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씨 부부 이야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로알드 달의 작품은 재미있다. 신선하고, 상상력의 끝은 어딘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혀 새롭다. 그런 그의 최고의 작품으론 단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팀 버튼이 자신의 최고 파트너 조니 뎁을 앞세워 영화화했을 정도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자타공인 범상치 않은 팀 버튼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팀 버튼이 로알드 달의 작품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어느 누가 더 기이하고, 상상력이 풍부한지를 말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긴 하나, 그만큼 로알드 달의 작품엔 뭔가 기이하고, 신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버젓이 있음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멍청씨 부부 이야기'도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벗어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우선 밝히고 싶은 것은 그 정도가 약할 뿐이라는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앞에서 말한 작품보단 그 놀라움이 덜 한 것은 인정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야기 내내 피할 수 없었던 생각 중 하나는 멍청씨와 우리나라 전래동화 인물인 '누구'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바로 '놀부'씨! 둘의 심술보중 누구의 심술보가 더 고약하다고 말한다면 두 인물이 서운함의 심술을 부릴 정도로 둘은 너무나도 비슷하다. 또한 둘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부창부수. 고약한 남편에 못지 않은 악처. 배고파 구걸하러 온 흥부 부인의 뺨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밥주걱을 내려쳤던 놀부 마누라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멍청씨 부인의 못된 생각, 또 그것을 바로 실행에 옮기는 그녀의 재빠름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다만 두 부부의 차이점이 있다면 멍청씨 부부는 서로를 골탕먹이는 장난과 특이한 식성을 가졌다는 것 정도이다. 멍청씨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새파이'이니 특이함에 있어서는 멍청씨 부부의 승리라 하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공통적인 같다. 권선징악! 착하게 살면 복을 받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놀부는 제비가 던져준 박씨의 박에서 튀어나온 도깨비들에게 혼쭐이 나고 곧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 흥부와 우애있게 살아 간다. 하지만 서양인인 작가는 아이들에게 좀 더 무섭고, 가차없이 말해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의 재료를 구하기 위해 새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버리다 영리한 원숭이와 새들에게 복수를 당해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방법으로 없어지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어중간한 느낌은 주기 싫었나 싶을 정도로 아주 명료하게 말이다. 사실 멍청씨는 고약한 심보와 더불어 무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 세상엔 이런 인물은 아마 있지 않을거야'라는 희망을 갖고 싶을 정도이다.

가끔 공공장소의 공원, 버스, 식당 같은 곳에서 '멍청씨'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무례하며, 비상식적인 사람들을 접할 경우가 종종 있다. 교육, 생활환경이 더 윤택해 질 수록 이런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이 우연일까. '멍청씨 부부 이야기'에선 어른의 무례함, 이기심에 징벌을 내렸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멍청씨'같은 인물의 어른에게 보고 배운 아이들이 나중의 '멍청씨'가 되는 것이 자명하기에 일단, 작가는 어른들을 야단쳤던 것이다. 결국은 어른을 위한 일침서가 아닐런지. 과연 지금 현재 어른인 자신은 '멍청씨'인지 아님 영리한 원숭이와 새인지를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연 '멍청씨'가  짜부러지기 병에서 완쾌했는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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