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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방인
이창래 지음, 정영목 옮김 / 나무와숲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이 커졌다. 내가 선택만 한다면 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될 수 있다. 더이상 국적은 조상이 물려준 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조국이 갖고 있던 벽이 싫어 그곳을 떠나왔지만 벽은 어디에든 존재하나보다. 내가 싫어 버렸고 더 나은 나의 미래와 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선택한 길이지만 결코 내 앞에 찬란한 행복의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한 세대가 끝나고 나는 분명 겉모습은 달라도 속은 완전 미국인이라고 느끼며 살아왔는데 내속에서 시시때때로 꿈틀거리는 이 한국적 성향은 무엇인가? 나는 미국인인도 그렇다고 한국인이라고 불리우기엔 나의 한국어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며 미국내 한인들의 삶을 이해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난 한국인도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난 어느 선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일까? 중간선이란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분명히 선택하기를 원한다.
존 강은 미국내에서 한인 사회 즉, 내적으로도 성공한 그리고 미국 정치계에서도 활동하는 외적으로도 성공한 인물이다. 나의 아버지하곤 다르다. 아버진 문제가 불거지면 그저 침묵으로 그 문제를 외면하는 선에서 해결을 보았다. 하지만 존 강은 다르다. 그는 큰 소리로 이민자들을 위한 개선책들을 외친다.
나는 혼란을 느낀다. 분명 이민자이나 나는 이 미국의 시민권자이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황인으로써의 열등감은 무엇이고 왜 내 아이의 피부색이 좀 더 희지 못한 것에 화가 났는지. 24시간 영업을 하는 한인 식당의 사람들에게 느끼는 연민과 측은함들. 스페인계, 그리스계, 나이지리아... 어디 말인지도 모르는 언어를 쓰는 이 땅, 미국에서 같이 사는 나의 이웃들. 같은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한나라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미국인들.
불쑥 떼를 지어 몰려들어온 이 다른사람들, 이방인들은 과연 원세상에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융화될 수는 없는 것일까. 물에 잉크가 퍼지지만 물의 성질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처럼 각종 다양한 인종의 이방인들이 원무리들과 어우려져 살 수는 없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