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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안중식 옮김 / 지식여행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5세의 소년 사쿠타로가 소녀 아키를 만나다. 친구에서 연인까지 겨우 2년의 세월이다. 그가 그녀에게, 그녀가 그에게 남편과 아내가 되고, 자식의 부모가 되고, 함께 늙어갈 수 없었던 것은 아키의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영원히...
확신했던 존재의 소멸... 누구나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열일곱의 소년에게도 마찬가지며 누구에게도. 실제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마치 저 하늘, 저 공기, 저 바다, 저 나무 곁에, 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영혼이 머물기 때문일까. 같이 죽어지면 세상 속 사람들은 모르는 저세상에서 가장 원했던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것일까. 하지만 만난다고 해서 세상에서 이룰 수 없었던 사랑이기에 그립고, 괴롭고, 슬펐던 모든 감정들이 녹아 없어지는지. 그것 마저도 화가난다.
화가나는 것은 그저 사람이 죽어 없어져서가 아니다. 이미 그 사람을 좋아했기에 화가나는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세월 동안 한번도 잊지 않겠지만, 그것이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기에 아마도 생애의 가장 긴 사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