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의 윤리에 대해 얘기하며 거론된 여러 디스토피아 문학들.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오웰의 <1984>와는 달리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먀틴의 <우리들>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둘러보면 온통 비관적인 뉴스와 현실에 작은 희망이라도 품어보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것이리라.
248p. (생략)이 불가능한 것을 지각하는 현상을 환각이라 부르는데, 인지 신경 과학에서는 두뇌가 망막에 등록되지 않는 시각적 특성까지도 그 지각을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로 이를 설명한다.
환각, 환상은 눈으로는 보지 못하지만 뇌로는 보는 현상이다. 뇌전증 등의 질병을 앓는 이들이 보게 되는 환상이 그러하다. 도스토옙스키가 자신의 뇌전증을 문학으로 어떻게 표현해 내고 승화시켰는지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한편 이 모든 현상들을 문학에서 찾고 거론하며 하나로 아우르는 석영중 교수의 설명이 빛난다.
완전한 몰입 상태로 들어가기 위해 시야를 완벽히 차단하는 가상 현실 또한 여러 감각을 자극하여 만드는 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