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 - 박태원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0
박태원 지음, 장수익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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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소설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여기저기서 이것저것 찾다가 그래도 나름의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우리소설 중에 하나다. 고등학교 시절 언어영역, 논술 이러한 것들 때문에 우리문학에 약간의 관심을 가졌던 때가 있다. 하지만 역시나 누군가, 혹은 어느 제도에 의한 강요로 인해 가졌던 관심은 기억 조차 나지 않을 만큼 짧았으며 나에게도 별 의미가 없었던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번엔 순수한 나의 의도에 의한 관심이지 않은가. 스스로를 기특해 하며 책의 첫장과 마주했다. 소설의 시대가 지금보다 훨씬 이전일 것이라는 짐작은 했으나, 그 시대가 일제때라는 것은 책의 맨 끝의 소설 설명 부분에서 알았다. 하긴 글을 읽다보면 일본어를 우리말로 소리나는 대로 쓴 구절이 꽤 있어, 시대가 언제쯤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번 더 기대를 했다. 이 소설이 일제시대에 씌여진 우리민족의 순수한 정신과 얼이 깃든 순수문학임을 말이다. 하지만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만한 것은 마지막 장을 끝낼때까지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어를 거침없이 쓰고 있으며, 일본어를 쓰지 않았다면 그 시대가 일제시대인지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일제시대의 사회 분위기도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지극히 일상적인 내용들이라 그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 지금의 다양한 이야기 종류와 표현방법을 생각한다면 이야기와 구조도 너무 평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익숙한 사건과 충분히 예상되어지는 결말들이 그 당시엔 혁신적인 발상이였는지는 몰라도,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주는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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