너무 생소했던 작가라 읽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그의 작품이 어렵다는 말 일색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팬이라는 글도 그만큼 많았다. 기대보다는 궁금함으로 읽기 시작했다. 무엇이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그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가를 알고 싶었다.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간의 대화에 큰 따옴표의 친절함은 없었다. 그런데도 대화는 엉키지 않았고 간결한 대화는 전달력이 강했다. 인물들의 대화가 큰 따옴표로 나와 그들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내 귀가 아닌 가슴에다 대고 말하는 것처럼 가슴에서 울리고 번졌다. 이상했지만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주인공 빌리가 겪어야했던 비극은 몇배나 더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열 여섯의 소년이 스무살의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남다른 비극적인 일들은 누구의 잘못인걸까?

보통 사람들이 국경을 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암살과 숙청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인 이유와 작게는 개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어찌되었건 자신의 삶을 한단계 더 높이기 위함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소년이 처음 국경을 넘었던 이유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무리에서 낙오된 새끼를 밴 늑대의 외로움을 읽었던 소년 빌리는 늑대에게 삶을 되돌려주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소년이 알지 못했던 사람의 법은 그에게서 늑대를 빼앗고 새끼를 밴 늑대를 투견장으로 보낸다. 법의 이름으로 강탈하고 보인 행태는 인긴적이지 않다. 그런 늑대에게 소년이 줄 수 있었던 것은 고통을 끝낼 죽음이었다.

고생 끝에 돌아온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또다른 비극이다. 이웃집에서 형을 기다리고 있던 동생 보이드는 말했다. 그들이 나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드라고 내 이름을 불렀다고.

소설의 앞부분에 잠시 나왔던 떠돌이 인디언이 생각났다. 그 인디언 앞에서 소년이 동생에게 말했었다. 이리 와, 보이드. 가야지.

그 낯선 인디언의 짓이었을까, 그가 자신의 무리들을 데리고 와서 저지른 범죄였을까? 그런거 같다는 의혹을 지울수가 없다.

국경을 넘을 때마다 빌리는 소중한 것들을 잃는다.

그저 잃는다라고 하기에는 처절하리만치 아프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집시 눈먼 남자와 그의 아내 무너진 교회를 지키던 교회지기 등은 하나같이 철학자같은 깨우침을 가진 이들이다.

코맥 매카시가 빌리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아마도 국경 3부작을 모두 읽어야만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가슴에 남는 명대사와 명문장이 넘쳐난다. 철학서적이나 지식서 외에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은 인덱스를 붙여보기도 무척 오랜만인거 같다.

어렵고 심오하지만 여운이 긴 <국경을 넘어>. 빌리는 또다시 국경을 넘게 될까?

13. 영혼의 고아는 삶이라는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기어이 영원히 돌아 나올 길 없는 고대의 시선이라는 벽 너머로 가 버린 듯했다.

190. 세상은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대로 보이는 법이라고 했다. 장소가 사람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이 장소를 품고 있는 것이다.

209. 세상사는세계와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어. 하지만 세계는 세상사에 대해 생각하지 않지.

261. 어찌 되었든 나쁜 지도는 아예 지도가 없는 것보다 더 안 좋다고, 여행자에게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 주어 지도가 없었더라면 믿고 따랐을, 그리하여 큰 도움이 되었을 직관을 쉽게 무시하게 만든다고 했다.

327. 긴 여행은 종종 자기 자신을 잃게 만들지.

393. 많은 것이 변했지요. 하지만 그런데도 모든 것이 그대로죠.

400. 세상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면 세상을 잃는 것 역시 환상에 지나지 않소.

552. 우리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이름을 붙이지. 하지만 우리는 이미 길을 잃었기 때문에 이름을 붙이는 거라네.

582. 세계는 매일 새로이 만들어지고, 사라진 껍질에 매달려 새로운 껍질을 하나 더 만들어 내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기 때문이다.

껍질은 본질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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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열린책들 세계문학 143
제인 오스틴 지음, 원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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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 완쾌되어 집으로 돌아온 제인과 엘리자베스를 맞이하는 어머니는 생각보다 일찍 돌아온 딸들이 반갑지가 않다. 남의 집에 신세지는 실례를 하면서까지 그러고 싶으신지...
한편 자꾸만 엘리자베스에게 끌리던 다시는 그녀의 귀가가 내심 다행스럽다.
겸손한 척하고 교양있는 척하지만 대단한 아첨꾼인 콜린스와 준수한 외모의 위컴의 등장. 위컴과 다시는 둘 사이에 뭔가 껄끄러운 사연이 있는게 분명하다. 남자들 간의 껄끄러움 이라면, 여자?
필립스 부인의 초대에서 위컴 씨를 보게 된 엘리자베스는 그에게서 다시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이유를 듣게 된다. 어디까지나 위컴 씨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게 된 엘리자베스는 다시에 대한 비호감과 오해가 깊어진다. 역시 말은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해. 잘생긴 외모에 속으면 안된다고!
콜린스는 겸손함으로 위장한 속물적 행태를 눈치없이 일관적으로 보여준다. 눈치없기는 베넷 부인도 막상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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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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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1. 집은 텅 비어 있었다. 방마다 모두 들어가 보았다. 가구는 대부분 사라지고 없었다. (중략) 싱크대 수도꼭지를 돌렸지만 메마른 헛구역질만 뱉을 뿐 물은 나오지 않았다.            

빌리가 집을 떠나 있던 기간은 얼마나 되었던 것일까? 돌아와보니 아무도 없는 집. 가족들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매트리스에 말라있는 핏자국...
보안관을 찾아가 듣게된 사건의 진상은 충격적이다.
빌리가 집에 있었더라면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을까? 아니면 빌리라도 무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정작 빌리는 다행이라고 여기지 않을테지만.
보이드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는 그들, 소설의 도입부에 등장했던 낯선 인디언 남자와 연관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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