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 -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오늘을 비추는 사색 2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경아 옮김 / 까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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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경아 (옮김) 까치 (펴냄)

에리히 프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기술>을 짝짝 박수를 쳐가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기시미 이치로의 다른 도서들도 찾아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 에리히 프롬과 기시미 이치로 이 두 인물의 조합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번에는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까?' 설렘이 가슴 가득 찼다.

7가지 주제로 구성된 내용 중에서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제3장 권위의 본질"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생각을 깊어지게 했다.

51p. 합리적인 권위와 달리 비합리적 권위는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

52p.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이 복종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합리적이고 실제적인 권위를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믿는다.

54p. 명백하게 "비합리적 권위"가 존재했던 시대에는 투쟁이나 반항이 일어났다. 그런 갈등과 투쟁 속에서 개성과 자기의식도 발달했다. 의심하고 반항하는 행위를 통해서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경험하는 덕분이다.

- 에리히 프롬,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우리는 지금, "나"의 존재를 경험할 수 있을까?

불합리한 일들에 이유와 근거를 요구하면 작게는 나이로, 크게는 자리가 부여해 준 비합리적인 권위를 이용해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일이 흔하게 되었다.

에리히 프롬은 현대의 이런 위기를 벗어나려면 "이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성"을 마비시키기 위한 비합리적 권위들의 발악도 만만치 않다. 역사적으로 독재와 폭력의 지도자들이 책을 불태우고 역사의 왜곡을 일삼으며 민중이 자각하지 못하도록 하려던 이유와 일맥상통할 것이며, 윤리마저도 개인의 능력을 부정하고 권위만이 선악을 규정할 수 있다는 오만한 주장을 한다.

57p. 권위주의적 윤리는 "선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로지 "권위의 이익"이라는 관점으로 답한다.

- 에리히 프롬,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선악의 기준은 특정한 권위자의 이익이 될 수 없다.

지금 우리 시대의 선악은 어디에 있으며 기준은 어디인가 말이다!


자기를 위한 인간, 건전한 사회, 사랑의 기술, 의혹과 행동, 자유로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 인간의 마음 등 에리히 프롬의 여러 저서들을 한 권에 만날 수 있었다.

책이 얇아 가볍게 시작했으나 매 페이지 인덱스를 붙이며 생각이 멈춰 섰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의 기술"에 대해 얘기하는 철학적인 도서일 거란 짐작과 달리 개인적으로는 매우 정치적, 사회적으로 읽게 된 <에리히 프롬,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이다. 기시미 이치로가 책의 서두 첫 줄에 "에리히 프롬은 대언자이다."라고 한 것에 공감한다.

현대 세계는 프롬이 예언하고 경고한 모습 그대로이다.

- 에리히 프롬,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7페이지


※출판사 까치의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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